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계획하다 / 책

《1천권 독서법》 전안나 작가

1일 1책으로 연봉 1억

글 : 선수현 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책은 기적을 불러왔다. 하루 한 권, 꾸준히 책장을 넘겼을 뿐인데 인생이 거짓말처럼 바뀌기 시작했다.
우울증과 식욕부진 대신 삶에 의욕이 생겼다.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갔다.
평범한 직장인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세상의 시선도 변했다.
‘82년생 전안나’의 삶은 특별할 게 없었다. 대학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10년 차 직장인. 점차 삶의 에너지가 바닥나고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감,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하는 죄책감, 대학원 진학 실패 등이 맞물리면서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우울증과 불면증이 지속되던 어느 날, 우연히 회사 독서 강연에서 들은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2000권의 책을 읽으면 머리가 트입니다.”

머리가 트인다는 게 뭔지 궁금했다. 잠도 안 오는데 책장이나 넘겨보기로 했다. 이왕 읽는 거 하루 한 권씩. 한 달 동안 29권의 책을 읽었다. 100권을 읽자 머리가 맑아졌다. 가슴 깊이 바닥을 경험하다 다시 떠오르는 기분이었다. 불면증도 사라졌다. 200권을 읽자 반쯤 포기했던 대학원에 붙었고, 500권을 읽자 생활과 업무에 적용할 아이디어가 떠오르며 의욕이 넘쳐났다. 800권을 읽은 뒤 독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1000권, 독서 일화를 담은 《1천권 독서법》을 출간하고 읽는 사람이자 쓰는 사람이 됐다.

본업인 사회복지사에 작가라는 호칭이 더해졌다. 전안나 작가에게는 ‘하루 한 권 책 읽는 직장인’이란 퍼스널 브랜드가 생겼다. 그에게 독서법을 묻는 사람이 늘었다. 100곳이 넘는 곳에서 독서 강연을 한 결과 지난해 수입은 뜻하지 않게 1억 원을 기록했다.

본격적인 독서를 시작하고 6년이 흐른 지금, 그는 1850여 권의 책을 읽었다. 물론 하루 한 권을 읽는 날도, 못 읽는 날도 있지만 중요한 건 꾸준히 읽는다는 점이다. 매일 책을 읽으니 말하고 쓰는 능력이 좋아지는 건 덤이다.

가족과 직장에 갇히기 쉬운 30대, 책은 몰랐던 세상의 문을 열어줬다. 책을 읽은 후 사고의 깊이와 폭은 물론 행동까지 달라졌다. 그는 재능 기부, 인권 강사, 헌혈 등 세상을 생각하는 작은 행동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책은 전파력도 있어 주변에 독서하는 사람이 늘어갔다.

“책을 왜 읽어야 하냐고요?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완전 다른 사람이에요. 삶이 바뀌었거든요. 처음 목표는 2000권이었는데 거의 이뤄가고 있어서 60세까지 1만 권으로 목표를 바꿨어요. 지금 1850권을 읽고도 이런데 1만 권을 읽으면 제가 얼마나 다른 길을 가고 있을지 기대돼요.”



전안나 작가의 tip 5
1일 1책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정리 : 선수현 기자


1. 나를 먼저 파악하고 책을 고르자!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독서력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다. 자신이 독서의 고수인지 하수인지 알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고수에게 좋은 책과 하수에게 좋은 책은 따로 있다. 초급 단계부터 시작해 차츰 레벨을 높여가도록 한다.

초급 단계는 쉬운 책이라면 아무거나 읽어도 무방하다. 주로 대중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베스트셀러가 이에 해당한다. 중급 단계는 전문가가 추천하는 책이나 스테디셀러를 권한다. 초보가 중급 단계 책에 섣불리 덤볐다가는 좌절하기 쉬우니 주의할 것. 고급 단계는 인문 교양서·고전이다. 인문 고전은 읽기는 어려워도 수백 년 이상을 견뎌온 힘이 있으니 꼭 읽어봐야 한다. 이때 한 걸음 더 나아가 분야를 막론하고 균형 있는 독서를 해야 한다.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해야 어른이 되는데 이유식만 먹는다면 어떨까? 결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

책을 읽으면 문해력이 좋아진다. 하지만 다독(多讀)이 문해력 상승을 무조건 보장하지는 않는다. 만약 1000권을 읽어도 변화가 없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베스트셀러 위주의 대중서만 주야장천 읽는다면 다음 단계로 진화하지 못한다. 독서 레벨이 올라갈수록 책도 깊이 있고 넓게 들어가야 한다. 내공이 깊어질수록 그에 걸맞은 책을 읽자.


2. 틈틈이 독서가 답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책 읽을 시간이 있냐?”는 것이다. 전안나 작가는 하루 세 시간 책을 읽는다. ‘세 시간씩이나?’ 싶지만 독서 시간 확보는 의외로 간단하다. 아침 7시에 일어나 15분간 책을 읽고 출근 준비를 한다. 30분 일찍 회사에 도착해서 책을 읽는다.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45분, 업무가 끝나면 30분 책을 읽고 퇴근한다. 밤 9시, 알람이 울리면 한 시간 집중해서 또 읽는다. 이렇게 하루 세 시간을 독서로 보낸다.

‘거리=속력×시간’ 공식을 떠올려보자. 독서도 똑같다. 책을 몇 권을 읽을지(거리) 계획한다면 하루 확보할 수 있는 독서 시간과 한 권을 읽는 속력을 파악해야 한다. 우선 책을 읽을 때마다 시간을 기록하자. 15분, 1시간, 40분…. 몇 권을 반복하면 한 권당 평균 속력이 계산된다. 하루 한 시간 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한 권 읽는 데 열 시간 걸린다면 현실적인 목표는 월 세 권이다.

독서도 운동처럼 속도가 붙는다. 이때 중요한 건 책의 양보다 정해진 시간에 읽는 일이다. 권수에 집착하다 보면 자꾸 얇은 책만 찾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멀리 가기보다 꾸준히 가자.


3. 몸이 가까워지면 마음도 가까워진다

“이사할 때 도서관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지부터 봐요.”

전안나 작가의 ‘내 집’ 고르는 기준이다. 매일 책을 사서 읽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도서관은 필수다. 도서관을 가까이한다는 건 책과의 물리적 거리를 좁힌다는 뜻이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안방, 거실, 부엌, 화장실, 사무실 등 그는 늘 손이 닿는 거리에 책을 둔다. 꼭 책 하나를 연속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 회사에서 A책을 읽고, 출퇴근길에 B책을 읽고, 집에서 C책을 읽어도 상관없다. 이런 식으로 읽으면 하루에 한 권을 못 읽는 날도 있지만, 사흘 뒤에는 한 번에 세 권을 완독할 수 있다. 방법이 좀 다를 뿐,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4. 읽은 책 잊지 않는 법, 필사

어느 날 책이 너무 술술 잘 읽혀서 100쪽까지 한숨도 안 쉬고 읽었는데 한참 뒤 밑줄 친 내 독서 흔적을 발견했을 때, ‘아뿔싸! 읽은 책을 기억도 못 하면서 읽어서 뭐하나?’라는 자괴감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전안나 작가는 하마터면 책 읽기를 포기할 뻔했다. 밑줄 치기, 메모지 붙이기, 사진 찍어 보관하기 등도 해봤지만 방치되거나 책 내용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필사’였다.

책 한 권당 A4 한 장 분량으로 감명 깊은 구절과 느낌을 정리하기로 했다. 손으로 적으면서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일주일, 한 달이 지나 노트를 다시 봤다. 책의 내용이 생각나며 거듭 읽는 효과가 있었다. 작가의 글을 따라 쓰면서 좋은 글을 흉내 내기 시작했더니 차츰 자신만의 필력이 생겼다. 생각과 마음에도 깊이가 더해졌다.


5. 포기보다 작심삼일 무한반복을!

전안나 작가가 1000권을 읽는 데 걸린 1362일. ‘1일 1책’이란 목표에서 362일이 더 걸렸다. 확률로 따진다면 약 70%. 하루 한 권을 읽을 때도, 못 읽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꾸준히 읽으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한 달에 30권을 못 채웠다고 도전을 접은 게 아니라, 다음 달에 더 읽는 쪽을 택했기에 가능했다. 그는 “작심삼일도 무한반복하면 꽤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고 말한다.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66일이다. 생각보다 66일간 반복된 행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독서를 반복하기 힘들다면 일종의 강제성도 필요하다. 가령 참가비가 비싼 독서모임에 가입하고, 본전이 생각나서 책을 꾸준히 읽는 원초적 방법도 좋다. 혼자 할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202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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