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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을 키우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이어트부터 꿀잠까지 책임지는 생체리듬의 과학

정부장의 독서일기
누군가의 인생 책을 알게 되면 조용히 찾아 읽고 상대의 마음을 상상하는 버릇이 있다. 금융 분야에서 일을 시작해 조금은 특이한 이력의 편집자다. 책 읽는 게 일이자 즐거움인데 책 못지않게 사람도 좋아한다. 일하는 사람들이 읽어두면 좋을 책을 소개한다.
‘생체리듬의 과학’은 우리가 무엇을 먹고 얼마나 운동하느냐만큼이나 언제 식사를 시작하고 끝내며, 언제 잠을 자고 햇볕을 쬐는가가 건강한 삶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준다. 건강과의 깊은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생체리듬은 치료와 백신을 넘어 차세대 건강 관리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7년에는 생체리듬 연구자들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가 생활 패턴을 다듬어서 생체리듬에 맞춰나가다 보면 단지 몸의 군살이 정리될 뿐 아니라 체내 염증 지수가 떨어지고 면역력이 높아진다. 인간은 대자연의 일부로서 빛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밤낮에 맞게 살아갈 때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법이다.

생체리듬의 권위자이자, 미국소크생물학연구소의 사친 판다(Satchin Panda) 박사는 저서 《생체리듬의 과학》에서 빛과 수면의 연관성을 말한다.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낮에 받았던 스트레스, 과식, 신체 활동 부족도 있지만, 저녁에 실내조명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 멜라토닌 생성이 감소해 수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등을 켜지 않아도 늦게까지 영상을 보고 휴대폰을 확인하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다행히 대안이 있는데, 낮 동안에 자연광에 노출되는 것이다.

“여러분이 낮 동안(4~5시간) 해변이나 공원에서 밝은 햇빛을 받으면, 밤에 밝은 실내조명의 영향에 덜 민감해진다. … 창문이 많아 자연광이 잘 드는 실험실에서 일했을 때도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냈지만, 덕분에 매일 3시간 동안 자연광 아래서 지내는 것과 같았다. 이때도 나는 밤에 꿀잠을 잤다.”
- 《생체리듬의 과학》 4장

“나는 물만 마셔도 살이 쪄.”

이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면, 노화에 따른 신진대사율 감소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음식과 운동 중 무엇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가, 라는 논쟁은 일단락됐다. 주말에 제법 높은 산을 정복했어도 내려오면서 막걸리, 파전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뱃살은 줄지 않는다.

음식량 조절 외에 하나 더 챙겨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언제 먹는가이다. 판다 박사는 몸이 회복하고 저절로 다이어트가 되는 공복 시간으로 열네 시간을 권장한다. 다시 말해, 열 시간 내에 식사를 끝내는 시간제한 식사법이다.

생체 시계는 사실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 안에 있으며, 이 시계는 밤낮으로 다양한 시간에 수천 개의 유전자를 가동하거나 멈춘다. 그런데 하루나 이틀쯤 그 질서가 방해를 받는 것만으로도 생체 시계는 유전자에 올바른 메시지를 보내지 못한다. 결국 엉망이 된 생체 시계는 ADHD, 우울증, 불안장애, 편두통, 당뇨병, 심혈관 질환, 치매, 심지어 암에 이르기까지 온갖 병의 원인이 된다. 생체 시계 관점에서는 조금씩 먹는다든지, 밤잠을 줄여 쪽잠을 자는 습관은 바람직하지 않다. 같은 식사량과 수면이라도 ‘언제’인지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렇게 할 때, 감염과 질병에서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

‘이키가이’는 아침에 눈을 뜰 이유라는 뜻으로, 일본 장수 마을인 오키나와 사람들의 생활 철학이다. 평균 나이 115세인 이들이 하루를 보람 있게 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유명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역시 자신의 왕성한 창작 활동의 비결로 이키가이를 꼽았다.

언제 위기로 일상이 멈출지 알 수 없고, 코로나19가 초래한 언택트로 내 손에 들어오는 시간은 쌓여간다. 꼭 생산적인 활동이 아니어도, 작은 취미활동이라도 계속하면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 이키가이다. 다음은 《나이 들어가는 내가 좋습니다》에서 정리한 ‘이키가이의 10가지 규칙’이다. 은퇴 이후가 아니라도 당장의 일상에 마음의 면역력을 길러줄 지침을 소개한다.

1. 늘 활동한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손에서 놓으면 인생의 목표가 사라진다.
2. 여유를 갖는다: 서두를수록 삶의 질은 낮아진다. 천천히 걸으면 멀리 간다.
3. 배부를 때까지 먹지 않는다: 80%만 배를 채운다는 법칙을 따르자.
4. 주변을 좋은 친구들로 채운다: 함께 웃고 울어주는 친구가 최고의 치료약이다.
5. 매일 몸 관리를 하며 움직인다: 물은 흐르고 고이지 않을 때 맑은 법.
6. 미소 짓는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좋다.
7. 자연과 교감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 때로는 자연으로 돌아가 재충전이 필요하다.
8.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한다: 공기와 식량을 주는 자연에게, 또 친구와 가족에게 감사를 전한다.
9. 현재를 산다: 오늘이 가장 소중하며 기억할 만한 날로 만든다.
10. 나만의 이키가이를 따른다: 아직 찾지 못했다면 빅터 프랭클처럼 발견해나가자.

*참고 자료
《생체리듬의 과학(원제: The Circadian Code)》, 사친 판다 지음, 김수진 옮김.
《나이 들어가는 내가 좋습니다(원제: Ikigai)》, 헥토르 가르시아 등 지음, 이주영 옮김.
  • 2020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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