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서점 시대

‘영추문 앞 역사책방’ 백영란 대표

역사 덕후의 오랜 꿈, 퇴직 후 이루었습니다

글 : 장미 명예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언제 오픈 2018년 5월 소장 책 종수 5000종 책 선정 기준 주변에서 추천도 받고, 서평과 비평을 찾아 읽으며 직접 골랐다 주요 고객층 서촌 주민부터 관광객까지 역사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 왜 통의동에 서점을 열었나 땅만 파면 유물이 나오는, 역사적 가치가 큰 동네여서. 사대문 안에서 발품 팔아 찾은 공간 서점 내에서 애착하는 공간 입구에 있는 원 모양 책꽂이. 사진 찍을 만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만든 건데, 반응이 좋다 당신에게 역사란 사람들이 살아온 인생을 담고 있는 이야기 그 자체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성지가 생겼다. 문을 연 지 4개월 정도밖에 안 됐는데, 이미 입소문이 톡톡히 났다. 역사를 주제로 한 책을 다루고, 주 1회 이상 강연을 연다. 영추문 앞에 자리 잡은 익숙하지만 독특한 곳, 역사책방 얘기다.

책방 주인 백영란 대표는 역사의 재미에 푹 빠져 살아온 ‘역사 덕후’다. 어릴 적부터 역사를 좋아해 사학과 아니면 대학 갈 생각을 안 했다. 바람대로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석사까지 마친 역사학도. IT기업에 입사해 임원 자리에 오르기까지 한동안 역사와 멀게 살았으나, 퇴사 후 다시 역사의 품으로 돌아왔다.

132㎡ 남짓한 역사책방 공간에는 백 대표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인테리어부터 운영까지 도맡아 한다. 유라시아사, 유목민사 등 이국 역사 카테고리가 눈길을 끌고 책을 맘껏 읽을 수 있는 2층 다락방이 발길을 잡는다. 카페에서 파는 시원한 맥주와 함께 ‘책맥’도 가능하다. 역사와 놀며 이야기하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국내 최초의 역사책 전문 서점을 열게 된 계기는.

“좋아서 했다. 최인아책방 공동대표인 정치헌 대표와 오래전부터 서점을 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때가 돼서 하게 된 것인데, 역사를 주제로 한, 그리고 대중이 읽을 수 있는 책을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에는 역사가 있으니까 역사는 품이 넓다. 각 나라의 역사뿐 아니라 인물 그리고 도시, 건축 모든 분야에 다 역사가 있다.”


하고 싶은 것과 행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새로운 도전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사실 경제적으로 생각하면 할 만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마음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즈니스로 하지 않으면서도 비즈니스를 잘해야 하는 그런 어려움이 있다. 계획을 갖고 해나가는 일이라기보다는 ‘적응’이라 생각한다.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것. 이것저것 다 시도하면서 채워나갈 생각이다.”



곳곳에서 백 대표의 손길이 느껴진다.
혼자서 해내는 편인가.


“주변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영추문 앞 역사책방’이라는 이름도 지인과 대화 도중 탄생했다. 단순히 ‘역사책방’이라고 하는 것보다 수식어를 붙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서 지어졌다. 박물관장 하시던 지인께서 직접 글자도 써 주셨다. 입구에 있는 원형 책꽂이는 ‘역사의 수레바퀴’라고 부르는데, 한 손님이 지어주신 거고.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아이디어가 나온다.”


역사책만의 매력이 뭘까.

“재미라고 생각한다. 역사책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교훈이나 엄청난 의미를 얻으려고 역사책을 읽는 게 아니라 그 반대다. 재미있게 읽다 보면 자연스레 깨닫게 되는 게 있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책으로 알게 되는 그 재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역사를 친숙하게 느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최근 많이 나가는 책이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다. 주제도 내용도 어려운데 이런 걸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낸 작가의 힘이 놀랍다. 여러 명의 ‘유시민 작가’가 나오면 좋겠다. 학자들의 연구도 필요하지만 그걸 대중적으로 전달하는 글을 쓰는 지식인의 역할이 최근 들어 더욱 중요해졌다.”


화두가 되었으면 하는 역사 분야는.

“빅 히스토리(거대사) 시리즈. 거대사라는 게 아직 우리나라에는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를테면 《총,균,쇠》 같은 게 거대사다. 인간이 노력해서 강대국을 만들고 그러지 못한 나라들은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자연환경처럼 주어진 조건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를 넓게 봐야 한다는 거다. 우주, 지구, 생명의 역사 등 학문의 경계를 넘어 통섭적으로 바라보는 게 거대사다.”

백영란 대표가 추천하는 딱 한 권의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국사》


꼭 알아야 할 미국 역사의 핵심 사건들을 재미있게 풀어낸 만화. 어려운 이야기를 말랑말랑하게 다뤄낸 덕분에 역사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
  •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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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dzojojo   ( 2018-09-29 ) 찬성 : 5 반대 : 4
여태까지 우리말 속에 들어와 있는 일본식 표현과 단어를 없애자는 판인데 굳이 일본말 오타쿠를 덕후라고 써야 하나? 외래어로 쓰려면 생소한 오타쿠보다는 마니아라고 쓰면 지구상의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들을 터이니 오히려 경제성이라도 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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