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리즘

대전 소제동 철도관사촌

구멍 난 시간을 ‘가치’로 꿰매는 도시재생

글·사진 : 서경리 기자

철도 도시 대전의 역사를 오롯이 품은 소제동 철도관사촌. 일제 수탈과 억압, 6·25전쟁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100여 년의 역사를 지켜온 마을이다.

소제동 역사의 시작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철도는 근대화의 상징이었다. 논밭 지천이던 대전은 1904년 경부선과 1914년 호남선 개통으로 교통의 요지가 되며 일약 번영의 길로 들어섰다. 대전역 동광장 너머 소제동이 부흥한 것도 그 무렵이다. 일본인들은 대전역을 거점으로 축구장 일곱 배 크기의 소제호를 메워 마을을 만들었다. 이곳에 철도 근로자들이 거주하면서 ‘철도관사촌’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한때 100여 채의 관사가 들어찼던 소제동은 도심이 옮겨가면서 서서히 성장을 멈췄다. 1920~30년대 일본식 가옥과 1960~70년대 시멘트 벽돌집이 뒤섞인 골목 곳곳은 소란스러웠던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소제동의 숨은 가치를 알아본 건 청년들이다. 청년 예술가들이 ‘소제 창작촌’을 열어 문화의 싹을 틔우고, 청년 사업가들이 고택을 멋스러운 카페로 바꿔놓았다. 이들은 지난 시간을 지우기보다 ‘과거’ 위에 ‘지금’을 덧씌운다. 구멍 난 시간을 가치로 꿰매는 작업, 청년들이 생각한 ‘도시재생’이다.




‘솔랑시울길’을 따라 미로처럼 이어지는 골목. 60년 넘도록 한자리를 지켜온 대창이용원과 마을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청양슈퍼, 지선미용타운 등 투박한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시간을 기록한다. 도시재생 사업은 도시의 ‘심폐소생술’과 같다. 오래된 철도관사에 ‘지금’이라는 시간을 덧대어 미래를 살게 하는. 젊은 창업가들의 수혈로 소제동은 새 숨을 얻고 있다.









  •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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