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환경하다

사회적 기업 ‘우시산’ 변의현 대표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으로 고래 살립니다”

글 : 서경리 기자  / 사진제공 : 우시산 

바다를 지키고 어르신과 경력 단절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을 돕는 착한 기업이 있다. ‘실버 바리스타 카페’로 시작해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제품을 개발,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 우시산이다.
우시산은 울산의 옛말로, 울산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변의현 대표의 포부가 담겨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올봄 필리핀 해안에서 발견된 아기고래는 40㎏의 비닐봉지를 삼킨 채 죽어 있었다. 사인은 플라스틱으로 인한 위장쇼크. 지난 4월에도 이탈리아에서 폐플라스틱 22㎏을 먹고 죽은 향유고래가 발견됐다. 고래는 새끼고래를 품고 있었다. 폐플라스틱으로 인한 고래의 죽음이 환경 오염 문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사회적 기업 ‘우시산’ 변의현(41) 대표는 지난해 이 뉴스를 접한 후, 환경을 지키고 고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시산에서는 고래를 콘텐츠로 관광 상품을 만드는 일도 합니다. 처음에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텀블러나 머그컵 등을 만들다가, ‘고래가 먹을 수도 있는 플라스틱으로 고래인형의 뱃속을 채워보자’는 역발상을 하게 됐습니다.”

우시산의 고래인형은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관광 상품이다. 우시산은 최근 3개월간 울산항에 입항하는 대형 선박들이 배출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인형, 에코백, 티셔츠 등 친환경 제품을 제작했다. 이를 위해 울산 지역 10여 곳의 수거업체와 제휴해 폐플라스틱을 수거하고, 재생 솜과 원단으로 변환하는 프로세스도 구축했다.


‘사람을 돕는 기업’에서 ‘환경을 지키는 기업’으로


우시산은 2015년 갤러리를 겸한 ‘실버 바리스타 카페’로 시작했다. 변의현 대표는 4년간 복지사로 일하며 어르신 일자리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이는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졌다.

“복지관의 바리스타 양성 과정을 통해 자격증을 따는 어르신은 많지만 실제 일자리로 이어지는 사례는 거의 없었어요. 어르신들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실버 바리스타 카페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의 비전은 울산 남구와 SK가 공동 진행한 ‘제1회 사회적경제 창업팀’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현실로 이뤄졌다. 그는 이듬해 울산 장생포에 갤러리 카페 ‘연’을 열었다. 어르신에게는 바리스타라는 일자리를, 지역 작가들에게는 전시 공간을 제공하는 ‘같이’의 ‘가치’를 발견하는 공간이다.


우시산 창업 당시, 울산 남구에서는 ‘고래’를 관광 상품으로 내세워 장생포를 다시 일으켜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었다. 변 대표는 카페를 통해 연을 맺은 이들과 협업해 고래를 활용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고래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그는 “울산은 공업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고래’라는 콘텐츠를 활용해 울산 지역에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덧입히는 관광 상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울산은 산과 바다가 아름다운 관광 도시이기도 해요. 장생포는 고래 포경이 이뤄졌던 마을이죠.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관광지인데, 이곳을 채울 만한 콘텐츠가 부족했어요. 특히 고래와 관련한 기념품이 없어 마을 주민들과 협업해 수작업으로 고래열쇠고리, 고래인형 등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우시산의 사업은 마을행복공방, 고래박물관 기념품점, 고래문화마을 우체국 운영 등으로 확장됐다. 시작은 변 대표 혼자였지만, 지금은 실버 바리스타와 경력 단절 여성 등 정직원 11명, 자원봉사자 22명이 근무하고 있다.

우시산은 울산 남구와 SK의 컨설팅과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2018년 7월에는 SK이노베이션의 ‘스타 사회적 기업’ 3호로 지정됐다. 네이버 해피빈에서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에서는 목표 금액의 네 배를 웃도는 1313만 8000원을 달성했다. 때마침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이 활발해져 머그컵과 텀블러가 큰 인기를 끌었고, 특히 걸그룹 걸스데이의 유라가 자신의 SNS에 우시산의 ‘고래 텀블러’ 사진을 올리며 한때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아그위그 챌린지’


우시산 성장의 중심에는 ‘환경’이 있다.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닌, 환경을 지키는 착한 소비에 사람들이 호응했다. 특히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아그위그(I green we green) 챌린지’는 우시산의 정체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 챌린지는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사용한 사진을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게시할 때마다 강원도 산불피해 지역과 베트남에 나무를 한 그루씩 심는 범국민적 환경캠페인으로 울산항만공사와 SK이노베이션, UN환경계획 등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변 대표는 요즘 관심사가 하나 더 생겼다. 울산 십리대숲 대나무 생태 자원이다. 울산의 대표 관광 콘텐츠인 고래와 대나무를 엮어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변의현 대표는 “업사이클링 사업은 재활용의 가치를 담고 있다”면서 아그위그 캠페인을 비롯해 착한 소비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지구의 미래를 생각해 환경을 지켜야 할 때입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윤리적 소비와 작은 실천이 바다와 땅을 살릴 수 있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길 바랍니다.”
  • 2019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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