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우-뉴트로

뉴우-뉴트로는 무엇? 뉴트로의 일곱 가지 특징

‘새로운(뉴) 복고(레트로)’라는 뜻의 뉴트로(Newtro). ‘새로움+낡음’, ‘미래+오래된’, ‘신+복고’라는 상반되는 두 개념이 녹아들어 탄생한 뉴트로는 오래된 것들을 소환해 현대적 가치를 입힌 개념이다. 대부분의 유행이 그렇듯 뉴트로를 누가, 언제, 왜 유행시켰는지는 딱 떨어지게 설명하기 어렵다. 5~6년 전쯤 덕후 사이에서 유행하던 ‘레트로’ 개념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고, 익선동의 공간 재생 프로젝트팀 ‘익선다다’가 오래된 한옥에 재미 요소를 더한 복고풍을 입히면서 본격화되다가, 2018년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들불 번지듯 뉴트로 감성이 퍼져나갔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 열풍의 운명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지금이 정점일지, 앞으로 더 강력해질지 알기 어렵다. 지구촌 그 어디보다 유행의 주기가 빠른 대한민국. 2019년 3월 현재 뉴트로의 이모저모를 조망해본다.
1
2019 메가트렌드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지목한 ‘뉴트로’ 트렌드는 2019년 들어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뉴트로 열풍이 닿지 않은 곳을 골라내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 곳곳을 파고드는 중이다. 간판, 패션, 건축, 외식, 문화, 게임, 유통, 인테리어, 라이프 스타일 등 전방위로 퍼져 있다. 심지어 명품 브랜드도 뉴트로 열풍에 가세해 럭셔리 시계 시장에서 복각 열풍이 불고 있다. 뉴트로 예능도 탄생했다. 3월 17일부터 tvN에서는 라디오 시대를 소환하는 〈쇼! 오디오자키〉를 방영한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영준 PD는 뉴트로 열풍을 언급하면서 “빠른 시대에 느림의 미학을 강조하려 한다”고 밝혔다.


2
미니멀리즘 아닌 맥시멀리즘

뉴트로의 시작은 미니멀리즘을 지향한 ‘심플 라이프’의 정점과 맥이 닿는다. 삶에 필요한 최소한만 남기고 비우고 빼는 삶, 버리고 덜어내는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한편에서는 그 반대급부를 욕망하는 이들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채우고 더하고, 버려진 것들을 주워 와서 늘어놓는 것이 뉴트로다. 최소한의 요소만 깔끔하게 남겨두는 절제 대신, 과하다 싶도록 자유분방한 ‘넘침’을 즐긴다. ‘더더더!’를 외치는 맥시멀리즘이다. 알록달록한 체크무늬에 너덜너덜 레이스, 화려한 색감과 오버사이즈 핏 등 절제에서 오는 서늘한 미학 대신 넘침에서 오는 정겨운 미학이다.


3
불완전의 미학

뉴트로는 미학적으로 완전하지 않다. 정갈하고 완전무결하면 뉴트로가 아니다. 어딘지 모르게 조금씩 모자라고 부족하고 촌스럽다. 뉴트로의 미학은 이 지점에서 탄생한다. 허름하고 허술한 것, 낡고 흠집 난 것, 손때 묻고 보잘것없는 것들은 ‘감동’ 대신 ‘편안함’과 ‘위로’를 준다. 명품 브랜드 베라왕은 ‘못생긴’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어글리슈즈’로 대박 났다. TV 홈쇼핑에서 판매 시작 단 1분 만에 3000만 원어치가 팔렸다. 음반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고음질의 ‘하이파이(Hi-fi)’ 대신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저음질 사운드 ‘로파이(Lo-fi)’가 인기다. LP판의 ‘직~직~’ 바늘 긁는 소리가 오히려 편안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도 마찬가지. 유튜브에는 로파이 음질로 편집한 사운드가 수백 개에 이른다. 아예 로파이 음악만 모아 들려주는 음악 앱도 있다.


4
불경기, 밀레니얼 세대의 놀이

불경기에는 복고가 뜬다. 경기가 안 좋고 사회가 불안할수록 과거를 동경한다. 과거는 늘 미화되기 때문이다. 현재를 한탄하면서 ‘그때는 좋았지!’ 회고하는 식이다. 그러나 ‘새로운 복고’인 뉴트로는 다르다. 그 시절의 감성과 추억을 기억하는 4050세대가 아닌 1020세대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한다. 이들은 “신기하다” “촌스럽다”라고 반응하며 놀이하듯 뉴트로를 즐긴다. ‘을지로의 늙은 맛’이라며 노포 투어를 도장 깨기 하듯 다녀와 인증 샷을 올린다. 같은 경험, 다른 감상이다. 뉴트로를 통해 중·장년층은 ‘향수’를, 젊은 층은 ‘낯섦’을 경험한다.


5
익선동과 을지로

뉴트로의 성지 두 곳이다. 오래된 한옥이 100여 채 되던 익선동은 골목골목 자체가 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한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이병헌과 김태리처럼 차려입고 벨벳 장갑에 망사 모자까지 눌러쓴 이들을 여기저기서 마주치게 된다. 익선동의 오늘을 있게 한 주역은 ‘익선다다 프로젝트’를 이끈 두 젊은이(도시공간 기획자 박현아, 아트 디렉터 박지현)다. 2014년 익선동의 재개발 계획이 무산되자, 두 사람은 시간의 결이 살아 숨 쉬는 현대적 공간을 기획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낙원장’을 리모델링하는 등 ‘경양식1920’, 식료품점 ‘열두달’, 가게 맥주집 ‘거북이슈퍼’ 등의 탄생을 도왔다. 철물점과 공구점이 즐비했던 을지로는 ‘힙지로’로 불린다.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공존하는 이 동네를 성지 순례하듯 다니면서 SNS에 ‘뉴트로 성지 인증 샷’을 올리는 이들이 많다.


6
켜켜이 쌓인 이야기(Itstory)

오래된 물건에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외할머니 댁에서 본 자개장, 시골 큰댁에서 본 큼지막한 로고가 박힌 유리잔, 90년대 영화에서 본 얼룩덜룩 초록색의 떡볶이 접시, 장발의 삼촌이 애지중지하던 LP판…. 뉴트로에서 중요한 건 ‘기능’보다 시간 속에 켜켜이 쌓인 물건의 ‘이야기(Itstory)’다. 이야기가 곧 ‘위대한 유산(Heritage)’인 셈.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에서는 최근 ‘Heritage 라인’을 출시했다. 브랜드 리뉴얼 이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 몇십 년 동안 사라졌던 갈고리 라인 로고를 부활시켰다. 프로스펙스 측은 “과거의 매끈하고 클래식한 실루엣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감성의 재해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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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에 ‘새것’을 담다

하드웨어는 옛것, 소프트웨어는 새것이다. 과거를 빌려 새것을 파는 셈이다. 뉴트로의 핵심은 ‘재해석’이다. 오래된 것을 무조건 가져다놓는다고 다 뉴트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황학동에서 파는 먼지 쌓인 중고 LP 플레이어와 로고 유리컵은 그 자체로 ‘레트로’다. 이것을 뉴트로풍 인테리어로 꾸민 공간에 가져다놓아야 비로소 뉴트로가 된다. 무조건적인 ‘재현’이 아니라, 현재 시점의 미학적 ‘해석’을 가미하는 것이 포인트. 가장 최신이어야 할 것 같은 첨단 가전제품조차 뉴트로 열풍이다. ‘딤채쿡 레트로’는 80년대 라디오를 연상시키는 밥솥으로, 민트 그린, 로맨틱 레드 등의 색상에 광택 나는 에나멜을 입혔다. 겉은 레트로지만, 기능은 최첨단이다. 아날로그 감성에 디지털을 입힌 디지로그다.
  • 2019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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