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2억 명 ‘카카오’ 임지훈 신임대표

IT업계 지각변동 예고하는 모바일 세대 첫 CEO

사진제공 : 카카오
작년 10월, 국내 2위 포털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업체인 카카오가 합병하면서 ‘다음카카오’가 설립됐다. 국내 1위 인터넷 업체인 네이버에 대응하기 위해 양사가 힘을 합친다는 것이었다. 이용자 수가 약 2억 명인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시가 총액이 7조5000억원에 달한다. 합병 1년이 지나는 동안 이 회사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우선 회사 이름을 다음카카오에서 카카오로 바꿨다. 모바일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더 큰 변화는 선장이 바뀐 점이었다. 합병 이후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이석우·최세훈 공동 대표 체제였다. 두 사람은 각각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대표이사로 오랫동안 IT(정보기술)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지난 8월 전격적으로 새로운 대표이사를 내정했고, 9월 23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을 완료했다. 이 새로운 대표이사가 바로 한국 IT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35세 최고경영자(CEO) 임지훈 대표다. 그는 과연 누구이며, 그가 이끌어갈 카카오의 미래는 어떻게 변해갈까.


시가 총액 7조5000억 회사의 사령탑

임 대표는 그동안 IT업계에서 투자전문가로 이름을 떨친 인물이다. 카이스트 산업공학과를 최우수로 졸업하고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와 NHN(현 네이버) 기획팀을 거친 그는 이후 수년간 벤처투자가로 활동했다. 임 대표가 투자한 업체 중 가장 성공을 거둔 곳 중 하나가 바로 국민게임 ‘애니팡’을 개발한 선데이토즈다. 당시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의 심사역으로 일하고 있던 그는 2010년 30억원을 미리 투자하면서 선데이토즈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애니팡이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성공을 거둔 것이 2012년 하반기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무려 2년 앞서서 투자한 것이다.

카카오의 김범수 이사회 의장과 인연을 맺은 것도 비슷한 시기였다. 2011년 카카오는 전자상거래 업체 로티플의 인수를 추진 중이었는데, 이 회사에 이미 투자했던 임 대표가 카카오와의 협상 상대로 나섰다. 당시 김 의장은 임 대표의 협상 능력과 기업을 분석하는 시각 등에 대해 눈여겨봤다고 한다.

이후 김 의장은 2012년 사재를 털어 벤처투자업체인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했고, 서른두 살이던 임 대표를 이 회사의 대표로 영입했다. 두 사람은 거의 매주 만나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면서 사업 현안에 대한 논의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임 대표는 카카오의 주요 경영 결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고 한다. 이를 통해 회사 밖에서 자연스럽게 카카오의 경영자로 육성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카카오 외부에 있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김범수 키드(kid)”라고 말한다.

IT업계에서는 임 대표에 대해 “투자자가 경영자로 변신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계속 내비치는 중이다. 성공할 만한 아이템은 잘 찾지만, 이를 성공시킬 때까지의 과정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규모 조직과 사업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한 IT업체 관계자는 “아직 사내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못한 인물을 CEO로 내세우는 것은 일반 기업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결정”이라면서 “그것도 경영자 출신이 아니라 투자자 출신을 내세운 것은 상당히 놀라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평소 임 대표가 중요시 여기는 가치로 ‘사람’을 꼽는다는 점에서 조직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는 벤처투자자 시절부터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이라고 강조해왔다. 단순히 재무제표나 사업 아이템으로 투자 기업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역량이나 조직 내부의 관계 등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매달 스타트업 대표들이 모이는 ‘케이큐브 패밀리데이’를 열어 투자한 업체 대표들과 관계를 지속해왔다. 이런 그의 모습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기업과 조직 전반을 아우르는 경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카카오 내부에서는 “그동안 IT업계에서 볼 수 없던 모바일 세대 CEO”라는 말도 나온다. 스마트폰·모바일 기반으로 IT업계는 급격히 변해가는데, 기존 포털이나 인터넷 시절에 멈춰 있는 인물들이 CEO를 맡으면 오히려 퇴보한다는 것이다. 한 카카오 관계자는 “대표이사 내정에서 가장 중요시된 기준이 바로 모바일 세대 출신이라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사회와 주총을 통해 선임된 임 대표는 본격적으로 카카오 대표이사로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금까지는 내부 조직을 추스리는 데 집중해왔다.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를 운영하는 팀과 셀(cell) 단위 조직원들과 한 번씩 미팅을 갖고 사업을 점검했다. 미리 면담을 신청한 100명의 직원들과 각각 일대일 면담을 하면서 회사 운영 전반에 대한 논의도 했다고 한다. 임 대표는 지난 10월 2일 카카오의 콘텐츠 게시 서비스인 ‘브런치’에 글을 올려 그동안 중단해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의 소통도 재개할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은 내정자 신분으로 자중해왔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 2015년 11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