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프로젝트

화보 | 이름들이 사는 세상

글·사진 : 서경리 기자

남산 꼭대기에는 이름들이 산다.
사람은 떠났지만 이름만이 그곳에 남아
우리를 추억하고 있다.

‘사랑의 자물쇠’는
그날 우리가 무엇을 속삭였는지
다 알고 있다.

순범과 가은, 사랑한 지 98일

떴다 공주들! 연진과 은서, 나연, 서영, 혜림, 서은. 우정을 약속하다.

올해는 꼭 ‘여친’과 올 테다, 지민

주형이 보현에게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우리 결혼할래?”



종로의 한 허름한 식당의 낡은 벽지,
서촌 골목의 한옥 담벼락,
북적이는 홍대 골목 벤치…

거리를 걷다 보면
보통 사람의 보통의 이야기가
보물찾기처럼 숨어 있다.

이름 석 자에 아로새긴 사연이
추억을 곱씹는다.



김민수.
내 친구 김민수는 늘 이름이 흔하다며 불평했다.

한 반에 ‘민수’가 세 명 있었는데,
키를 기준으로 ‘큰 김민수’,
‘작은 김민수’라 불렀다.
내 친구는 작은 김민수였다.

다른 한 명의 민수는 성이 달라
크니 작으니 하는 경쟁에선 빠졌지만,
“민수야” 하고 부르면 쪼르르 세 명이 뒤를 돌아봤다.

그때 그 시절 민수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케케묵은 전화번호부에서,
혹은 종로의 선술집에서
그때 그 이름을 불러본다.
  • 2019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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