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환경하다

save our seas

글·사진 : 서경리 기자

7월 14일 촬영한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 해변.
바다는 끊임없이 파도를 몰아대며 쓰레기를 토해내고, 해안으로 밀려든 플라스틱은 어지러이 백사장 위를 뒹군다. 그야말로 쓰레기장이 따로 없다.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섭지코지 해변. 이 아름다운 해변을 널브러진 페트병과 깨진 소주병, 칫솔, 어망, 스티로폼 등 온갖 폐기물이 뒤덮고 있다. 성인 두 명이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지 5분도 안 됐는데 포대 자루 두 개가 가득 찼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61.97kg(2015년 기준, 유럽플라스틱제조자협회).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인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은 올해 들어 아예 사용을 금지하는 프리 또는 제로 캠페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나중은 없다. 지금 당장,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눈앞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보자. 관심과 실천만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살릴 수 있다.



SAVE JEJU BADA
제주 바다 지킴이

© 세이브제주바다
‘세이브제주바다’를 이끄는 한주영 대표는 5년 전 발리로 여행 갔다가 쓰레기로 가득 찬 바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후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제주도 해안가에도 발리 못지않게 쓰레기가 쌓이는 걸 보면서 제주 바다 지키기에 나섰다.

“제주 쓰레기의 70%가 플라스틱입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15%밖에 안 돼요. 그 외에는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아니면 바다로 흘러가죠.”

© 세이브제주바다
세이브제주바다는 두 명의 서퍼가 제주 해변의 쓰레기 정화 활동을 하며 시작됐다. 제주도자원봉사센터에 소속된 단체로, 멤버 대부분이 서퍼들이다. 2018년부터 SNS를 통해 바다 정화 활동을 알렸고, 텀블러 사용 권장, 제주 로컬 카페에서 일회용품 사용 자제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꼭 누가 이곳에 물건을 버려서 쓰레기가 생기는 건 아니에요. 실수로 잃어버린 물건도 있고, 지구 반대편에서 쓰다 버린 쓰레기가 파도에 쓸려 온 것도 허다해요. 플라스틱과 비닐은 수많은 바다 생물의 생명을 앗아갑니다. 텀블러, 장바구니 챙기기, 하루 세 개 쓰레기 줍기를 생활화해야 해요. ‘의도적 불편함’을 선택할 때 사랑하는 지구를 지킬 수 있습니다. ‘나 하나 정도야’가 아닌 ‘나 하나라도’의 마음으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동참해주세요.”



TAKE 3 FOR THE SEA
서퍼들은 환경 운동가

© 파타고니아코리아
바다 오염을 누구보다 먼저 심각하게 인지하는 이들은 바다를 온몸으로 느끼며 즐기는 서퍼들이다. 서퍼들은 입을 모아 “자연은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닌 지켜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한다.

이승대 양양군서핑연합회 회장은 서핑은 단순히 파도타기 놀이를 넘어 “자연 안에서 살아가는 미미한 존재로서 나 자신을 깨닫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서핑을 하다 보니 여러 환경 문제 중 당연히 해양 환경 보존에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해양 오염의 주범 중 하나가 바로 플라스틱인데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고 버리는 플라스틱이 북태평양의 어느 구역에 모여 한반도의 7배가 넘는 ‘플라스틱 아일랜드’가 됐다고 해요. 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알고 먹은 생명체들이 죽어 해양 생태계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승대 회장은 서퍼들에게 ‘take 3 for the sea’ 운동을 제안했다. 서핑을 하고 나오면서 버려진 플라스틱을 최소 세 개 이상 주워서 나오자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현재 국내 서퍼들 사이에서 꼭 지켜야 할 환경 운동으로 정착해가고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기만 하면 누구나 환경 운동가입니다. 비치클린은 서퍼들의 미덕이며,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RE:OCEAN
바다가 보내온 답장


우리가 버린 유리병이 오랜 세월을 거쳐 파도와 모래에 깨지고 마모돼 ‘바다유리’로 돌아왔다. 바다유리는 아름답지만 해양 생태계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해변을 걷는 사람들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리오션은 해변에서 직접 수거한 바다유리와 조개를 업사이클링해 석고 방향제를 만든다. ‘리오션’은 ‘바다가 보내온 답장’이라는 의미다.


리오션을 만든 이는 바다를 사랑하는 서퍼, 서민정 대표다. 그는 자연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1년 전 양양에 정착했다. 매일 아이와 바닷가를 거닐며 조개를 줍곤 했는데, 그때마다 발에 밟히는 유리조각이 마음에 쓰였다. 처음에는 쓰레기를 줍는다는 생각으로 유리조각을 모으다 ‘비치코밍’을 알게 됐다. 비치클린이 단순하게 해변의 쓰레기를 치우는 행위라면, 비치코밍은 쓰레기와 조개를 모으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그는 평소 취미로 만들던 석고 방향제에 이를 접목했다.

“사람들은 매년 여름 바다에 와서 추억과 함께 쓰레기도 남기고 갑니다. 안타까워요. 리오션의 뜻처럼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맨발로 뛰어놀 수 있는 바다를 함께 만들어가요.”



목공방 웨이브우드
파도를 타는 나무


서핑은 자연 본연의 매력을 즐기는 스포츠다. 파도를 타는 행위도, 바다에 머무르는 일 모두 자연 안에서 이뤄진다. 기왕 자연을 즐길 거라면 서핑 보드도 자연에서 온 나무를 써보면 어떨까. ‘웨이브우드’의 시작이다.

강원도 양양에 자리한 웨이브우드는 경력 5년 차 서퍼 이동근 대표가 나무로 만든 서핑 보드 브랜드다. 서핑 보드를 나무로 만들어 상업화한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 대표는 과거 하와이에서 나무로 서핑 보드를 만들었다는 기록 하나에 의지해 나무 보드를 연구하고, 1년여 준비 끝에 올해 초 웨이브우드의 문을 열었다. 나무 보드는 흔히 사용하는 에폭시 보드에 비해 10% 정도 무겁지만 반파돼도 같은 나무를 이어 붙여 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연 친화적이다.

“서핑을 즐기는 데 자연을 덜 해치고 즐길 수 있는 재료로 나무가 제격이죠. 서핑 문화 자체가 자연을 즐기는 레저잖아요. 웨이브우드의 이름 그대로, ‘파도를 타는 나무’로 자연을 즐겨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 2019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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