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와 그들

Map of the Soul: PERSONA Review

음악적 성공에 짓눌리지 않고, ‘나’에 더욱 집중했고, 성공했다

글 : 김영대 음악 평론가, 《BTS:THE REVIEW》 저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소셜 아티스트’와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 2년 연속 수상. 가장 성공적인 K팝 그룹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팝 그룹으로서 BTS를 거듭나게 만든 〈Love Yourself〉 3부작은 어쩌면 그들이 도달할 수 있는 일종의 정점이었는지 모른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거대한 결론이 전해준 감동과 파장을 뛰어넘는 것은 가능할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고, 또 당연히 누군가는 의심을 품었다. 칼 융의 심리학 이론에 기반을 둔 〈영혼의 지도〉 시리즈의 첫 장은 그들이 이뤄낸 성취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그저 그들다운 방식으로 가장 중요한 본질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자 한 앨범이다.


하지만 이 앨범을 단지 한 장의 완결된 작품으로만 해석하려 한다면 부족하다. 앨범의 제목으로 활용된 ‘페르소나(Persona)’라는 개념은 사회 혹은 집단 안에서 관계를 위해 내세워진 나의 모습, 즉 외적인 인격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내면, 즉 페르소나 뒤에 숨겨진 ‘그림자’를 이해할 때만 그 본질이 명확해진다.


다음 장은 ‘직시’, 결론은 ‘진정한 자아의 발견’ 될 것

이 시리즈가 칼 융의 이론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 사실이라고 가정한다면, 다음 이야기는 그림자를 통한 내면의 직시가 될 가능성이 높고, 마침내 이 과정을 통해 진정한 자아 발견의 단계로 나아가는 결론부를 미리 그려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의미에서 Persona는 가장 긍정적인(혹은 그런 척할 수밖에 없는) BTS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해석할 수 있다.

주제 면에서 일종의 ‘제시’라는 측면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는 사운드의 방향성에서 ‘밝음’이 강조돼 있다는 점은 〈Love Yourself〉 시리즈의 시작이었던 ‘Her’의 역할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음악적으로 이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절충’이라는 단어로 묘사할 수 있다. 이는 적당한 선에서의 ‘타협’을 의미하지 않으며, 상충되는 두 가지 다른 음악적 욕심이 어울림의 지점을 찾아냈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더욱 정확할 것이다.


미래로 질주 대신, 과거를 돌아보며 놓친 것을 차분히

〈Map of the Soul(영혼의 지도)〉은 커리어 사상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아야 했던, 그래서 그만큼 음악적 성취에 대한 압박감이 심했던 시리즈였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그들은 앞으로 곧장 질주하는 대신 과거를 돌아보며 놓친 것들을 차분히 챙기고 있다. 무리한 실험이나 과잉된 자의식에 휘둘리지 않고 ‘남’의 음악이 아닌 그들만의 개성을 붙잡는 데 집중했고 또 성공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들의 음악을 유심히 들어온 사람이라면 이 앨범은 BTS가 이제껏 유지해온 사운드의 미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새롭지만 지극히 BTS스러운 작품이라는 것을 쉽게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미국 시장을 겨냥한 흥겨운 댄스 팝 장르로의 변신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기저에는 BTS의 음악에서 늘 발견되는 특유의 아련한 서정과 애수가 담겨 있어 일관성이 확보된다.


밝지만 애틋하며, 화려하지만 쓸쓸한


이 같은 성격은 좀처럼 듣기 힘든 장르를 시도했던 ‘소우주’ ‘Make It Right’에서도 유사하게 발견된다. 모든 멜로디는 밝지만 애틋하며, 또 종종 쓸쓸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행복감을 드러내는 곡, 사랑을 이야기하는 곡에서조차 일말의 슬픔이 느껴진다는 것은 이 앨범의 주제가 Persona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더욱 절묘한 느낌을 준다.

내 영혼의 지도를 탐색하는 와중에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 나의 ‘가면’, 페르소나의 이야기를 통해 어쩌면 그 페르소나로 맺은 관계의 대상이기도 하고, 어쩌면 그 페르소나 자체로도 해석이 가능한 팬의 존재는 그들에게 행복인 동시에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는 슬픔과 상실감의 이유가 될 수도 있을까.

여러 해석을 가능케 하는 이 복잡 미묘한 태도와 그것을 관통하는 절충적인 긍정의 정서는 ‘Intro: Persona’의 가사, 즉 “니가 사랑하는 나, 또 내가 빚어내는 나 / 웃고 있는 나, 가끔 울고 있는 나”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Persona는 가면이지만 그것은 진실을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많은 이들과의 관계를 위해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이것은 앨범의 주제의식이면서 또 그들이 음악에 대해 유지해온 태도를 암시하는 것이다.
  • 2019년 06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909

201909

구독신청
낱권구매
전체기사

event2019.09

event
event 신청하기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30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