언택트 라이프

근태 관리 솔루션 ‘시프티’ 신승원 대표

콘택트와 언택트 사이, 카카오·위워크·SK·현대가 선택한 그곳

글 : 선수현 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일상 깊이 침투한 코로나19에 우리는 적잖이 당황했다. 모두가 준비되지 않았지만,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기업들은 접촉에 따른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부랴부랴 새로운 근무제를 도입했다. 시차출퇴근제, 선택근무제, 탄력근무제, 재택근무제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가운데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다. 시프티는 기업에 닥친 새로운 근무 환경에서 근태 관리를 도와주는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곤경에 빠진 기업들이 앞다퉈 찾은 곳이 있다. 근태 관리 통합 솔루션 ‘시프티’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근태 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시프티는 근무와 휴가 일정, 출퇴근 기록, 급여 정산 등의 파편화된 제도를 한곳에 모은 B2B 서비스다. 동료들과 효율적인 협업을 위해 근무시간과 휴게시간을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시프티를 이용하는 업체는 10만여 곳에 이른다. SK네트웍스, 현대오일뱅크, 위워크, YTN, 미래에셋, 인터파크 등 대기업 수요도 크지만 중소기업, 파견·도급 기업, 아르바이트 직원이 많은 소상공인 비중도 적지 않다. 업종별, 규모별 근무 형태에 따라 맞춤형 시스템을 제공하고, 기존 통합정보시스템이나 인사시스템과 연동해 운영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출퇴근 관리에 굳이 시스템이 필요할까 싶지만 기업들은 근로 환경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촉발한 유연근무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근태 관리에 대한 수요는 커졌지만 기업이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부족한 상황. 시프티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유연근무는 세계적 메가트렌드


시프티 솔루션을 선보인 주인공은 신승원 대표. 근태 관리 시장에 접근한 걸 보아 직장생활 내공을 꽤나 풍길 것 같은데, 정작 그는 회사를 다녀본 적 없는 스물여덟 살 청년 대표다. 캐나다에서 오랜 시간 거주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의아한 모습을 발견했다. 출퇴근 때마다 종이에 기록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캐나다에서는 프로그램으로 출퇴근을 기록하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 문제의식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2017년 설립한 시프티는 아르바이트 근태 관리 서비스로 출발했지만, 별도의 비용을 지출하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소상공인의 참여는 저조했다. 그는 주요 고객을 기업으로 전환하고, 20인 이하 사업장은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유연근무는 세계적인 메가트렌드입니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에서도 가속화된 것뿐이에요. 우리 근로 환경은 분기점에 놓여 있어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단계예요. 갑작스런 근무 형태 변화로 집 안에서 내내 화상카메라를 켜놓거나 실시간 위치 추적을 도입하기도 했죠. 근태 관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게 당연합니다.”


물론 시프티 이전에도 근태 관리 시스템은 존재했다. 대기업은 많은 비용을 들여 자체 시스템을 운영했고, 중소기업은 비용 감당이 어려워 기록과 같은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했다. 그런데 2019년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며 기업들은 다양한 근무 형태 변화를 시도했지만, 정작 이를 관리할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비하기엔 촉박했다. 이때 주목받기 시작한 기업이 시프티다.

일찌감치 시프티를 찾은 대표적 기업, 카카오커머스는 완전한 선택적 근무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가령 오늘 개인 용무가 있다면 두 시간 먼저 퇴근하고 내일 두 시간 더 일하는 근무 조정이 가능하다.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에서 계열사로 분리되면서 자체 근무시간 기록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어 그 대안으로 시프티를 도입해 효율적인 업무 관리를 도모하고 있다.


‘2030 파워리더’에 뽑힌 20대 CEO

신승원 대표(앞줄 가운데)와 직원들.
시프티는 코로나19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공인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무료지원 범위를 기존 20인 이하에서 50인 이하로 확대했다.
무료지원 확대 적용은 올해까지다.
시프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한 ‘2019 올해의 앱’에 이름을 올렸으며, 신승원 대표는 2020년 《포브스》 ‘2030 파워리더’에 선정됐다. 시프티의 투자 규모는 총 11억 원. 2017년 스타트업 투자회사 매쉬업엔젤스에서 1억 원, 2018년 빅베이슨캐피탈 등 대형 해외 VC에서 10억 원을 유치했다.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창업 초기에 흑자 전환을 이뤘는데, 두 번째 투자받은 10억 원은 아직 한 푼도 사용하지 않았을 정도다. 시프티의 2019년 매출액은 전해 대비 10배가량 뛰었다. 2020년 매출액은 6~7배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기업의 유연근무제 문화가 확산할수록 시프티의 성장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신 대표는 “근무 형태가 대면 근무와 비대면 근무의 혼합형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코로나의 위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근무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은 적절한 툴이 갖춰져 있지 않아서기도 하지만 대면 근무의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코로나가 유연 근무제를 확산시켰다는 점이다.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또 근무 시간을 조정해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등 특정 시간에 집중되는 트래픽을 분산시켜 대면율을 낮추는 곳도 생겨났다. 어느 쪽이든 기업 입장에서는 업무의 효율성을 최대화하는 방향에서, 근로자 입장에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향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게 그의 판단이다.

“업무 환경에서 언택트 추세가 일시적 현상은 아니겠지만 완전한 리모트워크는 어려울 거예요.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이점이 분명 존재하니까요. 통상근무, 재택근무, 유연근무가 혼합된 근무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겠죠. 다만 이때 사람마다 업무 패턴이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일정을 투명하게 공유해 신뢰를 쌓고 원활하게 협업하는 게 주요 과제로 떠오를 겁니다. 시프티를 통해 콘택트와 언택트의 분기점에서 자율적이고 유연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 2020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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