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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아니라 경험을 팝니다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

글 : 임현선 기자  / 글 : 하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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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17년 만에 전국 70여 개 도시, 950여 매장을 직영하는 국내 최대 커피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1호점 당시 40명이었던 직원은 9600여 명으로 늘었고 매출은 2015년 기준 7739억원을 기록했다. 외적 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타벅스가 오랫동안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커피 브랜드로 꼽힌다는 점이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스타벅스의 글로벌 경영 전략인 고급화, 현지화 전략에 성공한 결과다.

사진제공 : 스타벅스커피코리아
2007년부터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이석구(68) 대표를 만났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삼성코닝,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이마트, 조선호텔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일했다. 그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네 번째 대표이며 9년째 대표직을 맡고 있다. 취임 당시 1300억원대였던 매출은 6배가 늘었고 경영에 IT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장애인과 리턴맘(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 노력을 인정받아 대통령 산업포장(2013년)과 고용창출 우수기업 표창(2016년)을 받았다.


한국인들이 왜 스타벅스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나?

“스타벅스의 핵심 역량은 40년 이상 된 전문적인 로스팅 기술과 철저한 품질 관리, 자체 양성한 숙련된 바리스타들의 뛰어난 지식과 열정이다. 하루 평균 40만 명 이상의 고객들에게 고급 원두로 만든 커피를 제공하며 커피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 매장에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진동벨이 없다. 음료를 제공할 때 고객과 눈을 맞추며 전달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시작한 고객의 이름을 부르는 ‘콜 마이 네임 서비스’도 소통에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는 핵심 역량에 집중하면서 고객들이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스타벅스를 문화 기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우리의 고객은 커피가 아니라 이곳의 문화가 필요해 찾아 오는 분들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고, 지친 이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휴식과 영감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객들이 집이나 직장에 대한 관심을 잊고 쉬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편안한 ‘제3의 장소’로 이용하길 바란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4월 27일 ‘2016, 서울 꽃으로 피다’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스타벅스 텀블러, 꽃 화분, 씨앗 등을 선물로 나눠주었다.
취임 후 IT 운영과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 주력했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한국은 IT 강국이다. 다양한 디지털 경험에 익숙하다. 모바일 앱으로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하는 스마트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 오더(Siren order)’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자체 개발한 첨단 화상 주문 시스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를 통해 자동차 안에서 바리스타들과 이야기하며 주문할 수 있다. 고객과 눈을 맞추며 경청하는 스타벅스의 철학과 얼굴을 맞대고 정을 나누는 한국적 정서를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소 현장 경영을 중시한다고 들었다. 얼마나 자주 현장을 방문하나?

“취임 후 6000회가 넘게 매장을 찾았다. 매주 이틀 동안은 항상 현장을 찾아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있다. 파트너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요즘은 예고 없이 매장을 찾는다. 방문 이유는 딱 한 가지다. 고객이 만족하거나 불편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다. 칭찬할 일은 현장에서 바로 말하고, 개선할 일은 본사로 돌아온 이후 운영팀장이나 지역 매니저를 불러 귀띔해준다. 문제점과 개선책은 모든 매장에 공유하고 적용하라고 지시한다.”


구체적인 개선 사례가 있었다면?

“현장 파트너들의 개선 사안 제언에 가장 귀를 기울인다. 현재 매장에 설치된 머그 예열 시설이나 머그 전용 수납장은 현장의 소리가 즉시 반영된 결과다. 파트너들의 애로 사항도 청취한다. 매장 청소나 설거지로 힘들 파트너들을 위해 최고급 핸드크림을 비치했고, 드라이기도 갖췄다. 실용적인 절수형 수도꼭지 설치도 현장 방문을 통해 얻은 수확이다.”


이석구 대표가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로 선정된 대학로점에서 청년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 매장의 수익금 일부는 기금으로 적립돼 스타벅스 청년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쓰인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우리는 모든 임직원을 파트너라고 부른다. 신입 바리스타는 입사 후 체계적인 교육과 일정 기간 근무 후 내부 선발 과정을 거쳐 부점장, 점장, 지역 매니저 등으로 승진한다. 커피 전문가 양성을 위한 커피 마스터 프로그램을 비롯해, 커피기기, 서비스, 외국어 등 개인 역량 발전을 위한 다양한 교육 과정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해마다 우수 직원을 선발해 글로벌 커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커피 농가와 본사를 방문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많은 청년이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이다. 채용 시 무엇을 중요하게 보나?

“스타벅스는 연령, 성별, 학력,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채용을 통해 열린 직장을 추구하고 있다. 커피에 대한 열정으로 차별화된 커피 문화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인재들은 언제나 환영한다. 우리 회사는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다. 전체 점장 가운데 80%가 여성이다.”


고급화 전략 외에도 현지화 전략으로 국내에 뿌리를 내렸다. 협력사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나?

“한국 전통문화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이며 국내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2007년부터 친환경 경기미를 이용한 가공 제품을 만들었고 국내 낙농업계와 스타벅스 전용 두유, 프라푸치노(프라페) 음료 원부재료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티 전문 브랜드인 티바나 출시를 계기로 한국차중앙협의회 등과 국내 차 산업 발전에 앞장서기로 했다.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한 친환경 유기농 커피 퇴비 320톤 분량의 1만 6000포대를 농가에 지원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사회공헌은 전 세계 스타벅스 지사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매년 경상이익의 2% 이상을 사회공헌 기여금으로 집행하고 있다. 2013년 여성가족부와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 협약’을 맺고 출산, 육아, 가사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전직 점장 및 부점장 출신 인재들에게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2년에는 커피업계 최초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장애인 고용증진 협약’을 맺고 장애인 바리스타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


오랫동안 유통, 식음료업계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일했다. 고객 서비스에 남다른 철학이 있을 것 같다.

“스타벅스는 사람에 관한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취임 초부터 이 말을 마음에 되새기며 경영 방침으로 삼았다. 품질 좋은 제품만 팔면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경험을 함께 전달해야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도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단기적인 이익에서 벗어나 직원을 존중하고 고객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서비스업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경제학자 로렌스 애벗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만족을 줄 수 있는 체험”이라고 했다. 이석구 대표가 추구하는 경영 방침이 담긴 말이기도 하다. 스타벅스 매장에 가면 음료 외에도 다양한 상품을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커피가 아닌 스타벅스가 만든 공간과 다채로운 디자인의 상품을 체험하러 매장에 간다. 스타벅스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다.
  • 201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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