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김민수 씨에게

2017년 이맘때였습니다.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가 온라인 공간을 뭉근하게 달궜지요. 시작은 《대리사회》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쓴 소설가 김민섭 씨가 했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갑자기 후쿠오카 여행을 갈 수 없게 된 김민섭 씨는 항공료의 80%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내는 대신 항공권 양도를 위해 ‘대리 김민섭’을 찾아 나섭니다. 한국 이름은 물론 영문명까지 같은.

우연에서 시작된 작은 프로젝트는 사회 곳곳에 조용히 숨어있던 ‘선의(善意)’의 바람을 타고 의외의 프로젝트로 자가증식했습니다. 마침 영문명까지 똑같은 1993년생 ‘휴학생 김민섭’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하나둘 자기 일처럼 나서기 시작했죠. 누군가는 김민섭 씨의 숙박비를, 또 누군가는 후쿠오카 시내 승차권을, 또 누군가는 타워 관람권을 지원하겠다며 나섰습니다. 한 통신회사는 와이파이 기기를 지원하겠다며 이 열풍에 가세하더니, 카카오 측에서는 소셜 펀딩으로 청년 후원을 통해 김민섭 씨 후쿠오카 여행경비를 모금했습니다.

이 희한한 선행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김민섭’이라는 이름을 가진 보통 청년에게 쏟아진 관심과 후의에는 어떤 심경들이 있었을까요? 소설가 김민섭 씨나 1993년생 김민섭 씨 둘 다 의아해하긴 마찬가지였답니다. 마침내 공항에서 만난 1993년생 김민섭 씨가 소설가 김민섭 씨에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이 왜 저를 좋아할까요?” 그의 답은 이랬습니다.

“그냥, 당신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한마디에 알 수 없는 감동으로 울컥, 뜨거운 눈물이 흘렀던 기억이 납니다. 선정 가능성이 낮다는 걸 알면서 《주간조선》 2017년 ‘올해의 인물’ 후보로 ‘김민섭 씨’를 올리기도 했고요. 김민섭이라는 이름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청년에 대한 조건 없는 응원. 그 응원의 눈길과 손길이 구석구석에 숨어 있었다는 걸 알게 한, 뜨거운 사건이었지요. 응원의 이면에는 ‘김민섭 씨가 잘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잘되는 것’이라는 바람이 담겨 있었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김민수 씨를 다뤘습니다. ‘민수’는 대한민국 보통 청년의 대명사입니다. 20대 초반~40대 초반에 많은 이름이 ‘민수’입니다. ‘민수’는 1978년생부터 1998년생까지 반짝 유행하던 이름이었습니다. 평범한 청년의 이름을 내세워 그들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조망해보고 싶었습니다. 역시나 수많은 김민수 씨가 저마다의 자리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며 묵묵히 자기 길을 가고 있더군요. 소방관, 헤어디자이너를 꿈꾸는 고교생, 작가, 화가, 연예인 매니저 등. ‘보통의 인터뷰’를 표방했지만 막상 엮어보니 그 어떤 인터뷰보다 특별했습니다.

김민수 씨. 당신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 2019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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