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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대 음악평론가

미국에서 이름 떨친 K팝 전문가

글·사진 : 서경리 기자

음악평론가 김영대. K팝 열풍이나 빌보드 차트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기사를 접해본 이라면 그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최근 쏟아지는 K팝의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그가 등장한다.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김영대 평론가는 10년여 동안 미국에 머무르며 해외 팝 시장의 동향을 한국에 알리고, 역으로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해외에 전파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해왔다. 한국 대중음악 관련 박사 논문을 마치고 지난여름 귀국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를 경기도 파주의 자택에서 만났다.
말 그대로 K팝 열풍이다. 팝스타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빌보드 아티스트100 차트에서 1위와 2위를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나란히 차지했다.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는 방탄소년단의 곡이 1, 2위를 휩쓸기도 했다. 이런 뉴스가 연일 쏟아지다 보니 궁금증도 생긴다. 해외에서 느끼는 K팝의 열풍은 어느 정도일까.

“글로벌 200차트에 BTS와 블랙핑크가 자리하고 있어요. 미국이라는 틀을 걷어내고 글로벌 음악 산업을 전체로 보면, 지금 한국 대중음악이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K팝의 부상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 외에도 아이돌, 걸그룹의 진출이 지속되어왔고, 최근 미국 산업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장르임에 분명하다. K팝이 세계 음반 시장의 문을 두드린 지 20여 년. 그동안 수많은 실패도 있었지만, 경험을 거름 삼아 자체적인 변화와 개혁을 거듭하며 지금의 성과를 이뤄냈다는 게 김영대 평론가의 말이다.

김영대 평론가는 뉴욕 매거진 《벌처(vulture)》나 음악 채널 MTV 공식 계정 등에 영문으로 음악 칼럼을 게재했다. 방탄소년단은 물론 한국 힙합, 아이돌, 걸그룹, 한국계 미국인 뮤지션에 관한 이야기를 두루 썼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음악평론가가 거의 없어요. 그렇다 보니 K팝이 세계 음악 시장을 휩쓸며 미국에서 담론으로 떠오르고 있는데도 전문적인 평론이 부족하죠. 해외에서는 K팝 아이돌이라는 협소한 분야 안에서 이야기합니다. 한류 이전 시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죠. 미국 언론에서는 아이돌을 K팝의 전부라 생각하거나,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착각해요. 편견을 갖고 폄하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는 경우도 있고요. 답답하던 차에 방탄소년단이 뜨면서 전문적인 평론이 필요하다 보니 미국에 있던 제가 나설 수 있었습니다.”


SNS 등에서 ‘투째지’로 활동

소위 ‘X세대’로 불리는 70년대생 김영대 평론가는 한국 대중음악에 ‘모던 K팝’ 열풍을 불러일으킨 서태지의 등장을 몸소 겪은 세대다. 음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겼던 그는 90년대 중반 PC통신 시절부터 나우누리에 음악 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다. 특히 재즈 음악을 좋아해 음악 강호들 사이에서 마니아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활동명은 ‘투째지’. 지금도 그는 동명의 필명으로 SNS와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가 평론가 대열에 이름을 올린 건 2006년. 《90년대를 빛낸 명반 50》에 공동 저자로 참여하면서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팬심’은 “신해철과 015B, 윤상에서 끝났다”고 말한다. 책을 낸 후 음악 전문 잡지와 신문에 대중음악 평론을 연재하던 그는 홀연 2007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음악 평론 전문가로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였다.

“미국 음악 산업을 현장에서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음악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워싱턴대학에서 음악학을 전공했어요. 클래식 음악부터 세계 음악사, 음악이론을 공부하며 다양한 음악 장르를 접하고 기초를 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10월 미국 LA에서 열린 ‘2020 빌보드 뮤직어워드’의 Mnet 생중계 방송. 방송인 오상진, 안현모가 진행과 통역을 담당, 음악평론가 김영대가 해설자로 함께했다. ‘2020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로, 이날 방탄소년단은 4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에 이름 올렸다.
‘국뽕’ 뺀 K팝의 위상은?

김영대 평론가가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은 건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팝 시장을 휩쓸 때였다. 당시 한류 열풍을 타고 K팝 시장이 열리던 시점이었다. K팝을 전문적으로 평론해줄 칼럼니스트가 요구되던 때, 그는 마침 미국에 있었다. 한국 언론에서도 앞다퉈 그를 찾았다. K팝이 미국에서 진짜 성공한 것이 맞는지, 일명 ‘국뽕’은 아닌지와 같은 궁금증에 대해 그는 현장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바를 들어 명쾌하게 평론했다.

“싸이가 K팝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건 분명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고, K팝의 정착은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K팝이 미국 팝 시장에서 하나의 매니악한 하위문화로 자리 잡는 과정이었다고 봐요. 상업적인 성과를 올린 정도죠. 아시아계 문화를 좋아하는 덕후들 사이에서 듣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할까요. K팝이라기보다 한류 문화의 하나죠. 물론 동방신기, 빅뱅, 투애니원, 슈퍼주니어 등이 등장하면서 독자적인 힘도 생겨났어요. 분명한 건 방탄소년단이 그 물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는 거죠.”


최고의 BTS 전문가

김영대 평론가는 방탄소년단 팬 ‘아미’ 사이에서 ‘BTS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해 방탄소년단 데뷔 이후 현재까지 발매된 열여섯 장의 앨범 전곡을 리뷰하고 미국 현지에서 본 방탄소년단 신드롬의 실체를 분석한 책 《BTS : THE REVIEW》를 펴낸 게 주효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방탄 덕후, 혹은 늦덕을 위한 친절한 해설집’이라 불리며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방탄소년단이라는 아티스트를 알리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되어 책을 썼어요. 단순하게 방탄소년단을 좋아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엮어 팔릴 법한 책을 펴내는 건 의미 없죠. 평론가의 일이란 그래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지금 이 시점에 하는 이야기가 의미 있어야 하죠.”

김영대 평론가는 글을 쓸 때만은 냉정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최근에는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발행하는 주간지를 통해 K팝 아이돌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그룹 NCT와 블랙핑크를 소개했고, 10회 분량의 연재가 끝나면 원고를 모두 모아 책을 낼 계획이다. 또 방탄소년단의 앨범 리뷰 후속작도 준비 중이다. 이번 책에는 각 멤버에 대해 느낀 바를 상세하게 풀어낼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음악 평론의 세대교체

2000년대 음악 시장은 아이돌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평론의 대상이 바뀌면서 평론계에서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0월 Mnet에서 방영한 ‘2020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도 그렇다. 평론가로 해설을 맡은 김영대 평론가는 최근 활동이 두드러진 해외 팝스타의 연대기나 비화를 줄줄 풀어내는가 하면, 방탄소년단의 수상이 갖는 의미를 전문가의 시선에서 풀어냈다. 그동안 해외 팝음악 시상식 해설에서 빠지지 않았던 배철수와 임진모가 아닌, 김영대 평론가가 자리한 건 ‘음악 평론의 세대교체’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세대교체는 분명 이뤄지고 있어요. 다만 사람이 사람을 대체한다는 개념보다 평론의 대상이 바뀌었다는 게 맞죠. 과거 대중음악은 90년대 작가주의 인디음악이 주가 되다 보니 사회성 짙은 음악들에 최적화된 평론이었어요. 하지만 2000년대 이후 K팝이 산업화되며 프레임이 바뀌었죠. 저명한 평론가 강헌조차 내가 알고 있는 음악 평론으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할 정도예요.”

그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음악 담론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2009년 시작한 그의 트위터 팔로워는 3만 8000명이 넘고, 2013년 시작한 유튜브 채널도 구독자가 2만 명을 넘어섰다. 그는 스스로 ‘K팝 신’에서 유머러스한 인물로 자신의 이미지를 가져가면서 팬들과 눈높이를 맞춰 이야기하고 통찰력 있는 평론을 전한다.

이제 음악 평론은 팟캐스트나 유튜브, SNS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이루어진다. “우리가 기존에 알던 평론가는 이제 없다”는 그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와닿는다.
  •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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