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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의 무명 설움 딛고 ‘한류 스타’로 비상

가수 황치열

중국에서 ‘황쯔리에(황치열) 신드롬’이라 불리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황치열.
영화 같지만 그는 6개월 만에 9년의 무명 시절을 이겨내고 중국 대륙을 사로잡는 한류 스타가 됐다. 음악 예능 프로그램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를 거쳐 중국판 〈나는 가수다(我是歌手)〉에서 한국인 가수로 첫 1위를 차지하면서 대중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사진제공 : HOW엔터테인먼트
황치열은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았다. 2007년 2월 첫 디지털 싱글 앨범 〈치열(致列)〉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데뷔 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고, 이렇다 할 방송활동도 하지 못한 채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꿈을 포기할 법한 오랜 시간이었지만 그는 ‘가수’라는 꿈을 놓지 않았다. 어떻게든 그 꿈의 언저리에 머물기 위해 노력했다. 차선책으로 음대 입시생과 아이돌 연습생을 가르치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며 꾸준히 노래해왔다. 이 때문에 가요계에선 그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아이돌 ‘제자’가 많다. 걸 그룹 ‘러블리즈’와 보이 그룹 ‘인피니트’ 등의 멤버가 그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우연히 2015년 음악 예능 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와 KBS2 〈불후의 명곡〉에 연이어 출연하며 비로소 이름을 알렸다. 중국판 〈나는 가수다〉의 출연은 그가 〈불후의 명곡〉에서 ‘구름 나그네’와 ‘아버지’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중국 측에서 러브콜을 보내와 성사됐다.

“갑작스레 결정된 중국행이었어요. 당시 저는 중국 활동 경력은커녕 중국어도 할 줄 몰랐지만 저 자신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노래에 담겨 있는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감정 전달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어 가사의 뜻을 이해하는 데 집중하며 중국어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경연 시작 전에는 긴장하는 모습을 다른 스태프들이 보면 걱정할까봐 화장실에 쪼그리고 앉아 얼마나 연습했는지 몰라요. 박진영의 ‘Honey’ 안무 중에는 옷을 벗는 퍼포먼스가 있었는데 그 안무도 화장실에서 떠올린 거였어요.”

황치열은 중국판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다.
황치열은 첫 번째 경연 때부터 쭉 상위권을 차지하며 매회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새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1위를 차지했던 빅뱅의 ‘뱅뱅뱅’ 무대는 영화 〈007〉 콘셉트로 꾸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중국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 광고 촬영이 이어졌고, 중국 내 전국 시청률 1위 예능 프로그램인 후난TV 〈천천향상(天天向上)〉, 명절 특집 〈춘절〉과 〈정월대보름〉 특집 쇼에 잇따라 캐스팅됐다. 그는 특유의 입담과 예능감으로 ‘대륙의 남자’라 불리며 황쯔리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경연에 참가할 때마다 노래 실력을 보여준다기보다 오히려 실력을 쌓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성적을 거둘수록 밀려드는 부담감이 대단했지요.

힘들 때 많이 울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면 할수록 저 자신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무대에서 신나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큰 무대를 통해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고요. 또 ‘언젠가 가수로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날이 올까’ 싶었던 꿈이 이뤄진 것 같아 행복했어요. 그동안 노래를 그만두지 않아 천만다행이었죠(웃음).”

중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해외 팬 미팅 투어로 바쁜 그에게 자신의 어떤 매력이 어필하는 것 같은지 묻자 “진정성을 담은 진실된 무대에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대뿐 아니라 목에 힘이 들어가거나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저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자칫 한국 가수에 대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에 늘 신중히 행동하려고 합니다.”


무명 생활을 이겨낸 ‘긍정의 힘’


평소 ‘황긍정’이라고 불리는 그는 9년의 무명 생활을 ‘소중한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지갑에 돈 한 푼 없었지만 늘 ‘잘할 수 있어’ ‘나는 성공할 거야’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구미에서 서울로 올라왔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고 생활고로 끼니를 거를 때도 있었지만 멘털이 흔들리면 그야말로 모든 게 무너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비록 지금은 힘들더라도 나중엔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스스로를 더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했어요.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할 때 노래를 가르치고 학생들과 소통했던 경험 덕분에 말을 좀 더 잘할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9년을 버티며 강해진 멘털 덕분에 중국에서 쟁쟁한 가수들과 경연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그는 “자신의 노래보다 각종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받아 왔다”며 “인지도에 비해 자신을 대표할 노래가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 6월 미니 앨범 〈Be ordinary〉를 발매했다. 가수가 신보를 발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보지만, 그에게는 특별하다. 데뷔 후 10년 만에 내놓는 첫 미니 앨범이기 때문이다.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제가 가장 잘할 수 있고, 그동안 경연 무대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제 음색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는 음악으로 앨범을 채웠습니다. 평범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사랑 이야기를 담았어요. 첫눈에 반했을 때 느끼는 설렘, 달달한 연애의 시작부터 이별까지 연애의 모든 것을 담은 앨범입니다.”

10년 만에 발표하는 앨범인 만큼 그는 ‘사랑 그 한마디’라는 자작곡을 수록했다. 정통 발라드로 자신의 처지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남자의 절절한 고백을 담은 곡이다.

쉬는 날에도 잠자는 시간을 줄여 곡 작업에 열중한다는 그는 더 다양한 장르의 곡을 만들어 황치열만의 음악적 색깔을 선보이고 싶다고 한다. 미니 앨범 발매와 함께 첫 단독 콘서트 등 국내외 활동으로 정신없이 바쁜 황치열은 “자신의 이름이 이를 치(致)에 벌일 열(列), 즉 ‘벌이면 다 된다’는 뜻”이라면서 ‘이열치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음악 경연 프로그램으로 황치열이라는 사람을 알렸다면 앞으로는 진심을 담은 노래로 현재 무명 시절을 겪고 있거나 위로가 필요한 사람,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고 싶어요. ‘지금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잘될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제가 그분들께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2017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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