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청년 기업가들

스타트업계의 신화 ‘토스’ 만든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

기술혁신을 꿈꾼 치과의사, 송금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서비스 누적 가입자 수 900만 명 돌파, 앱 누적 다운로드 숫자 1900만 건 돌파, 중앙일간지 선정 IT&Tech 2030 파워리더, 포브스가 선정한 2017년 비상할 한국 스타트업. 2018년 여름, 이승건 핀테크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의 이름 앞에 놓일 수식어는 많다. 그 가운데 그가 여전히 가장 선호하는 건 간편 송금 앱 ‘토스’ 개발자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계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핀테크 산업에 뛰어든 지 2년 만에 비바리퍼블리카를 기업가치 1조 원에 육박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 회사는 현재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유니콘 클럽’ 입성을 목전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신한금융투자와 손잡고 자산운용 시장에도 간접 진출했으며 대출, 개인 간 거래(P2P), 신용카드 명세 보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베트남·필리핀으로의 해외사업 진출도 모색 중일 만큼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이 대표는 외부와의 접촉도 줄여가며 밤낮없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과 의사였던 그가 생소한 분야인 핀테크로 뛰어들게 된 건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2007년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한 뒤 바로 삼성의료원에서 전공의로 근무를 시작했다. 매일 환자들을 만나고 전문 영역을 연구하며 바쁜 생활을 이어갔지만 그는 “마음에 뭔가 비어 있는 게 생겼다”고 말했다. 자신의 기술로 사회에 헌신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장애인 치과에서도 오래 일했습니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보람찼지만, 여전히 뭔가가 허전했어요.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남들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이 원하는 삶을 버리고


오랜 시간 타인의 시선에 순응해 ‘안전한’ 선택을 해온 이가 갑자기 새로운 길을 찾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마침 이 대표에겐 고민하고 도전할 시간이 있었다. 3년간 공중보건의로 군 복무를 하며 독서 모임에도 나가고 그간 하지 못했던 프로그래밍 공부도 시작했다.

“그 기간에 기술혁신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군 제대 후 아이폰을 써보고 무릎을 탁 쳤죠. ‘이런 게 세상을 바꾸는 거구나!’ 하고 말이에요.”

단순한 디자인과 기능 속에 직관적 운영방식을 담아낸 아이폰을 통해 기술혁신이 인간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그는 의사 가운을 벗어던졌다. 그리고 2011년 호기롭게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를 설립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라틴어로 ‘공화국 만세’라는 뜻. 프랑스 대혁명 당시 시민들이 외쳤던 구호다. 프랑스 혁명처럼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자는 뜻을 담은 사명이었다.

약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그가 처음 내놓은 것은 모바일 기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울라블라’였다. 당시로선 새로운 기술이었던 ‘태깅(tagging)’을 도입한 서비스로, 출시 당시 반짝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곧 페이스북에서 비슷한 기능이 나오면서 시장에서 잊혔다.

성공의 열매는 쉽게 열리지 않았다. 3년간 8번의 실패가 이어졌다. 카카오톡과 채팅플러스 제휴를 맺기도 하고, 이름 없이 사라진 설문조사 앱을 만들기도 했다. 잇따른 실패를 겪으며 그도, 그의 팀도 지쳐갈 때쯤 이 대표는 다시 한번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그때까지는 내가 하고 싶은 것 위주로 사업을 했던 것 같아요. ‘소비자가, 사용자가 지금 원하는 게 뭘까’에 집중해보기로 했습니다.”


카카오뱅크 + 케이뱅크 ‹ 토스 고객

2013년 그는 ‘고스트 프로토콜(ghost protocol)’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무작정 아이디어를 받아 사업화할 만한 것을 추려낸 뒤 일단 다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때 선정된 아이디어는 총 여덟 개. 토스는 여덟 개 중 마지막 아이디어였다.

2013년 12월 토스의 테스트용 홈페이지가 열렸다. 이 페이지는 부족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이듬해 3월부터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베타 서비스 출시 후 매주 50%의 성장세를 보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빠른 성장 뒤엔 지난 3년간의 뼈저린 실패의 경험이 농축돼 있었다.

토스 첫 출시 후 4년 반이 넘는 시간이 흐른 2018년 7월, 토스에 가입한 회원의 수는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고객 수를 합친 것보다도 100만 명 이상 많다. “전통 금융회사와 경쟁 대신 제휴를, 사용하기 편한 플랫폼을 택한 결과”라고 이 대표는 말한다.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은행, 결제업체, 통신사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 일정에 52개 기업 대표단 중 한 명으로 그가 동행한 것은, 의사 가운 대신 선택한 그 길이 절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한 것이기도 했다. 대학 특강 섭외 1순위로도 꼽히는 그는 스타트업을 꿈꾸는 많은 청년에게 늘 같은 말을 해준다.

“청년들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용기 있게 그걸 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엔 고생하겠지만, 몇 년만 지나면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돈도 많이 벌 수 있고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말도 안 되는 역량이 나오는 것 같아요. 자신의 잠재력을 믿어보세요.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 스타트업의 가능성은 시작됩니다. 그에 대한 대가로 나도 풍요롭게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을 풍요롭게, 나도 풍요롭게


비바리퍼블리카에서 2015년 2월에 론칭한 토스는 송금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은행에 직접 방문해 송금해야 했지만, 온라인 뱅킹이 확산되며 집에서 클릭만으로 가능하게 됐다. 다만, 온라인 뱅킹으로 누군가에게 송금을 하려면 여전히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은행 웹사이트에 공인인증서를 등록하고 수많은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상대방 계좌번호, 내 계좌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보안카드 비밀번호 등을 더 입력해야 한다.

토스는 이 단계를 간소화했다. 토스 앱을 모바일에 설치한 뒤 ARS 등을 통해 자신을 인증하면 송금 준비가 끝난다. 송금 금액을 누르고 상대방 계좌 정보나 전화번호를 선택하면 송금이 완료된다. 송금할 상대방의 모바일에 토스 앱이 없어도 괜찮고, 공인인증서는 필요 없다.
  • 201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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