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노력

신왕국 코어소리영어 대표

복서 출신 고교 자퇴생, 영어도사 되다

© 다산북스
영화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는 네오에게 이렇게 말한다.

“갈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이 말은 ‘영어’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영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실제로 잘하는 사람은 적다. 이에 대해 신왕국은 이렇게 묻는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 먹어 봤니?》

할 줄 아는 건 복싱밖에 없었던 고교 자퇴생은,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영화 한 편을 씹어 먹는다. 처음엔 들릴 때까지 보고, 나중엔 외울 때까지 말한다. 그 시간을 보내고 나니, 영어가 되기 시작했다.

“저는 시골의 임대 아파트에 사는 고교 자퇴생이었습니다. 가진 것은 프로 복서 자격증뿐이었죠. 앞길이 막막했고, 현실은 시궁창 같았습니다. 그러다 스무 살 때 영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영어 까막눈이던 제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해보는 영어 공부였으니 막막하더군요.”


〈라푼젤〉 1000번 보니 영어가 들렸다


그가 고른 건 애니메이션 〈라푼젤〉이었다. 18년 동안 탑에 갇혀 지내던 소녀 라푼젤이 난생처음 탑 밖으로 나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이 영화는, 18년 동안 하고 싶었던 게 없었던 그가 처음으로 하고 싶은 게 생겼다는 점에서 통하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100마디 중 한 마디도 들리지 않던’ 영화는, 900번에서 1000번을 보자 들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반복해도 들리지 않는 문장은 영문 자막을 켜고 봤다. 그런 문장은 대사를 듣고 그대로 따라 했다. 문장을 익힌다는 생각이 아니라, 소리를 스캔한다는 마음으로 무작정 흉내를 냈다.

“그때의 저를 떠올려 보면, 영화 대사 하나하나를 잘근잘근 완전히 씹어 먹어버리겠다는 기세로 달려들었던 것 같습니다. … 영어 대사를 반복해서 듣고 따라 말하다 보니, 따로 암기하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레 영어 문법이 이해되었습니다. 아는 단어도 자연스레 많아졌습니다.”

신기한 일은, 그가 이 재미에 완전히 빠졌다는 것이다. 목욕을 하면서도, 스트레칭을 하면서도, 화장실에 앉아서도 영화 대사를 따라 했다. 종종 꿈에서도 대사를 말했다. 대사가 들리기 시작하니 재미는 더해졌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자동으로 노트북을 열고 영화를 틀었다. 그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어떤 동기나 목표가 있었길래 그렇게 영어를 파고들었느냐?’는 것이다. 그의 답은 이렇다.

“별다른 동기도 목표도 없었어요. 재밌어서 자꾸 하다 보니 그렇게 됐을 뿐이에요.”

돌아보니 그가 영어를 익힌 방법은 복싱을 익힌 것과 비슷했다. 몸이 기억하도록 한 것이다. 언어를 배우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서술적 기억과 절차적 기억이다. 서술적 기억은 습득한 지식이나 의식적으로 저장한 정보를 말한다. 절차적 기억은 반복을 통해 우리 몸에 각인된 행동,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떠오르는 작업을 말한다. 그에게 영어는 후자였다. 많이 듣고, 들릴 때까지 듣다 보니 말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엔 〈라푼젤〉로 시작했고, 영화 〈타이타닉〉도 같은 방식으로 씹어 먹었습니다. 나중에는 CNN 뉴스를 그렇게 봤고요. 뉴스를 본 지 2달이 지나자 우리나라 뉴스를 보는 것처럼 뉴스가 바로 해석됐어요.”

이때가 〈라푼젤〉로 영어를 시작한 지 1년이 되던 시점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공부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에드먼즈커뮤니티칼리지에 입학한다. 그리고 1년이 지난 뒤 UC버클리에 편입한다.

“제가 영어로 받은 가장 큰 선물은 세계적 명문대 학생이 되었다는 게 아닙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뛰어난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 바로 이것이 영어가 제게 선사한 가장 큰 선물입니다.”
  • 2019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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