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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와 음식에 반해 태극마크 달았어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마이크 테스트위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을 대표해 우승을 다툴 선수들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이 가장 주목받는 종목들이지만 북미나 유럽에서는 아이스하키가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린다. 우리나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은 내년에 최초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한다. 미국 출신으로 한국으로 귀화한 마이크 테스트위드는 태극마크를 단 25명의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 중 한 명이다.
아이스하키는 내 운명

마이크 테스트위드(Mike Testwuide・한국명 강태산)는 미국 콜로라도 주에 있는 도시인 베일(Vail)에서 태어났다. 이 도시는 눈이 많이 와서 주민들이 겨울 스포츠를 일상적으로 즐긴다. 테스트위드의 부모님은 특히 스키를 좋아했다. 테스트위드도 자연스럽게 5살 즈음부터 스키를 탔다.

아이스하키를 알게 된 건 옆집에 사는 이웃 덕분이었다. 그 이웃의 이름은 토비 도슨(Toby Dawson)이었고,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미국 국가대표 스키 선수로 활동하며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지금은 한국에 살며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고 있다.

“토비 도슨이 형제와 아이스하키를 하며 노는 모습을 자주 봤어요. 제가 관심을 가지니 어느 날 근처에 있는 아이스하키장에 데려갔어요. 스키와 다르게 여러 사람이 함께 움직이며 경기하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경기 속도가 빠르고 한순간도 예측할 수가 없는 것이 매력적이었어요. 그렇게 아이스하키와 사랑에 빠지게 됐죠.”

취미 삼아 시작한 아이스하키는 점점 좋아졌다.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는 아이스하키로 유명한 뉴욕의 노스우드(Northwood)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갑자기 키가 엄청 자랐어요. 제 포지션은 포워드(Forward)라 큰 키보다 날쌘 몸놀림이 더 중요해요. 그래도 아이스하키는 기본적으로 상대방과 몸으로 부딪힐 일이 많은 운동이라 큰 덩치는 장점이 됐어요. 자주 연습하다 보니 경기 능력도 향상됐어요. 아이스하키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니 자연스럽게 프로 선수가 되고 싶었죠. 운동 때문에 고등학교를 여러 번 옮겼어요. 매번 학교에 적응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힘들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제 꿈은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 콜로라도 칼리지(Colorado College)에 갔다. 4년간 칼리지 아이스하키팀 소속 선수로 활동했다. 그 후 2010년에 그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Philadelphia Flyers)와 계약하며 프로 선수가 됐다.

“첫 계약의 순간은 잊을 수가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이루고 싶은 목표였거든요. 부모님과 친구들은 제가 당연히 프로 아이스하키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모두가 축하해줘서 행복했어요.”


2016 정규리그 MVP


테스트위드는 미국아이스하키리그(AHL)의 Andirondack Phantoms, Abbotsford Heat 등 여러 팀을 거치며 3년간 활동했다. 아이스하키에 대한 애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팀을 옮겨 다니는 선수 생활에 지쳤다. 그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어렸을 때 처음으로 아이스하키를 알려줬던 토비 도슨과 다시 연락이 닿았다. 그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어요. 프로 데뷔 후 몇 년이 지나니 시야를 넓히고 싶어졌어요. 원래는 유럽으로 갈 계획이었어요. 독일과 스웨덴에 있는 팀들을 고려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토비 도슨이 한국에 있는 에이전시를 연결해줬어요. 당시에 저는 한국을 잘 몰랐어요. 그런데 호기심이 생겨 한국을 잘 아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곳인지 계속 물어봤어요. 다들 좋은 곳이라고 얘기했어요. 저 역시도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확신하고 2013년에 한국으로 오게 됐습니다.”

2013년 7월부터 지금까지 그의 소속은 안양 한라다. 한국에 적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미국과 한국의 문화는 확연히 달랐지만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함께 운동하는 동료들이 친절해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마음이 편하니 경기력도 좋았다.

한국에서 지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지난해 정규 리그에서 MVP로 선정된 것이다.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참가하는 2015~2016시즌 아시아리그에서 안양 한라는 우승을 차지했다. 그 중심에 테스트위드가 있었다. 리그에 참가한 9개 팀 감독들의 투표로 뽑혔다. 46경기에 출전해 35개의 골을 기록하며 MVP 외에도 득점왕, 베스트 공격수까지 3개의 타이틀을 얻었다.


제2의 고향이 된 한국


운동 환경 외에도 한국의 문화는 그와 잘 맞았다. 특히 한국 음식은 그의 입에 딱 맞았다.

“미국에 살 때 멕시코 음식을 자주 먹었어요. 제가 매운맛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한국 음식은 그보다 더 매콤하면서도 정말 맛있어요. 제일 좋아하는 건 주꾸미볶음이에요. 문어나 오징어는 익숙한데 주꾸미는 한국에서 처음 먹어봤어요. 제 취향이에요. 또 비빔밥이나 김치볶음밥처럼 쌀 들어간 음식도 좋아요. 한국은 음식점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혼자 살아도 잘 챙겨 먹을 수 있었어요.”

그는 2015년 3월에 우리나라 국적을 갖게 됐다. 법무부에서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외국인 운동선수들의 특별귀화를 허가했다. 테스트위드가 한국에 온 지 2년이 조금 못 되었을 때다.

“귀화를 위해 올림픽과 아이스하키 관련 단체들을 여러 번 만났어요. 그들이 저에게 귀화 의지가 있냐고 물어봤어요. 한국이 편하고 한국 문화가 좋아서 큰 고민 없이 귀화하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현재 우리나라 동계올림픽 종목 귀화 선수는 열 명이다. 그중 남자 아이스하키 선수는 테스트위드를 포함해 여섯 명이다. 그들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한국 국가대표팀 구성원으로 참가한다. 지금은 2016~2017 아시아리그가 진행 중이라 선수들은 각자 자신의 팀에서 훈련하고 있다. 4월에 시즌이 끝나면 25명의 국가대표가 모여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할 예정이다. 테스트위드는 한국 대표팀이 ‘가장 많이 준비된 팀 중 하나일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2014년에 백지선 감독님이 부임하면서 대표팀은 빠르게 성장했어요. 감독님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는 선수로, 미국아이스하키리그(AHL)에서는 지도자로 지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팀을 지도해요. 그의 리더십에 모든 선수가 만족하며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결과를 장담할 순 없지만, 부담보다는 설렘을 안고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할 거예요.”
  • 2017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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