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계획하다 / 삶

강혁진 월간서른 대표

나를 향해 질문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라!

글·사진 : 서경리 기자

‘나는 지금 행복한가?’ ‘나는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30대 직장인의 머릿속에 가득 찬 질문이다. 출구 없는 고민이 깊어가던 즈음, SNS에 짧은 게시글이 올라왔다.
“1인 기업이나 퇴사에 관심 있는 분들 모여볼까요?”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서른’의 시작이다.
사람을 모으고 일 벌이기를 좋아했다. 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2년 전 회사를 나와 모임을 만들었다. 콘셉트는 ‘10년 후를 준비하는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서른을 기획한 워크베터컴퍼니 강혁진 대표의 이야기다.

월간서른은 ‘내가 뭘 하고 살아야 하고, 뭘 좋아하는지, 뭘 할 때 행복한지’를 함께 고민하는 모임이다. 30대인 그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나이를 내세워 ‘월간서른’이라 이름 붙였다. 2017년 1월, 모임을 시작한 후로 한 번도 쉬지 않고 매주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30대 모임을 만든 또 다른 이유는 주변에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어서다.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하는 말이 “재밌는 일 없냐?” “뭘 해야 재밌게 살 수 있을까?”다. 대입을 위해 달려온 10대, 취업을 준비하느라 아등바등 보낸 20대, 취업 이후에는 결혼을 준비하고 육아까지…. 그사이 훌쩍 30대가 됐지만 정작 자신을 들여다보지 못했다는 거다. 그는 나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는 점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직장을 다니면서 주말마다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매달 여행도 떠났다. 모두 자신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찾기 위한 경험이었다. 친구들에게도 이런 재미를 알려주고 공유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같이 행복해지고 싶었다.

“30대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도 된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영화나 음식, 여행, 연애, 직장, 삶의 방식 뭐든 말이에요. 먹고 싶은 거 맘껏 먹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도 됩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세상이 주는 내비게이션이 더 이상 없어요. 지도만 있죠. 어디를 어떻게 갈지는 스스로가 정해야 해요.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때론 길을 잃어봐야 해요. ‘이래도 되나’ 하는 고민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뭐든 해도 됩니다. 나의 길을 가세요.”

30대에게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라고 말하는 그의 올해 목표는 아이러니하게도 ‘안 해도 되는 걸 안 하고 살기’다. 마흔을 앞둔 그는 행복한 삶을 설계하기 위해 시선을 안으로 두고 선택과 집중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서른,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한 강혁진 대표의 tip 5

정리 : 서경리 기자


1. 잠시 멈추고 나를 정리할 시간을

프랑스에서 12년 동안 살다 온 지인은 한국에 돌아온 처음 2년간 무척 힘들어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모두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 없이 살아왔다. 학생 때는 대학 입시만을 바라보며 공부했고, 대학을 졸업해서는 취업만 바라봤다. 취업 후에는 결혼, 이후에는 출산과 육아까지, 우리에게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부족했다. 잘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잠시 멈춰서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캘린더를 정리하는 데 시간을 공들이자. 시간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에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일이 나를 끌고 간다. 자발적 휴식을 갖지 않으면 ‘정서적 탈진’인 번아웃 상태가 돼버린다. 잠시 멈추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 홀로 워크숍’을 가져보는 것도 방법이다. 말 그대로 홀로 자신을 연구해보는 시간이다. 1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개선점을 찾고 내년에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자리다. 자존감은 빈도와 상관관계가 있다. 작은 성취들이 쌓여 자존감이 만들어진다. 성과를 하나씩 기록해보는 것도 자존감 향상에 도움이 된다.


2. ‘남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우리는 종종 나의 행동인데도 주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 ‘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싶지만 실제로 타인은 나에게 큰 관심이 없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를 바라보는 나만의 시선’이 필요하다. 후배들에게 종종 부모님 말씀을 너무 잘 듣지 말라고 말한다. 불효자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부모의 시선에 맞춰 살 필요는 없다는 진심 어린 충고다.

책 《밀레니얼의 반격》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60년대생은 후진국에서 태어났고, 80년대생은 선진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성장 패턴이 다르다. 부모의 경험치와 지식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다를 수 있다. 물론 선과 악의 판단, 윤리적으로 바람직한지 여부는 부모와 상의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부모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방향을 지원해주는 존재임에 틀림없지만, 내 행복은 부모와의 협상 대상이 아니다. 결혼도!


3. 주도적으로 선택하라

시선을 내 안으로 돌리고, 내가 추구하는 행복한 삶의 모습을 대면해본다. 그다음은 그 행복이 진짜 나를 위한 일인지 판단할 차례다. 판단한 후에는 과감하게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해 책임질 각오를 해야 한다. 주도적으로 살아오지 못한 이들은 항상 누군가 답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스갯소리로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돌아온 한국 청년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엄마한테 전화해 “나 이제 뭐 하면 돼?”라고 묻는다는 말이 있다. 얼마나 어리석은가. 예전에 주점에 가면 ‘아무거나’라는 메뉴가 있었다. 주인장 맘대로 고른 메뉴들이다.

주어진 코스를 착착 밟아온 지금의 30대는 자기 주도적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선택권이 많아지면 힘들어한다. 내가 된장찌개를 먹을지 김치찌개를 먹을지는 내 결정 사항이다. 절대로 누가 대신할 수 없는 나의 취향이다. 삶을 술안주 고르듯 ‘아무거나’로 살면 안 된다.


4. 질문을 해야 답을 얻는다

행복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나의 매일을 내가 두근거리게 만들어야 한다. 남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나를 가장 잘 아는 내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동기부여는 결국 스스로가 하는 것이다. 남들 좋다는 거, 남들 추천 맛집만 갈 것이 아니라 질문해야 한다. 질문해야 답을 얻을 수 있다. ‘나는 뭘 할 때 행복하지?’ ‘나는 왜 지금 재미가 없을까?’ ‘지금 하는 일이 싫은가?’ ‘진짜 재밌는 일이 없을까?’ 또 어떤 종류의 음식과 맛을 즐기는지, 어떤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나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질문해보자. 또 고민하자. 그래야 나의 취향이 생기고 기호가 쌓인다. “느낌표(!)는 머리를 닫고 물음표(?)는 머리를 연다”는 말이 있다. 질문해야 사고가 확장된다.


5. 몸으로 부딪쳐 경험하라

유럽에서는 열아홉 살, 대학 진학을 앞두고 3개월여 정도 ‘자유학교’를 간다. 노래를 부르고 춤추고 토론하며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곳이다. 나의 취향과 적성이 무엇인지 직접 몸으로 부딪쳐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머리로 아는 정보가 지식으로 각인되기 위해서는 몸으로 부딪쳐봐야 한다. 자장면이 맛있다는 것을 아는 것과 실제로 먹어보는 것은 다르다.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는 내 경험치에 달려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는 뭐든 경험해봐야 안다. 삶의 테두리를 넓혀라. 여행하고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가 어딘가에 숨어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어서다. 모로코의 마라케시 광장에는 미로 같은 시장이 있다. 이 시장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길을 잃는 것이라고 한다. 누가 정해주는 게 아닌, 내가 방황하며 얻는 경험이다. 행복도 그렇다. 경험을 통해 세상을 넓게 봐라. 시선이 넓어지면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경험을 음미하라. 질문하고 행복을 찾아나서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행복이다.
  • 202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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