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서점 시대

그림책 전문서점 ‘달달한 작당’ 김민정 대표

짧은 시간 깊고 확실한 위로를 주는 공간

글·사진 : 서경리 기자

언제 오픈 2016년 3월 소장 책 종수 3500권 책 선정 기준 직접 읽고 좋았거나, 혹은 읽어보고 싶은 책 주요 고객층 주로 여성. 20대 여성부터 아이와 함께 찾는 젊은 할머니까지 나이 폭이 넓다 왜 연남동에 서점을 열었나 서점 앞에 단골 술집이 있어서! 뭔가에 홀렸던 것 같다. 무엇보다 건물 바로 옆에 심어놓은 40년 된 메타세쿼이아에 홀딱 반했다 서점 내에서 애착하는 공간 메타세쿼이아가 보이는 넓은 유리창 당신에게 그림책이란 짧고 쉽고 예쁜 책. 짧지만 깊은 여운을 주는 이야기
언제부터였을까. 글자가 빼곡히 적힌 소설책보다 짧고 간결한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이 마음에 와 닿았다. 책장을 덮고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문득 떠오르는 그림 한 점, 말 한마디가 ‘훅’ 폐부를 찔렀다. 생각의 파장이 맞닿은 곳에서 깊은 여운이 파문처럼 번졌다. 그림책이 좋아 그림책 전문 북 카페를 열었다는 ‘달달한 작당’ 책방지기 김민정 대표 이야기다.

김 대표는 책방을 열기 전 ‘싸이월드’로 유명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기업문화팀 부장으로 일했다. 회사 생활은 즐거웠지만, 나이 마흔 무렵부터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쩌면 회사를 관둬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업을 궁리하다 떠올린 게 다름 아닌 ‘책방’이다. 사업이 절박했다기보다 그의 말마따나 ‘즐거운 작당’이었다. 20여 년의 직장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1년 뒤 그날의 작당을 현실로 만들었다.


2014년 홍익대 인근에 만화책방 ‘즐거운 작당’의 문을 열었고, 2년 뒤 연남동에 그림책방 ‘달달한 작당’을 만들었다. 그림책방을 차리게 된 건 10여 년 전, 지금의 남편이 된 남자친구에게 선물 받은 그림책 한 권이 계기가 됐다. 오나리 유코가 쓴 《손바닥 동화》인데, 가볍게 책장을 넘기다 순간 울컥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사회생활로 힘들었던 시기, 혼자라고 느꼈던 외로움을 그림으로 위로받았다. 이후로 힘들 때면 종종 서점에 들러 그림책을 읽으며, 어른들도 그림책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달달한 작당은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철길 공원 초입에 있다. 2층짜리 건물 옆으로는 커다란 메타세쿼이아가 에워싸고 있다. 철제 계단을 따라 올라가 책방 문을 열자 피부에 닿는 공기의 결부터 다르다.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짙은 녹음이 공간을 싱그럽게 만든다.

“도심에서 나무가 우거진 창밖 풍경을 갖기란 쉽지 않다. 40여 년 된 메타세쿼이아의 매력에 빠져 이 공간에 책방을 열었다. 밖은 온갖 소음으로 바글거리지만, 책방 안으로 들어오면 빛의 조도부터 소리, 공기의 온도 모든 게 한 톤(tone)씩 내려온다.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랄까. 이곳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림책 표지들이 어릴 적 향수에 젖어들게 한다.
책을 고르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


“특별하다기보다 오히려 평범한 책들이다. 나와 파장이 맞거나 여운이 남는. 한 번 읽고 잊히는 이야기가 아니라, 길을 걷다가도 자꾸만 생각나는 책을 선호한다. 그림책은 대부분 글이 짧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렇기에 마음을 더 빨리 열 수 있다. 책방을 찾는 일에는 책을 읽고 만지고 공간을 느끼는 모든 행위가 포함된다. 내가 만든 공간에서, ‘재밌을 거예요’라고 추천하는 책이 그들에게도 만족스러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른이’들을 위한 그림책 서점을 표방했다.
어떤 사람들이 이 공간을 즐겨 찾나.


“20~30대 젊은 여성이 주로 찾지만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할머니도 드물게 있다. 어른이 되어서 그림책을 다시 찾게 되는 경로는 다름 아니라 아이들 때문이다. 내 아이를 위해 동화책을 고르다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드는 경우다.”



‘달달한 작당’에 즐거운 변화가 있다고 들었다.

“‘즐거운 작당’을 열 때만 해도 가진 책이 2만 5000권이었는데, 지금은 4만 권까지 늘었다. 책 보관이 쉽지 않다. 그래서 집과 작업실, 책방을 겸해 연희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준비 중이다. 이번에는 임대가 아닌 내 건물을 사서 간다. 2층짜리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꾸미는데 지금은 그 생각만으로 바쁘다.”



바쁘다고 말하지만 얼굴은 편안해 보인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그게 행복이다. 다 떠나서 책을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것들로 둘러싸인 공간에 들어오면 좋다. 그래서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짧은 시간이지만 깊고 확실한 위로를 주는 공간. 우리 책방을 찾는 이들의 마음도 같았으면 좋겠다.”

김민정 대표가 추천하는 딱 한 권의 책

《안녕》


‘만남의 즐거움과 헤어짐의 슬픔’을 담은 그림책. 《수박 수영장》으로 유명한 ‘안녕달’ 작가가 그렸다. 264쪽, 662컷의 그림으로 이뤄졌는데, 극도로 절제된 대사와 그림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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