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주메뉴

  • cover styory
  • focus
  • lifestyle
  • culture
  • human
  • community
    • 손글씨
    • 1등기업인물
    • 나도한마디
    • 기사제보
  • subscription

지역의 ‘인문학 별’을 키워내는 학교

섬진강인문학교 지역의 지성을 끌어올린다

글·사진 : 서경리 기자

  • 글씨 더 크게 보기
  • 글씨 더 작게 보기
국사봉이 바라보이는 순천시 황전면 비촌리의 옛 비룡초등학교 터. 폐교한 지 20여 년이 지난 학교에는 칠이 벗겨진 건물 뒤로 대나무가 성성했다.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이곳에 ‘인문학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세운다고 했을 때 모두의 첫마디가 “쉽지 않을 텐데”였다. 그의 말마따나 ‘무모함에 가까운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섬진강인문학교가 올봄 문을 열었다. 3년여의 준비 끝에 지난 4월 첫 수업을 시작했다. 지역과 인문학이 만나는 접점에서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키운다는 포부다.

“우리나라는 이 좁은 땅덩어리에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모든 것이 대도시와 수도권에 몰려 있습니다. 지방에는 시청이나 군청에 어쩌다 한 번씩 오는 양념 식의 인문학 강의 외에는 없는 게 현실이지요. 지성의 눈높이를 높이는 것이 지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첫 수업이 열리던 날 학교의 이사장을 맡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은 목소리에 자신감이 차 있었다. 인문학교는 노 전 시장이 지역을 위한 일을 고심하던 차에 구수환 KBS 프로듀서를 만나면서 구체화했다. 구 PD는 ‘수단의 슈바이처’ 故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연출한 방송인이다. 그는 “단순하게 사람을 모으기보다 지역에서 사람이 커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단 한 명이 오더라도 시도하자”고 노 전 시장의 생각에 힘을 실어주었다.

지역의 지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학교를 준비 중이라고 하자 지역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뻗어 왔다. 학교 터는 박혜범 섬진강포럼 대표와 사회적기업 너울의 우진용 이사장이 기꺼이 내주었다. 박혜범 대표는 “이 터에서 우리가 꿈꾸는 시대, 동서가 화합하고 남북이 통일하는 그 시작이 되길 바란다”며 터다지는 작업을 손수 맡았다.

왼쪽부터 김형우 기자, 구수환 PD, 최진석 교수, 노관규 전 시장, 전상직 회장.
학교 교장은 인문학자인 최진석 서강대 교수가 맡았다. 그는 문화예술 분야의 인재육성 기관인 건명원(建明苑) 초대 원장을 지내며 실천적 철학을 설파해 온 인물이다. 수도권과 지역의 지성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학교의 취지를 듣고 흔쾌히 교장직을 수락했다. 매주 토요일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에 이어 ‘왜 철학인가?’ ‘독립적 주체와 인문적 통찰’ ‘지식의 탄생’ ‘참된 인간’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외부 강사진의 첫 번째 강의와 최 교수의 두 번째 강의로 짜였다. 강사로는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장을 비롯해 구수환 KBS PD, 김형우 스포츠조선 여행전문 기자, 옛글씨 예술가 강병인씨 등이 참여한다. 섬진강인문학교의 간판에 들어가는 글씨는 강병인씨가 썼다. 강씨의 예처럼 모두가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 개강한 섬진강인문학교는 아직 초기라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4월 1일 1기 수업을 시작으로 5월 15일부터는 2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3기는 6월 3일부터다. 정문수 행정실장은 “광주, 순천, 하동 등 인근 지역은 물론 부산, 대구, 심지어 서울에서까지 수업을 듣기 위해 섬진강을 찾는다”며 “지역에서 듣기 힘든 양질의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인지 호응이 높다. 2기 수업까지 총 100명이 수업을 들었고 3기도 이미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매달 호응이 높아 교실을 늘려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노 전 시장은 “우리는 이제까지 지성적인 지도자를 키워본 적이 없다. 욕만 하고 비판만 했지. 지성인은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사람이 아니라 걱정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 자리가 지성인을 키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참여를 권했다.
  • 2017년 06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하단메뉴

상호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김창기
편집인 : 김창기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성동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