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주메뉴

  • cover styory
  • focus
  • lifestyle
  • culture
  • human
  • community
    • 손글씨
    • 1등기업인물
    • 나도한마디
    • 기사제보
  • subscription

모든 콘텐츠가 가치를 인정받는 세상

카카오 ‘스토리펀딩’ 운영팀

글 : 임현선 기자  / 사진 : 김선아

  • 글씨 더 크게 보기
  • 글씨 더 작게 보기
지난 9월 30일 카카오의 콘텐츠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스토리펀딩’이 시작한 지 2년 만에 70억원을 돌파했다. 스토리펀딩은 뉴스, 책, 영화, 음악, 제품 등 창작물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펀딩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오픈 플랫폼이다. 그동안 1500여 명이 참여해 750건의 이야기를 올렸고 23만여 명의 후원자들이 비용 지원으로 콘텐츠의 가치를 평가했다. 후원자 한 명당 평균 3만원씩 낸 셈이다. 스토리펀딩은 창작자들에게 꿈을 펼치고 가치를 인정받는 새로운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김귀현 총괄과 임석빈·이지현·김주영 PD를 만났다. PD는 프로듀서(producer)의 약자로 창작자와 콘텐츠를 함께 기획하고 만들며 책임진다는 의미를 지닌다.

자료제공 : 카카오
왼쪽부터 스토리펀딩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김귀현 총괄과 임석빈·김주영·이지현 PD.
창작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는 사회

“2013년 12월 회사에서 콘텐츠 유료화 전략팀을 만들었어요. 창작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는 시스템과 사회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에는 동감했지만, 정말 막막했죠. 해외 유명 언론사들도 콘텐츠 유료화 전략엔 모두 실패했으니까요. 킥스타터 같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연구하면서 가능성을 찾았어요. 뉴스펀딩을 첫 아이템으로 정한 이유는 많은 이에게 영향을 미치고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분야가 뉴스라고 생각해서였어요. 기획에 참여한 직원들이 대부분 기자 출신이어서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기도 했죠.”(김귀현)

김귀현 총괄과 임석빈 PD는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주요 일간지, 주간지, 인터넷 언론사 등을 돌며 뉴스펀딩 서비스를 설명하고 기자들의 참여를 부탁했다. 실체가 없으니 참여하기로 했다가 어긋난 경우도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2014년 9월 뉴스펀딩 서비스로 일반인에게 선보였다. 카카오는 창작자에게 플랫폼 이용 대가로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나머지는 모두 돌려주는 방식이다. 김 총괄은 “(그해) 연말까지 5000만원을 모으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틀 만에 목표액을 넘겼다”며 “콘텐츠만 좋으면 독자들이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음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기자 한 명이 10억원 이상의 후원금을 모으는 사례도 생겼다. 콘텐츠를 유료화했을 때 돈이 모이는 분야는 무협, ‘19금’ 로맨스, 스릴러 장르문학에 불과하다는 일종의 통념이 깨진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공익적인 가치가 담긴 뉴스 외에도 이름 없는 이들의 소박한 일상이 소개된 글에도 댓글을 쓰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행동으로 관심을 보이고 후원금을 냈다. 뉴스펀딩은 2015년 10월 스토리펀딩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금의 모습으로 재정리되었다. 저널리즘, 캠페인, 라이프, 출판, 아트, 스타트업 등 6개 카테고리로 구분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200여 개의 언론사와 법인 계약을 맺고 뉴스를 소개하는 한편, 유명 창작자가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버튼을 만들었다. 누구라도 형식, 내용의 제약 없이 지원하기 프로그램을 통해 스토리펀딩에 창작물을 올릴 수 있다. 단 공익적 가치를 훼손한다고 판단되는 콘텐츠는 제외된다. 요즘에는 ‘지원하기’를 통해 하루 평균 7~8건이 접수되고 있다.

김주영 PD는 “일반인의 스토리펀딩 데뷔를 돕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3D 프린터로 전자 의수를 제작하는 이상호씨, 지방대학 시간강사 이야기, 왕따 학생에서 벗어나 시집을 출간하게 된 고등학생의 스토리펀딩이 김 PD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그는 일반인 스토리펀딩 사례 가운데 전자 의수를 제작하는 이상호씨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이상호씨는 인터넷을 통해 팔이 절단된 장애인의 사연을 접한 뒤 재능 기부 형태로 3D 프린팅 기술로 의수를 제작하는 과정을 스토리펀딩에 연재했다. 이씨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전자 의수 가격을 100만원대로 낮춰 제작해 사연을 보낸 이에게 제공했다. 감동한 후원자들이 이씨에게 보낸 후원금은 1000만원이 넘었다. 이후 이씨는 재능기부로 시작한 일을 본격적인 사업으로 발전시켰고 세계 전자 의수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이상호씨는 이공계열 전공자인데, 처음엔 글쓰기에 대한 부담 때문에 연재를 거부했어요. 네 번이나 작업실로 찾아가 부탁했습니다. 이상호씨는 스토리펀딩을 통해 새로운 업을 찾았고, 비싼 가격 때문에 전자 의수를 포기했던 많은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게 됐습니다. 조만간 분쟁지역인 시리아에 전자 의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소설 같은 이야기의 힘

김귀현 총괄은 특정 계층의 관심을 끄는 특정 주제로 콘텐츠를 생산하면 펀딩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최근 김 PD는 서울문화재단에서 추천한 30대 아티스트 40명을 응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작가들이 그들의 창작 과정부터 작품 완성과 판매까지 전 과정을 스토리펀딩에 연재하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작가의 작업 과정을 지켜보면서 후원금을 내는 분도 있고 실제로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온라인상에 일종의 갤러리가 만들어진 셈인데요, 작가들은 자신의 예술 세계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반응입니다.”

2015년 2월 카카오에 입사해 스토리펀딩 운영에 합류한 이지현 PD는 7년간 경제부 기자로 일했다. 2014년 뉴스펀딩 서비스 초기에 콘텐츠 생산자로 참여한 적이 있다. ‘사회 초년생을 위한 재테크 방법’을 주제로 글을 올렸다.

“후원금은 적었지만 잊지 못할 경험을 했어요. 한 번 글을 올리면 100여 개의 댓글이 달려요. 제가 쓴 기사가 그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건 처음이었어요(웃음).”

현재 이 PD는 ‘하트펀딩’과 셀럽(유명인) 분야를 맡고 있다. 유명 인사들이 후원자들과 함께 공익적인 일을 하도록 기획하고 돕는 일이다.

“다른 분야처럼 후원금을 모으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사람들이 하트(좋아요)를 눌러서 많은 수가 쌓이면 새로운 이벤트를 하거나 콘텐츠가 만들어지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정유정 작가는 하트 수가 200만 개가 넘으면 《종의 기원》 프리퀄을 쓰겠다고 공약했다. 단 몇 분 만에 하트 수가 200만 개를 넘기자, 작가는 참여자들을 위해 프리퀄을 썼다. 한류 스타 이민호는 하트 수가 200만 개를 넘으면 초등학생들에게 투명 우산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단숨에 하트 수는 300만 개가 넘었고, 이민호는 자비로 10개 초등학교에 각 600개의 투명 우산을 제공했다. 이밖에 스토리펀딩 운영팀은 ‘곰신문학상’을 운영하고 있다. 군대에 애인, 가족을 보낸 이들이 올린 시를 소개했을 때 수많은 하트가 모이면 복무 중인 부대에 롯데리아의 협찬을 받아 햄버거를 제공하는 이벤트다.

“후원자 중에는 30~50대가 가장 많지만, 콘텐츠에 따라 후원금을 낸 연령대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고 자신이 관심 있는 콘텐츠에 기꺼이 돈을 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임석빈)

“콘텐츠 유료화 시장에서는 마이크로 타깃(micro-target) 된 고객이 중요합니다. 특정 계층의 관심을 끄는 특정 주제로 콘텐츠를 생산하면 펀딩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그 선을 대략 1000명으로 봅니다. 후원 금액이 높은 콘텐츠의 공통점을 살펴보니 소설 같은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몰입하게 만드는 힘은 결국 이야기 전달 능력이었습니다.”(김귀현)

인터넷 보급률이 낮고 무료 신문이 나오기 전인 1990년대 말까지 많은 이들이 신문, 책, 영상물 등을 당연히 사서 봐야 하는 것으로 여겼다. 스토리펀딩의 성과는 창작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할 수 있는 조건이 주어진다면 창작물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이에 부응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소규모 후원이나 투자 등의 목적으로 다수의 개인에게 자금을 모으는 행위.
  • 2016년 11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하단메뉴

상호 : (주)조선뉴스프레스 | 대표이사 : 김창기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 통신판매 신고번호 : 제2015-서울마포-0073호
서울 마포구 상암산로 34 DMC 디지털큐브빌딩 13층 Tel : 02)724-6834, Fax : 02)724-682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현선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