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와 그들

아미力

BTS와 그들

BTS의 팬클럽 ‘아미(ARMY)’는 세상에 없던 팬덤이다. 파워 면에서도 그렇고, 성격 면에서도 그렇다. 국적, 연령, 성별 불문이다. 외국에는 60~70대 아미도 심심찮게 보인다. 국경을 뛰어넘은 글로벌 팬덤은 유튜브 댓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 아미의 분석에 따르면,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에는 댓글만 274만여 개인데(4월 22일 기준), 그중 한국어는 1.6%로 언어 순위 13위에 불과하다. 영어가 42.6%로 압도적이고, 스페인어(5.5%), 아랍어(4.5%), 베트남어(4.2%) 순이었다. 아미는 어떻게 세상에 없던 강력하고 새로운 팬덤이 됐을까?
‘선한 영향력’ 전파에 기여한다는 자부심

유튜브 영상에 긴 댓글이 보이면 십중팔구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데 BTS 노래를 듣고 큰 위로를 받아 힘을 낼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아미들은 그런 경험을 아파하는 다른 이들에게도 알리고 싶어 한다. 이 청년들이 왜 그리 아름다운지, 소리 높여 설명하고 싶은 것이다. 신념, 가치가 동반될 때 열정은 지속적이고 강력하다.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열심히 번역하고, 지민의 원폭 투하 티셔츠 사건처럼 오해를 받으면 방대한 한일 관계 배경 설명까지 곁들여 해명하는 영상을 만들고, BTS가 언급된 기부 캠페인은 크든 작든 순식간에 목표 금액을 채워버리는 힘이 바로 그것이다.


촘촘한 일상과 감정 공유가 낳은 강력한 친밀도

가수면 노래나 들으면 되지, 왜 사소한 일상까지 알아야 할까? 아는 만큼 보이고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게 궁금해, 뭐가 널 행복하게 하는지, 네 모든 걸 가르쳐 줘…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특별하지 너의 관심사 걸음걸이 말투와 사소한 작은 습관들까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를 보면 작은 것들이 쌓이고 쌓여 생기는 단단함을 이들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일 무서운 속도로 더 큰 스타가 되어가고 있지만, 팬과의 친밀감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이들도 그 친밀함을 귀하게 여긴다. “나는 저 하늘을 높이 날고 있어(그때 니가 내게 줬던 두 날개로) 이제 여긴 너무 높아 난 내 눈에 널 맞추고 싶어”, 아미는 그것이 진심임을 안다.


좋아하면 닮아간다, 겸손과 예의 그리고 따뜻함

미국의 라디오 DJ들이 매우 감명 깊게 꼽는 것이 있다. 아미들은 다른 팬덤보다 훨씬 예의 바르고 정중하며, 따뜻하다는 것. 빌보드 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라디오 선곡 횟수가 중요하지만 외국어 곡을 거의 틀지 않는 미국 라디오의 특성상 진입이 매우 어렵다. 그래서 아미들은 몇 년에 걸쳐 주요 방송국 라디오 진행자들에게 전화, 편지 등으로 정성을 들였다. 무시당하기 일쑤였지만 왜 BTS의 곡을 듣길 원하는지 정중히 설득했고, 한번 틀어주기라도 하면 환호하는 팬들의 영상이며 꽃다발과 같은 선물을 보내며 꼭꼭 감사를 표해 DJ들을 감동시켰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곡을 몇 번 신청했다가 나오지 않으면 공격적으로 변하는 다른 가수의 팬덤과는 완전히 달랐다고, DJ들은 강조했다.

2018 빌보드 시상식 때도 관계자들은 아미들의 매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객석을 가득 메운 아미들이 다른 가수들한테도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내준 덕분에 시상식이 처음부터 끝까지 활기로 넘친 것이다. 2019년 다시 빌보드를 찾은 BTS에게 주최 측이 특급 대우를 해준 것은 당연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닮아간다. 아미들은 BTS가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또 대스타가 됐음에도 여전히 작은 기회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지켜봐왔다. 진심 어린 겸손은 그 자체로 얼마나 아름답고 닮고 싶은 것인지. 국경을 초월해, 오래 그들과 함께한 아미일수록 그래서 더 티가 난다.
  • 2019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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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박상돈   ( 2019-05-30 ) 찬성 : 0 반대 : 0
그래맞아요...
  감동으로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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