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브랜드)

7개 키워드로 읽는 ‘나, 브랜드’ 시대

브랜드는 단순한 상표나 로고 타입 디자인이 아니다. 해당 브랜드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나 정체성, 철학을 망라하는 개념이다. 팔기 위해 시장에 내놓은 유무형의 상품뿐 아니라, 한 명 한 명의 사람들도 브랜드다. 물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삶의 이야기를 채워나가는 브랜드로서 각자의 삶은 의미 있다. 미디어 환경과 1인 가족 등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나, 브랜드’는 점점 강조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나다움’이다. 나의 생각과 관점은 무엇이고, 나만의 콘텐츠는 무엇이며, 왜 나여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결국 나를 한층 가치 있는 브랜드로 격상시킨다.
1 복잡성의 시대, 십인십색(十人十色)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복잡성과 다양성이 더해진다. 직업군이 세분화되고, 취향 공동체도 세포처럼 쪼개지며, 각자의 개성 또한 다분화된다. 열 명이 있으면 열 개의 취향이, 5000만 명이 있으면 5000만 개의 세세한 취향이 생겨난다.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대에는 개성을 추구할 여력이 없고 남을 좇느라 허덕거렸지만,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사회에서는 ‘차별화’가 중요하다. 남 눈치 덜 보고 자기다움을 당당하게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또 그런 사람들이 환영받는다.


2 초연결사회

‘브랜드가 된다’가 아니라 ‘브랜드가 되어간다’고 표현한다. 브랜드를 억지로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업과 조직이라면 기업의 철학과 가치관, 비전 등이 브랜드가 될 것이고, 개인이라면 그 사람 고유의 생각과 생활의식 등이 브랜드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연결돼 있는 초연결사회에서는 ‘되어가는’ 측면이 더욱 커진다. 대중 앞에 던져진 브랜드는 스스로 진화하고 변이를 거듭하면서 변화해나간다. 당신이라는 브랜드는 ‘당신’이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규정짓는다.


3 개인의 미디어화

미디어 환경이 변했다. 모두가 미디어인 시대가 왔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자신만의 미디어인 블로그에 여행기를 쓸 수 있고, 수십만 명이 드나드는 커뮤니티에 맛집 정보를 올릴 수 있으며, 페이스북으로 책을 홍보할 수도 있다. 과거 기업이 정보를 발신하는 주요 수단으로 매스미디어를 활용하던 시대에는 소수의 대형 미디어가 절대적 가치를 가졌지만, 이제는 아니다. 단 한 사람의 영향력 있는 개인 브랜드가 그 어떤 대기업이나 스타보다 막강할 수 있다. 삼성이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문제로 위기에 처했을 때, 삼성이 기댄 브랜드는 구독자 1150만 명의 유튜버이자 영화 제작자 케이시 네이스탯이었다.


4 ‘집단’보다 ‘개인’, ‘직장’보다 ‘직업’

마케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조직이나 집단보다 개인이 중시되는 메가트렌드가 읽힌다.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면서 ‘업’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 고성장 시기에는 집단과 기업의 성장이 곧 개인의 성장으로 직결되지만, 저성장 시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조직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라는 충성심과 소속감을 갖기란 쉽지 않다. 업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도 개인 브랜드가 점점 커지는 현상에 일조한다. ‘나’라는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건,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이 돼간다는 것이다.


5 일상성의 재발견

바야흐로 ‘비주류를 위한 비주류’가 주류로 격상하는 시대다. 기존 시장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면 ‘차별화’로 주목받고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 잡는다. 이는 비단 최근뿐 아니라 모든 메가브랜드가 거쳐온 길이기도 하다. 모든 거창한 브랜드들도 시작은 미미했다. 스타벅스는 시애틀의 한 작은 커피숍에서 시작했고,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판매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킨포크》는 25세였던 네이선 윌리엄스가 포틀랜드의 아파트 지하에 모여 ‘가까운 친구들과 모여서 밥 먹기’에 주목한 잡지다. ‘일상성’의 작은 것이 브랜드의 시작이다.


6 투명사회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당신이 어제 어디에 가서, 누구와, 무엇을 먹고, 무엇을 샀는지. 데이터라는 이름의 정보는 사생활을 낱낱이 까발린다. 3년 전 친구에게 보낸 협박 문자, 어제 마트에서 구입한 락스 한 통, 삶의 이것저것이 다 싫어져서 검색해본 ‘수면제 치사량’ 검색어 등. 더 이상 가짜와 연기는 통하지 않는다. 투명성이 시대의 화두가 됐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만드는 진정성 있는 브랜드가 사랑받게 돼 있다. 어설프고 거칠더라도 날것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브랜드가 사랑받는다. 투명성은 선택이 아니라 시대가 우리에게 요청하는 필수 덕목이 되고 있다.


7 규모 경제의 역설

규모의 경제가 커질수록, 글로벌 기업이 많을수록 나만의 작은 브랜드를 찾고 싶게 마련이다. 좋은 브랜드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잘 찾아보면 주변에 널려 있다. 늘 웃는 얼굴로 일하는 청소 아주머니, 누가 보든 안 보든 친환경 국내산 쌀로 떡을 만드는 동네 떡집 아저씨 등. ‘나만 알고 싶은 브랜드’는 개인 미디어를 통해 퍼지고, 개성과 실력, 진정성 있는 브랜드는 저절로 파워 브랜드가 되어간다. 브랜드는 소비의 관점뿐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와 연관된다. 작은 브랜드를 찾는 이들이 늘어간다는 건 자신만의 삶의 철학을 지키며 살고 싶어 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 2019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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