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트렌드의 모든 것 中

《트렌드 코리아 2021》

“코로나 사태로 바뀌는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다”

대한민국은 트렌드 공화국이다. 10월 말부터 트렌드 관련 서적이 쏟아지는데, 해마다 트렌드 서적을 내는 곳이 10여 곳에 이른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대학내일20대연구소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김용섭 소장의 《라이프 트렌드》, 한국경제신문 《대한민국 트렌드》, 다음소프트 《트렌드 노트》, 코트라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등이 대표적. 해마다 두툼한 책 한 권을 채울 만큼 새로운 트렌드가 과연 나올까 싶은데, 각각의 책은 한 해 동안 있었던 트렌디한 사례로 300여 페이지를 꽉 채운다. 책의 내용은 큰 틀에서 대동소이하지만, 용어와 사례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똑같은 현상을 누가 더 잘 개념화해서 신박한 신조어를 제시하느냐의 게임처럼 보이기도 한다.
2021 트렌드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키워드는 ▲코로나 이후 새로운 기준이 된 ‘안전 감수성’ ▲재택근무가 이끄는 업(業)의 변화 ▲운동 붐이 이끄는 ‘일상력’ ▲‘공정 가치’에 민감한 MZ세대 ▲집의 기능적 변화에 따른 인테리어 시장 성장 ▲‘동네 문화’의 부활 ▲챌린지와 밈 열풍 ▲‘세계관’ 놀이가 이끄는 마케팅 ▲중고 거래 시장의 부흥 ▲기후·환경·생태 등 거대 담론의 부상 등이다.
대표적인 트렌드 관련 서적 세 권을 꼭꼭 씹어 읽은 후 핵심만 소개한다. 트렌드를 라이프스타일로 접근한 김용섭 소장의 《라이프 트렌드》, 트렌드 분석서의 대표인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요즘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가 말하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가 그것이다.
트렌드 관련 대표 서적. 경영, 마케팅, 트렌드 리더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의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매년 발간한다. 2008년 《트렌드 코리아》 발간 이후 열네 번째다.

2021년의 키워드이자 부제는 ‘COWBOY HERO’. 날뛰는 야생의 소를 능숙하게 길들여내는 카우보이처럼, 날뛰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잡아내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았다. HERO는 헌신적인 희생을 보여준 의료진과 시민들 같은 영웅을 지칭한다. 코로나 사태로 바뀌는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라는 게 전체를 꿰뚫는 메시지다. 2020년의 10대 트렌드 상품으로는 1990년대, 국내 여행, 기생충, 무선 이어폰, 배달 서비스, 지역 화폐, 트로트, 화상 커뮤니케이션, KF마스크, OTT 서비스를 꼽았다. 다음은 2021년 열 개의 트렌드다.


1. 브이노믹스(V-nomics)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바꾸게 될 경제를 말한다. 코로나 시국에서는 기본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화장품 역시 마찬가지. 스킨케어 제품 매출 증가가 눈에 띄는데, CJ올리브영의 경우 ‘토너’가 전년 동기 대비 60% 많이 팔렸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코로나 시국에서 선택은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적응하거나 죽거나”. 세계적인 희생은 새로운 시대를 만들 분기점 내지 기회가 될 수 있다.


2. 레이어드 홈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 룩’처럼, 집에 새로운 층위의 기능을 덧대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는 공간의 미래를 앞당겼다. 집은 다기능의 역할을 갖는다. 먹고 자고 사고 놀고 운동하고 공부하고 휴식하는 모든 활동이 집에서 이루어진다. 이는 위생 가전, 가구, 인테리어 산업의 발전을 가져왔다. 환금성 높은 자산으로서의 욕망의 대상이 되어버린 ‘하우스’가 삶을 영위하는 ‘홈’으로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3. 자본주의 키즈

돈과 소비에 대한 편견이 없는 새로운 소비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광고, 시장, 금융 등 자본주의적 요소에 친숙하고 자본주의 생리를 몸으로 체득한 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성장한 것. 이들은 광고에 관대하며 이를 이용할 줄 안다. PPL 혹은 앞광고는 넘어가지만 협찬을 숨기는 뒷광고에는 격렬하게 분노한다. “돈 밝히면 못쓴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돈에 밝지 않으면 정말 ‘못쓰게’ 된다”는 게 생활신조로 자리 잡고 있다.


4. 거침없이 피보팅

피보팅(pivoting)이란 ‘축을 옮긴다’는 뜻의 스포츠 용어. 코로나 이후 사업 전환을 일컫는 중요한 경제 용어가 됐다. 기업이 자사가 보유한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며 새로운 방향으로 사업을 신속하게 전환하는 전략을 말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코로나로 줄어든 여객 수송 수요 대신 화물 수송을 늘림으로써 2020년 2분기 깜짝 흑자를 낸 일, 쌍방울이 속옷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마스크 생산을 본격화한 일 등은 대표적 피보팅 사례로 꼽힌다.


5. 롤코라이프

Z세대는 특이한 것에 반응하며 색다름을 즐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흥미를 잃고 다른 재미로 갈아탄다. 이런 라이프스타일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롤러코스터 라이프, ‘롤코라이프’로 지칭했다.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 지코의 댄스 챌린지, 밀가루 회사 곰표의 이슈몰이 등이 대표 사례. 깡의 인기 요인은 콘텐츠 자체가 아니라, 기발하고 재밌는 댓글이었다. 댓글 놀이로 재조명된 영상 콘텐츠는 끊임없이 ‘밈’으로 소비되지만, 역설적이게도 밈은 대중화되면 생명력을 잃는다.


6. #오하운, 오늘하루운동

운동 붐이 일고 있다. 등산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고, 골프·서핑 등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이들의 운동은 단순히 활동으로 끝나지 않고 인증샷, 챌린지 등으로 이어져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운동 열풍은 단순히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자기 관리에 투철한 MZ세대의 특성이기도 하다. 이들은 정체의 시대, 운동으로 성취감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MZ세대의 운동 열풍은 골프장 풍경도 바꿔놓았다. 캐디와 카트 없이 셀프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등장했다.


7. N차 신상

중고 상품은 ‘남이 쓰던 상품’이 아니라 몇 번째 받아쓰더라도 새것에 버금가는 가치를 지니게 됐다. 그래서 ‘N차 신상’이라고 부른다. 중고 상품은 MZ세대에게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됐다. 반경 6km 내에서만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는 ‘당근마켓’(당신 근처의 마켓)의 경우 1인당 월평균 24회, 하루 20분씩 사용한다. 그 외에도 ‘땡큐마켓’(중고), ‘필웨이’(명품 중고 거래 앱), ‘골마켓’(골프 마니아) 등도 있으며, 무인 중고 거래 자판기도 등장했다. 소비 기준이 ‘소유’에서 ‘사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8. CX유니버스

CX(Customer experience·고객 경험)는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 기업과 고객의 접점인 매장, 제품, 점원, 앱 등 전반적인 경험의 총체적인 흐름을 말한다. 단편적인 고객 접점 관리에 그치지 않고 마치 마블 유니버스처럼 특정 브랜드의 세계관을 공유할 때 형성된다. 도미노피자의 경우, 피자가 요리되고 배달되는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피자 추적기 ‘도미노 애니웨이’ 프로젝트로 10년 만에 주가가 320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등의 주가 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치다.


9. 레이블링 게임

사회적 접촉이 줄어들어 실존적 불안을 가중시키는 팬데믹 시대의 현대인이 자기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레이블링 게임’이라고 제시했다. 스스로를 규정하는 딱지(레이블)를 붙인 뒤, 해당 유형이 갖는 라이프스타일을 동조 및 추종함으로써 정체성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게임화된 노력을 말한다. MBTI 테스트, 꼰대레벨 테스트, 학과 테스트 등의 유행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블랙핑크 제니를 인간 샤넬에, 수지를 인간 디올에 비유하는 ‘비유화’ 역시 레이블링 게임의 일종.


10. 휴먼터치

언택트 시대일수록 ‘휴먼터치’의 필요성이 커졌다. 온라인으로 연결될수록 역설적으로 외로움이 더 커지는 디지털 패러독스다. 이 거대한 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는 진심이 담긴 ‘인간의 손길’이다. 넷플릭스의 탁월성을 만든 ‘넷플릭스 양자이론’은 콘텐츠와 관련된 정보를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수준까지 분류해 쪼개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기술이 아닌 인간의 힘이었다.
  •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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