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서점 시대

아트북 전문서점 ‘베란다북스’ 노준구·이정아 대표

사람 냄새 물씬, 북촌 부부의 낭만서점

글·사진 : 서경리 기자

언제 오픈 2016년 3월 소장 책 종수 일러스트, 디자인, 전시 도록 등 디자인 분야 서적 및 문학과 에세이 300여 종 책 선정 기준 읽어보고 좋았거나 읽고 싶은 책 위주 주요 고객층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동네 특성상 외국인 관광객도 자주 찾는다 왜 계동에 서점을 열었나 건물만 우뚝 선 아파트 단지가 아닌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동네에서 가게를 열고 싶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살고 싶은 동네를 찾다가 만난 장소다 서점 내에 애착하는 공간 그림책 코너 당신에게 아트북이란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그림에서도 삶에 대한 시각과 철학을 배울 수 있다
사람이 만드는 풍경은 언제나 이채롭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풍경도 깊숙이 들여다보면 하나하나 특별하게 와 닿는다. 보편적인 삶의 풍경이 여행객의 눈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처럼 다녀온 북촌에서 ‘베란다북스’를 만났다.

계동의 좁다란 골목길. 낮은 한옥이 다닥다닥 줄지어 선 언덕을 따라 오르다 보면 하얀 벽, 아담한 한옥의 작은 점포를 만난다. 일러스트레이터 노준구 작가와 패션디자이너 이정아 부부가 문을 연 아트북 전문서점이다.


겉으로 보면 흔히 만날 수 있는 동네책방 같지만 그 안에 담긴 책은 하나같이 유니크하다. 목재의 질감을 고스란히 살린 책장에 아트북과 그래픽노블, 그림책 등 시각 위주 서적은 물론 문학 도서, 에세이 등 주인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책들이 꽂혀 있다.

한쪽 구석에는 이정아 대표가 직접 고른 아트 엽서와 포스터, 반짝이는 패션 소품이 있다. 오래된 한옥 대들보와 서까래 아래 33㎡ 남짓한 공간은 부부의 작업실 겸 책방이다. ‘베란다북스’라는 이름은 서점에 머무르는 이들이 베란다에서처럼 편안하게 쉬어 가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지었다.



북촌은 관광지다 보니 고객이 여느 동네 서점과는 다를 것 같다.

(노준구) “아무래도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한글은 모르지만 그림을 보면서 상상하고 읽는다고 하더라. 디자인 책을 일반 손님들이 좋아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문을 열고 보니 많은 이가 그림책에서도 뭉클한 감동을 느껴 놀랐다.”


계동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정아) “책방을 열기 전에 첫 번째로 고민한 건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이 어디인가’였다. 서울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탈서울’은 못 하더라도 그동안 살았던 아파트 단지가 아닌 ‘사람 사는, 사람 냄새 나는 동네로 가자’ 해서 북촌으로 이사했고, 계동에 서점을 차렸다.”



이곳에 자리 잡은 지 2년이 됐다. 그동안 달라진 점이 있다면.

(노준구) “언제부턴가 무리하게 운영하지 않고 있다. 서점을 시작한 이유는 새로운 시도에 끌렸기 때문이다. 그때는 일과 육아의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자그마한 우리만의 가게를 갖고 싶었고 그게 낭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서점을 운영하다 보니 전보다 더 여유가 없고 시간이 빠듯했다. 운영에 대한 부담을 조금 내려놓게 됐다. 지금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공간으로 운영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책방을 이끌고 있다.”


마음가짐이 바뀌니 어떤 변화가 생기던가.

(이정아) “여유가 생기니 무엇보다 즐겁고, 그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더라. 처음에는 무리하게 아트북이나 전문 서적 위주로 서점을 꾸렸는데, 작은 공간에 장르를 한정 지으니 정체되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모든 손님의 기호를 맞출 순 없지만 우리의 취향이 담긴 에세이나 그림책을 골라 진열하며 책방 분위기를 바꿨다. 책을 고르는 우리 부부도 즐겁고 손님들도 반겼다. 우리 책방이 늘 변화하는 공간이었으면 한다.”



노준구 대표의 책 《HELLO, STRANGER》가 북촌이라는 여행지 안에 일상처럼 자리한 베란다북스를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

(노준구) “어느 순간 여행의 풍경들에서 사람이 만들어내는 풍경에 관심을 두게 됐다. ‘여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특별한 여행의 순간을 위해 지루한 시간을 보내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사람들, 장시간의 비행을 견뎌내고 피곤함에 지쳐 녹초가 된 상태로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시내로 이동하는 사람들, 그것의 보상으로 아름다운 풍경이나 미술관, 유적지를 찾아 각자의 저장장치로 셔터를 누르기에 정신없는 사람들, 특별한 음식을 찾고 무엇을 꼭 사야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재미있었다. 그것이 때로는 아름답기도 하고 보잘것없어 보이기도 하며 절실해 보이기도 했다. 여행에서도 결국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것이 삶의 풍경이다. 베란다북스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일상의 공간, 삶의 풍경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노준구·이정아 대표가 추천하는 딱 한 권의 책

《HELLO, STRANGER》


책방 주인장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노준구 대표가 만든 그림책이다. 여행지에서 만난 ‘보통 사람’의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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