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 솔튼페이퍼 + 김이지

닮은 점이 많아 더 달달한 노래

글 : 유슬기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지기지우’, 자신의 소리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오 달아라〉라는 노래를 함께 한 솔튼페이퍼와 김이지(꽃잠프로젝트)의 사이가 그렇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하는 소리, 덕분에 두 사람은 음악이라는 긴 여정을 함께 할 좋은 친구가 되었다.
〈오 달아라〉라는 노래가 있다. 꿀이 떨어질 것 같은 사랑 노래인데, 막상 이들의 고백은 잔잔하고 담담하다. ‘넌 모든 것을 주고 숨 쉬게 해주고 날 안으러 온다 / 난 너에게 기대고 부족한 마음으로 내 안에 잠든다’는 가사는 클래지콰이의 호란이 적었다. 노래를 부르는 솔튼페이퍼와 꽃잠프로젝트의 김이지는 실제로 서로에게 기대듯이 소리를 만들어 낸다. 한 사람의 소리가 더 튀는 법도 없고, 다른 사람의 소리가 묻히는 법도 없이 노래를 주고받는다.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먼저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은 음악을 한다. 첫 시작은 대형 기획사의 연습생이었으나 획일화된 시스템이 맞지 않아 새로운 길을 찾았다는 성장통도 닮았다. 거기에는 성장기를 외국에서 보냈다는 점, 음악으로 둘러싸인 가정환경에서 자랐다는 점, 덕분에 다양한 나라와 장르의 음악을 흡수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 함께 작업을 하기 전부터 서로의 팬(fan)이었다는 두 사람이 솔튼페이퍼의 새 앨범 〈SPIN〉에서 만났다.


팬에서 동료로


“저희는 2년 전에 처음 만났어요. 이지를 처음 본 건 공연장에서였어요. 꽃잠프로젝트의 공연을 보는데 보컬의 목소리가 예전에는 없는, 또래의 누구와도 다른 소리였어요.”

솔튼페이퍼는 올해 서른셋, 김이지는 스물셋이다. 나이 차이나 경력의 차이와 관계없는 뮤지션으로서의 ‘끌림’이 있었다. 한편 김이지는 그 전부터 솔튼페이퍼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

두 사람은 같은 회사(플럭서스 뮤직) 식구다. 한 무대에 선 적은 없지만 서로의 공연을 지켜볼 기회는 많았다. 아직 데뷔하기 전의 김이지는 한 공연에서 그의 노래가 너무 좋아 동영상으로 찍어 보관했다. 시간이 흘러 솔튼페이퍼가 어느 날, 그 노래를 들고 와 함께 부르자고 했다. 공연 당시에는 영어 버전으로 불렀던 〈오 달아라〉였다.

솔튼페이퍼는 솔트 앤드 페이퍼(salt and paper)를 줄인 말이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소금과 종이처럼 본질적인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다. 뮤지션 이승환이 지어준 이름이다. 솔튼페이퍼가 홀로서기를 하기까지 그에게 음악적 자양분을 준 선배들이 있다. 그는 스무 살까지 미국에서 자랐다. 한국에 와서 처음 연을 맺은 뮤지션이 에픽하이의 타블로다. 당시 솔튼페이퍼는 에픽하이의 제4의 멤버로 불렸다. 2010년 ‘MYK(본명 김윤민)’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후 에픽하이와 함께 힙합 신(scene)에서 활동했고 2013년 ‘솔튼페이퍼’의 이름으로 〈러브송〉을 냈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새 출발이었다. 꽃잠프로젝트의 김이지는 학창 시절을 중국에서 보냈다. ‘꽃잠’은 신랑 신부의 첫날밤, 낮에 살풋 든 단잠 등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호란과 그룹 ‘이바디’를 함께 했던 임거정과 함께하는 프로젝트 듀오다. 그에게 음악적 자양분을 준 건 그의 부모님이다. 어릴 적 이름은 예지였다. ‘예술을 아는 아이(藝知)’가 되라는 뜻이었다.

“보컬로 활동하시기도 했고, 지금은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고 계시는 어머니는 저를 보컬로 키우고 싶어 하셨어요. 아버지는 밴드의 연주자였고요. 두 분이 어릴 적부터 다양한 음악을 많이 들려주셔서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르는 게 저에게는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이번 앨범 〈오 달아라〉는 그동안 두 사람을 키워준 자양분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 만든 음악적 열매다. 이번 노래에서 두 사람은 선후배나 프로듀서와 가수의 관계가 아니라 뮤지션 대 뮤지션으로 만났다. 무엇보다 둘은 서로에게 잘 맞는 친구였다.


솔튼페이퍼와 김이지의 홀로서기


“음악은 말로 설명하면 그 말을 시작하자마자 의미가 달라지거든요. 저는 아직 한국어가 부족한 부분도 있고요. 그런데 이지가 그걸 음악으로 이해하니까 마음이 편했어요. 함께 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없더라고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이해하니까요. 아마 서로의 취향이 비슷해서 그럴 거고 더 깊이 간다면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의 스타일이 비슷해서일 거예요.” (솔튼페이퍼)

“좋아하는 음악 취향이나 목소리에서 낼 수 있는 색깔이나 느낌이 비슷했어요. 작곡하는 사람의 느낌과 노래하는 사람의 느낌이 부딪히는 경우가 있어요. 서로의 해석이 다른 경우가 많거든요. 오빠의 곡은 처음 받았을 때 다른 설명을 듣지 않아도, ‘어떻게 불러야겠다’ ‘이렇게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샘솟았어요.” (김이지)

멜로디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던 데에는 두 사람이 이미 취향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던 점이 주효했다. 어릴 적 미국에 살던 솔튼페이퍼의 음악적 롤모델은 ‘MTV’였다. 밖에 나가기보다는 집에서 혼자 놀기를 좋아했던 그에게 그보다 더 좋은 친구는 없었다.

“혼자 집에 있는 걸 좋아하거든요. 만화나 TV를 많이 봤어요. 어렸을 때는 한국에 대해서 익히려고 한국 가요나 드라마를 봤어요. ‘소방차’나 ‘도시의 아이들’을 그때 알았죠. 그러다가 다른 나라 뮤지션들을 보게 됐어요. 마이클 잭슨이나 MC해머를 알게 된 것도 그쯤이에요. MTV는 저의 롤모델이었죠.”

이야기를 듣던 김이지가 놀랐다. 그에게도 MTV는 외로운 타국살이를 버티게 해준 비밀 친구였다. 시기와 나라는 다르지만, 혼자 방안에 앉아 음악 방송을 즐겨 보던 내성적인 두 사람이 이렇게 만났다.

“저는 초등학교 때 중국에 갔어요. 처음에 많이 힘들었어요. 어렸을 때 메탈리카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저도 MTV 마니아였거든요(웃음). 당시에는 공황장애를 느낄 정도로 수업 들어가기가 어려웠어요. 그러다 음악을 배우러 다니는 클래스에 가게 됐는데, 그땐 괜찮은 거예요. 그 전까지는 엄마가 이끌어주는 대로 했는데, 그때부터는 제 힘으로 음악을 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솔튼페이퍼의 아버지는 이노기획의 김영세 회장이다. 그도 젊은 시절에는 김민기와 더불어 ‘도비두(도시의 도깨비 두 마리)’라는 포크 듀오를 했었다. ‘진정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의 즐거움’을 아는 창의력 구루인 그는 아들이 “가슴 떨리고 설레는 일을 찾았다”는 말에 두 팔 벌리고 응원해 줬다. 김이지에게는 솔튼페이퍼와의 작업이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찾아가는 가슴 떨리고 설레는 일이었다.

“저는 미술과 음악을 같이 했어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척 즐거웠는데, 몇 시간을 하고 나면 머릿속으로 계산이 되더라고요. ‘내가 몇 시간을 했구나, 몇 시간을 더 해야겠다.’ 그런데 음악을 하면 그런 계산이 없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찾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작업을 완성하거든요. 뮤지션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는 것 같아요.”

끝으로 두 사람이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이지는 남들과 다른 목소리를 지녔어요. 그러니까 이제껏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경지를 여는 보컬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함께 작업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보컬이에요.” (솔튼페이퍼)

“제가 그런 여성 뮤지션이, 오빠가 그런 남성 뮤지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이지)

솔튼페이퍼와 꽃잠프로젝트가 함께하는 전국 도시 클럽 공연은 6월 24일 대전을 시작으로, 전주(6월 25일), 대구(7월 1일), 부산(7월 2일)에서 이어진다.
  • 2016년 07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