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기억

예술가가 사랑한 연필 한 자루

“인간이 만든 이 단순한 물건은 개인의 권능을 배가시킨다.”

헨리 페트로스키가 쓴 《연필》에 나오는 문장이다. 흑연을 나무에 끼워서 만든 이 단순한 필기구는 힘이 세다. 연필이 아니면 도저히 그 생각을 불러올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연필이 아니면 그 형태를 잡아낼 수 없고, 연필이 아니면 그 감상에 젖어들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키보드에 손가락을 꾹꾹 누를 때는 도저히 잡히지 않는 언어들이, 연필로는 신기하게도 잡히곤 한다.

그래서 연필은 일종의 주술사다. 사각사각 연필의 움직임이 이어질수록 규정되지 않은 개념들이 언어로 명명되고, 둥둥 떠다니는 형태들이 실체를 얻는다. 생각의 창을 여는 열쇠이자, 창조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성실하고도 수고로운 비서, 연필의 효능이다.

최첨단 시대에도 여전히 연필을 고집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총, 균, 쇠》의 작가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책을 집필할 때 0.7mm 샤프를 쓰고, 김훈 작가는 아직도 종이 위에 연필로 꾹꾹 눌러 글을 쓴다. 박연준 시인도 초고만은 꼭 연필로 쓰고, 이원복 교수 역시 스케치는 꼭 연필로 한다.


연필 예찬론은 넘친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1933~2019)는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연필을 썼다.
그중에서도 파버카스텔을 애용해 이런 말까지 남겼다.

“나는 파버카스텔 없이는 어떤 것도 디자인하고 싶지 않다.”


1761년에 설립, 258년 역사를 지닌 독일의 필기구 회사 파버카스텔은 예술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파버 연필을 정말 권하고 싶네. 매우 부드럽고도 품질이 뛰어나.
작업할 때 즐겁게 해준다네.”
- 빈센트 반 고흐

“나는 파버카스텔 연필로 인해 글을 빨리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부드러운 필기감 덕분에 집중력이 높아졌습니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초록색에 금박이 박힌 카스텔 9000은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무르지도 않아 활기찬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좋다.”
- 귄터 그라스

“파버카스텔 제품은 하나같이 본질에 충실한 품질을 갖추고 있다.
인간의 감각이 추구하는 최적의 반응과 흔적으로 화답한다.”
- 윤광준 작가



그 외에도 작곡가 엔니오 모리꼬네는 그라폰 파버카스텔을 애용하고, 케네디 대통령, 처칠 영국 총리, 영화배우 톰 행크스와 빌 코스비, 휴 그랜트 등도 파버 제품을 애용한다.
  • 201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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