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계획하다

목표 달성 앱 ‘챌린저스’ 만든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

“돈으로 의지를 사세요”

글·사진 : 서경리 기자

“돈으로 의지를 사세요.”
무심코 흘려 보던 SNS에서 한 문장이 눈에 밟혔다. 이제 의지까지 돈으로 산단 말인가. 기가 차면서도 호기심이 생겨 나도 모르게 광고를 클릭했다.
“뭔가 해야겠다고 느낄 때, 결심에 돈을 걸고, 나만의 챌린지를 시작하세요. 실천할 때마다 환급, 못 지키면 벌금. 작은 습관이 쌓여 인생이 바뀝니다. 100% 달성하면 쏠쏠한 상금까지.”
묘하게 마음이 당겼다. 인생이 바뀐다는 말도 그렇거니와 100% 달성하면 상금을 준다니. 새해, 새 결심을 꼭 달성하고 싶어 하는 이들을 끌어모으는 힘이 있었다.
목표 달성 플랫폼 ‘챌린저스’다.
왼쪽부터 김왕수, 김민석, 최혁준, 김정훈, 박혜진, 이루리.
서울대 선후배 4인방의 의기투합

챌린저스를 운영하는 화이트큐브는 서울대 선후배 네 명이 의기투합해 2018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챌린저스는 이용자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앱으로, ‘아침 6시 기상하기’ ‘책읽기’ ‘감사일기 쓰기’ 등 300여 건의 프로젝트가 있다.

챌린저스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내고 프로젝트에 참가한다. 목표 달성률 85% 이상이면 참가비 전액을 돌려받고, 그 이하면 달성한 만큼의 비율로 돌려받는다. 2535세대에서 입소문을 타며 서비스 1년 만에 이용자 수 20만 명이 넘어섰고, 누적 프로젝트 참여금만 240억 원을 돌파했다. 재참여율이 65%에 이를 정도로 충성도도 높다. 챌린저스는 출시 1년 만에 애플 앱스토어 ‘생산성’ 분야 1위에 올랐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화이트큐브는 2019년 3월 알토스벤처스로부터 1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화이트큐브를 이끄는 최혁준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창업을 꿈꿨다. 챌린저스의 태동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자기 계발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친구들끼리 모여 오프라인 자기 계발 커뮤니티 ‘being and doing’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원하는 내가 된다’라는 취지로 4개월 목표 달성 챌린지를 시작했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 꿈은 무엇인지’ 나를 아는 시간을 가졌어요. 성과도 있었죠. 한 친구는 다이어트에 성공했고, 저도 책을 읽는 목표를 이뤘고요. 처음 네 명에서 시작해 7년 넘게 운영하며 지금은 멤버가 500명까지 늘었습니다. 우리가 느낀 성취감을 사람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자기 계발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는 일을 사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에너지 자원공학을 전공한 최혁준 대표는 졸업 후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을 마치고 ‘영단기’ 에스티유니타스에서 CGO(성장전략책임자)로 일했다. 다른 창업자들도 IT 및 머신러닝 스타트업에서 기획, 개발 등의 경험을 쌓았다. 이들은 3개월여의 준비를 거쳐 2018년 11월 11일 챌린저스를 출시했다.


성공하면 100% 환급, 못 지키면 벌금!

챌린저스에는 2주 안에 성취할 수 있는 도전 과제들이 마련돼 있다. 참가자는 성취하고 싶은 과제에 자유롭게 돈을 걸고 원하는 기간 동안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 돈은 도전 과제에 따라 다른데, 1만 원에서 20만 원 선이다. 각자의 목표를 지키기 위한 예치금으로 생각하면 된다. 한 번 목표를 실천할 때마다 참가비가 환급되고, 못 지키면 벌금을 내야 한다. 100% 달성하면 추가 상금도 받는다. 상금의 재원은 85% 미만 달성자들의 미환급금으로 마련된다.

챌린저스 참가자들의 평균 목표 달성률은 90% 정도다. 최종 환급률은 96%에 이른다. 사람들은 왜 챌린저스에 열광하는 것일까? 최 대표는 챌린저스의 인기 요인으로 ‘짧은 기간, 적은 금액으로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목표 달성 기간이 2주 정도로 짧은 데다 금액도 적어 도전이 쉬워요. 우리는 ‘의지를 내려 하지 마세요. 의지는 돈 주고 사는 겁니다’라고 말합니다. ‘돈이 나를 행동하게 만든다’는 거죠. 목표 달성 효과가 확실할 수밖에 없어요.”

챌린저스가 추천하는 300여 개의 도전 과제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침 6시 일어나기’ ‘헬스장 가기’ ‘건강보조식품 먹기’ 등도 참여율이 높지만, ‘매일 하늘 보기’와 같은 사소한 목표도 인기가 많다. 요즘은 ‘팝송 하나 외우기’ ‘책 필사하기’ ‘악기 하나 배우기’ 등 취미와 관련된 챌린지도 늘고 있다. 시즌마다 새로운 챌린지도 업데이트된다. 연말엔 ‘카드 쓰기’, 여름에는 ‘다이어트’, 입학 시즌엔 ‘공부하기’ 등이다. 참가자들은 챌린저스가 제안하는 도전 과제 중 원하는 항목을 마치 쇼핑하듯 고르면 된다.

“목표 설계를 위한 다섯 가지 키워드가 있어요.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하고, 합리적이며 측정 가능하고, 행동 가능하며 결과가 확실하게 나와야 하죠. 마지막으로 시한 제한이 있어야 하고요. 토익 900점 받기가 아니라 ‘오늘 토익 한 시간 공부하기’ 식인 거죠. 성공에도 경험이 필요합니다. 자꾸 성공해야 다시 도전할 힘이 생겨요. 성공 경험이 쌓일수록 자존감도 높아지고요. 챌린저스가 이를 돕는 겁니다.”

참여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게임 요소도 넣었다. 사진에 스티커를 붙일 수 있는 기능이나 회원을 등급화해서 배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또 친구를 초대하면 하트를 받는다. 하트는 ‘회복템’이다. 어쩔 수 없이 챌린지를 못 지키게 됐다면, 하트를 통해 만회할 수 있다.



기업들의 호응도 높아

화이트큐브의 가장 큰 수입원은 기업과의 제휴 광고다.

“화이트큐브가 자기 계발의 허브 역할을 지향해서인지 기업에서 큰 관심을 가져요. 한화그룹에서는 ‘63빌딩 계단 걷기’를 챌린지로 걸고, 아모레퍼시픽에서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손수건 사용하기’ 등을 챌린지로 후원하죠. 광고비 형태로 수익이 생깁니다. 은행과는 적금 붓기 챌린지가 가능하고요.”

화이트큐브가 하는 일은 마라톤에서의 페이스메이커(facemaker), 경기장에서는 치어리더 역할과 흡사하다.

“화이트큐브는 벽면이 모두 하얀색으로 칠해진 갤러리를 의미해요. 아티스트들이 명작을 만드는 것처럼 사람들이 자기 인생을 멋지게 살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자기 자신이 만드는 명작이거든요. 갤러리가 작가를 돕는 것처럼, 화이트큐브는 사람들이 인생을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 사람들에게 ‘같이 멋지게 잘 살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 202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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