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계획하다 / 쉼

정경수 작가의 ‘쉼의 법칙’

“휴식에도 철저한 계산과 실천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글·사진 : 서경리 기자

쉬는 방법은 사람마다 달라도 휴식의 목적은 하나다.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말이 있듯,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움닫기가 바로 휴식이다.
《휴식, 노는 게 아니라 쉬는 것이다》의 저자 정경수는 “잘 쉬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한다.
휴식에도 때론 계획이 필요하다. 신체적인 피로를 느낄 때는 몸을 쉬게 하고, 집중력이 떨어질 때는 생각을 비워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결핍만큼 채움을 위해 철저한 계산과 실천적 노력이 있어야 제대로, 완벽한 휴식에 이를 수 있다.

네모난 사무실, 네모난 모니터, 네모난 창. 대기업 IT 분야 개발자로 일하던 30대 정경수 작가가 마주한 세상은 온통 ‘사각형’에 갇혀 있었다. 네모진 불편한 세상에서 그는 둥글둥글한 사람이 그리웠다. 고민이 짙어질 때 직원 교육장에서 만난 정신과 전문의가 뜻밖의 처방을 해줬다.

“온종일 네모난 모니터를 보던 사람이 집에 가서도 사각형을 마주해서는 안 됩니다.”

그에게 ‘일’이 사각형이라면 ‘쉼’은 둥근 모양이었다. ‘제대로 된 휴식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충족해야 한다’는 ‘쉼의 법칙’을 그때 배웠다. 네모난 세상에서 그리워하던 둥근 세상, 사람을 만나기 위해 2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2000년 초반, 웹디자인 잡지 창간 멤버로 들어가 IT 전문 기자로 일했다. 그는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고 지식을 나누는 일을 즐겼다. 자신이 가진 정보를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에 잡지는 최고의 매체였다. 기자로 일하며 직업 교육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고심 끝에 2003년 산업훈련연구소로 직장을 옮겨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교재를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

그는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마다 차곡차곡 자료를 모으고 기록했다. 그렇게 모은 지식을 사람들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에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며 책도 펴냈다. 《일머리 공부머리 똑똑한 머리 만들기》 《생활밀착형 미래지식 100》 《사용자 정의 독서법》 등이다. 2009년에는 자신만의 교육 노하우를 살려 교육 컨설팅 전문 1인 기업 ‘마이크로트렌드’를 창업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강연자로 활동하며 직무 능력 향상 교육을 하고 있다.

정경수 작가가 직업 교육을 기획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효율적으로 일하기’ 그리고 ‘현실적인 휴식법’이다. 그는 일의 효율을 높이려면 철저히 계획된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휴식을 계획한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아 보이죠. 하지만 고갈된 에너지의 종류에 따라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달리해야 해요. 그래야 필요한 에너지를 완충할 수 있어요. 휴식에도 철저한 계산과 계획이 필요한 이유죠. 잘 쉬는 것도 능력입니다. 쉼에서 심리적인 만족을 얻고 더 효율적으로 일하려면 오늘의 휴식을 절대 내일로 미루지 마세요!”



‘완전한 휴식’에 이르는 정경수 작가의 tip 5

글 : 정경수 마이크로트렌드 대표


1. 집중력 재충전 - 정신적 휴식

에너지가 소진되면 일이나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 집중력을 재충전하려면 정신적 휴식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정신적 휴식은 명상이다. 여행처럼 날을 잡거나 하루 또는 며칠 동안 시간을 내지 않아도 명상을 실천할 수 있다. 10분 정도 짧게 해도 좋고 30분 정도 길게 해도 좋다. ‘명상’이라는 말을 들으면 숲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다. 편안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면서 배와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느끼며 호흡에 집중한다. 감사할 만한 일을 떠올리고 감사하는 마음이 천천히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음미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뀐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숫자를 열까지 세는 방법은 몸의 생리적인 기능과 뇌의 화학 작용에 관여한다. 명상을 꾸준히 실천하면 마음이 차분해질 뿐만 아니라 뇌에 산소가 공급되어 뇌 기능도 향상된다. 다시 집중력이 생기고 일도 더 잘된다.


2. 감성 재충전 - 사회적 휴식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쓸쓸하고 외롭다면 감성이 소진된 것이다. 감성을 충전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사회적 휴식이다. 쉽게 실천하는 사회적 휴식은 나를 잘 아는 사람, 즉 가족이나 오래 사귄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함께 식사하고 산책을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가족과 함께 있는 동안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는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놀이가 필요하다. 놀이라고 해서 카드나 게임일 필요는 없다. 음식을 만들며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이다. 식구(食口)는 ‘한솥밥’을 먹는다는 의미다. 혼자 사는 시대에는 가족만 식구가 아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은 모두 식구다. 식구와 함께 밥을 먹는 휴식은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3. 삶의 의미 재충전 - 영적 휴식

쉰다는 뜻의 한자 ‘쉴 휴(休)’는 사람이 나무에 기대 있는 모습을 보고 만들었다. 인간은 원래 숲에서 살았기 때문에 식물에 둘러싸여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숲에서는 특유의 향기가 나고 공기의 느낌도 다르다. 숲속에서 생활하면 숲에서 나오는 신비로운 치유의 기운을 받아서 질병 수치가 호전된다. 이것이 영적인 휴식이다. 유럽에서는 숲속 걷기를 우울증 치료에 활용한다. 숲의 신비로운 힘에 주목한 나라에서는 국민 건강을 위해 삼림욕을 적극 권장한다. 독일에서는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요양 휴가를 가는 것을 법으로 정했다.

숲과 바다에 가면 차분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건 모든 사람이 안다. 문제는 시간이다. 직접 갈 시간이 없다면 숲과 바다를 촬영한 풍경 사진을 보면 된다. 사진만 봐도 정신적인 치유 효과가 나타난다. 고요한 풍경을 담은 흑백 사진도 권한다. 흑백 사진은 시각적으로 요란하지 않아서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4. 물리적 재충전 - 육체적 휴식

잠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이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에서는 에너지를 만든다. 밤을 새우거나 잠을 설치면 기운이 없는 이유는 에너지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잠은 휴식과 에너지를 주고 신체와 정신의 스트레스, 피로감을 없애주는 명약이다. 수면의 질을 보통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경우,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업무와 공부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 수면 시간의 데드라인은 네 시간 정도다. 수면 시간이 네 시간보다 적으면 수면 빚(Sleep debt)이 생긴다. 수면 빚은 수면 부족 시간이 쌓인 것이다. 며칠 동안 못 자서 피곤하다면 휴일에 여덟 시간 정도 잠을 자면 우리 몸은 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찾는다. 수면 빚을 보충하려고 적당한 수면 시간보다 두 시간 이상 더 자면 오히려 신체 리듬이 깨져서 다음 날 더 피곤하다. 수면은 시간과 질이 중요하다. 양적·질적으로 적당한 잠은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준다.


5. 이완(긴장 풀기) 재충전 - 간헐적 휴식

일하는 동안 틈틈이 휴식을 취하면서 피로를 풀어야 한다. 어떤 일이든지 쉼 없이 계속하면 효율이 떨어진다. 학교에서 50분 수업 후 10분 휴식하는 것도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무직이라면 휴식 시간에 몸을 움직이는 게 휴식이다. 현장에서 육체적인 일을 하는 사람도 휴식 시간에는 몸을 움직여야 한다. 몸을 움직이는 요령은 일하는 동안 취한 자세와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지쳤을 때는 2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웹사이트(donothingfor2minutes.com)에 접속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바다와 수평선이 펼쳐진 화면이 나오고, 성급히 빠져나오려 해도 안 된다. 화면에는 “긴장을 풀고 파도 소리를 들으세요. 마우스나 키보드는 건드리지 마세요(Just relax and listen to the waves. Don’t touch your mouse or keyboard)”라는 메시지가 뜬다. 그리고 2분이 카운트다운 된다. 마우스나 키보드를 건드리면 ‘Try Again’이 화면에 표시되고, 다시 2분이 카운트다운 된다.
  • 202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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