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을 하며

‘나’라는 브랜드

모든 원고를 마감하면 가장 마지막에 ‘키워드로 읽는 스페셜 이슈’를 씁니다. 독자님들을 향해 ‘여기 좀 봐주세요!’라는 마음을 담은 코너입니다. ‘이번 달엔 스페셜 이슈를 이런 각도에서 담았으니, 바쁘시다면 요약본이라도 읽어주세요’ 하는 마음.

이번 달 스페셜 이슈 ‘나, 브랜드’는 난이도가 특히 높았습니다. 트렌드에 민감한 편이라 미세한 흐름을 놓치지 않는 편인데, 그 흐름을 막상 콘텐츠로 풀어내는 작업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기본부터 알자’는 생각에, 브랜드와 마케팅 관련 책을 쌓아놓고 읽었습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미노타우로스의 미로에 갇히는 기분이 들더군요. 웬 마케팅과 브랜드 책들이 그리 많고, 책마다 어쩌면 그렇게 다른 톤의 이야기를 하는지, 읽을수록 미궁에 빠지는 듯했습니다.

어느 순간, 선명해지는 지점이 보였습니다. 그동안 가졌던 편견과 착각 두 가지가 ‘빠지직’ 깨지자, 비로소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끙끙 앓으며 읽었던 이유는, 견고한 편견이 깨지지 않아 새로운 이야기를 흡수하지 못하고 튕겨냈기 때문이었던 겁니다.

첫 번째 편견은, ‘잘 만드는 법’과 ‘잘 파는 법’은 별개라는 착각입니다. 꽤 오랫동안 콘텐츠 생산자로 살아왔기에 ‘잘 팔리는 법’보다 ‘잘 만드는 법’만 고민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만드는 사람 따로, 파는 사람 따로로 여긴 거죠. 아니었습니다. 모든 건 ‘연결’돼 있었습니다. 생산자와 판매자, 마케팅과 브랜드, 나다운 지점과 타인이 열광하는 지점이 모두 뫼비우스의 띠처럼 맞물려 있더군요. 미세한 신경 뉴런 줄기처럼 얽히고설켜 쌍방향으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과학기술의 진보가 바꾸어놓은 생태계죠.

또 하나, 브랜드와 마케팅은 거창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책들은 글로벌 브랜드와 전설적인 에피소드로 풀어냈습니다. 소화 불량처럼 잘 읽히지 않더군요. 결과론으로 풀어낸 사례 모음집은 시대에 맞지 않는 ‘뒷북 리포트’ 같았습니다. 개중에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제 머리로 고민하고 뚫어가면서 ‘잘 팔리는 것들의 비밀’을 마음으로 써내려간 책들이 있었습니다. 이 책들은 신기하리만큼 같은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브랜딩은 자기다움으로 남과 다름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이번 달 〈topclass〉가 만난 사람들도 모두 시선이 자기 안에 있는 이들이었습니다. 남에게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다움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의 이야기. 남들이 뭐라 하든 용기 있게 뚜벅뚜벅 자신만의 발걸음을 내딛은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감동이 있지요. 이들은 남들보다 늦게 왔는지는 몰라도, 남들보다 더 멀리 왔습니다.
  • 2019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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