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타로마스터 - 타로마스터의 마스터 정회도

당신의 무의식을 읽어드립니다

글·사진 : 서경리 기자

‘그 남자의 진짜 속마음’ ‘당신의 남은 솔로 기간은?’ ‘지금 당장 하면 대박 날 일’ ‘나에게 곧 다가올 좋은 소식은?’
2030이라면 누구나 혹할 질문들이다. 이는 ‘타로 맛집’으로 이름난 유튜브 채널 〈타로마스터 정회도〉에 올라온 타로 풀이 콘텐츠 제목이다. 타로마스터 정회도가 운영하는 이 채널에는 현재까지 180여 건의 콘텐츠가 올라와 있으며, 구독자가 11만 명이 넘는다. 타로마스터가 직업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타로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는 그를 청담동 사무실 ‘타카소’에서 만났다.
유튜브 채널에서 타로 콘텐츠가 인기다. 유튜브로 보는 타로는 과거 점집이나 타로 카페를 직접 찾아가던 때와 달리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없다. 복채는 ‘구독’과 ‘좋아요’면 된다. 돈 안 내고, 찾아가지 않고도 내 운명을 말해준다니, 이 얼마나 감사한가!

그중 타로마스터 정회도의 타로 콘텐츠는 마스터들 사이에서도 교과서로 불린다. 군더더기 없는 표현으로 핵심만 정확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또 연애뿐만 아니라 지혜롭고 요령 있게 사는 법 등 소재의 폭이 넓어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정회도가 타로마스터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건 MBC 예능 프로그램 〈마리텔〉과 〈무한도전〉 등 공중파 방송을 통해서다. 2016년 〈무한도전〉에서 “양세형과 광희가 최고의 조합일 것 같다”고 예측하면서 ‘양세바리(양세형)’와 ‘황수바리(광희)’ 캐릭터 조합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또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로 활동하던 가수 청하에게 솔로 활동을 추천한 일화도 두고두고 화제가 되고 있다. 눈에 띄는 그의 활약에 힘입어 타로마스터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아졌다.

그의 이름 정회도는 한자로 모을 회(會), 길 도(道) 자를 쓴다. 직역하면 ‘길을 모은다’는 의미. 사람이 나아갈 길을 타로카드라는 도구를 이용해 제시한다는 점에서 정회도는 이름부터 타고난 타로마스터다.


개그맨, 보습학원장, 경영학 박사, 대학 교수 그리고 타로마스터


정회도의 이력은 독특하다. 먼저 그는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보습학원 원장을 잠시 지냈고, 현재는 경영학 박사로 대학 강의도 한다. 무엇보다 타로마스터로, 또 타로 지도자로, 유튜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N잡러’다.

정회도가 처음 타로를 접한 건 군 복무 때 만난 후임을 통해서다. 후임병이 40여 페이지에 달하는 타로 해설 책자를 줬는데, 마치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는 기운을 느꼈다고 했다. 잠잘 시간도 아까워하며 타로 세계를 파고들었다. 제대 후 개그맨으로 활동하는 중에도 사람들은 개그보다 타로를 매개로 그를 더 찾았다. 상담을 마친 이들이 “마음이 후련해졌다” “생각이 정리된 것 같다”고 말할 때 그도 희열을 느꼈다.

그가 본격적으로 타로마스터의 길을 걷게 된 건 2013년, 명동의 한 카페에서다. 카페가 문을 닫게 되면서 이듬해 청담동에 새로 타로 교육장을 냈다. 그때도 타로 문의가 끊이지 않아 매일 열 건 이상의 상담 신청이 들어왔다. 지금까지 그가 상담한 이력만 1만 5000건이 넘는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한 달 100건 이상을 상담하며 쌓은 이력이다.


타로의 표준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이 있다. 운이 70%요, 노력은 30% 작용한다는 말이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 노력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시기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유럽에서 시작된 타로는 특히 결정에 대한 시기와 상황을 점치는 도구로 유익하다.

정회도는 타로를 “무의식과 대화하는 언어”라고 표현했다. 상대방이 내보내는 기운과 주파수를 타로카드에 투영해 읽어내는 것이 타로마스터의 일이란 거다. 어쩐지 무당과 점술사를 떠오르게 한다.

“점을 보는 것도 맞아요. 하지만 단순하게 점만 보는 게 아니라 도구를 활용해 상담자가 가야 할 길을 제대로 선택하도록 돕는 거죠. 타로는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도구예요. 내가 어떤 상태인지, 어떤 마음가짐인지 타로카드 그림을 통해 알아가는 거죠.”

그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타로카드의 유익을 누릴 수 있도록 타로카드에 대한 해설 언어를 표준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타로카드는 지금 내가 어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도구예요. 저는 의사결정을 열두 가지로 분류해요. ‘go, wait, stop’ 결정에 대한 부분 그리고 ‘slow, fast’ 속도가 있죠. 또 ‘in, out’이 있고요. 이걸로 금전, 인간관계, 마음을 살펴요. 만약 연애운을 묻는 질문에 ‘stop, fast, out’이란 결과가 나오면 ‘이 사람과 당장 헤어져라’는 의미가 되는 거죠. 거기에 두 가지를 더 첨부하자면 ‘never, all in’이 있죠. ‘무조건 안 돼’와 ‘모든 걸 제쳐두고 이걸 해’라는 의미로요.”

그는 요즘 이러한 내용을 담은 책을 쓰고 있다. 일종의 타로 교과서다. 정회도는 타로를 상담 영역으로 보는 만큼 언어 표현 하나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좀 더 정화된 표현으로, 상대에 따라 강약을 조절할 줄 알아야 제대로 된 타로마스터라고 한다. 그는 타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 세 명의 타로마스터를 만나볼 것을 권한다. 그들의 해석 중 교집합만 취하면 된다는 거다.


세계 최고의 타로마스터를 꿈꾸며

타로마스터로 활동하기도 바쁜 중에 그는 대학에서 교양필수 과목으로 ‘기업가 정신과 행동’을 가르친다. 타로와 경영, 사람과 조직을 관리하고 운영한다는 면에서 비슷한 지점이 있다.

“대학 때 경영학 전공을 선택해 박사까지 쭉 밟았어요. 전략적이고 효율을 살피는 학문이라 저와 잘 맞아요. 인간이든 조직이든 관리라는 큰 틀에서 보면 똑같죠. 제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기업가 정신이에요. 기업가 정신이란 창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혁신을 추구해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정신이에요. 타로라는 분야에서도 혁신을 통해 가치를 만든다면 그것 또한 기업가 정신에 부합해요.”

그는 타로를 콘텐츠 비즈니스로 보고, 그 확장성에 주목한다. 그의 꿈은 세계 최고의 타로마스터가 되는 것이다.

“이은결 마술사의 마술쇼를 보고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그처럼 대중을 앞에 두고 ‘타로쇼’를 해보고 싶어요. 유튜브 라이브처럼 타로를 하는 거죠. 커플 매칭도 하고요. 타로의 격을 올리고 싶어요. 타로마스터는 무당이나 점쟁이가 아닌, ‘인생 카운슬러’ 같은 존재입니다. 지금의 유튜버가 직업이 될 줄 몰랐잖아요. 10년 후에 제 아이가, 또 학생들이 직업인으로 타로마스터를 꿈꿀 수 있기를 바라요.”



타로마스터는 점쟁이 아닌, 인생 카운슬러

© 셔터스톡
‘타로, 누구나 다 볼 수 있을까?’ 유튜브에서 쏟아지는 타로 콘텐츠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원더걸스 출신 가수 핫펠트(예은)가 타로를 공부했다며 출연자들의 타로점을 풀이해줄 때도 그랬다. 타로를 안 믿는다던 범죄심리학자 표창원까지 눈이 휘둥그레지며 타로에 빠져드는 걸 보니 제법 잘 맞힌 모양이다. 타로마스터는 과연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되는 걸까?

타로마스터는 타로카드라는 도구를 활용해서 사람의 마음과 운명을 상담해주는 사람이다. 타로카드를 읽어주는 사람이라 해서 타로리더(reader), 혹은 타로리스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혹자는 점쟁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점을 보는 것도 맞다. 하지만 단순하게 점만 보는 게 아니라 타로카드를 활용해 그 사람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선택을 도와주는 카운슬러 역할을 한다.

타로는 현재와 과거를 통해 미래를 내다본다는 점에서 명리학과 닮았다. 명리학이 사람이 태어난 연(年)·월(月)·일(日)·시(時), 사주(四柱)에 근거해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학문이라면, 타로는 타로카드를 통해 이 사람이 어느 시기에 있으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비교적 가까운 미래를 바라보고 해답을 주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타로마스터가 하는 일

타로는 일종의 기호다. 상대방이 내보내는 기운과 주파수를 타로카드에 투영해 ‘스토리텔링’하는 게 타로마스터의 일이다. 과거에는 무당이나 집시가 하는 점술로 치부했지만, 타로가 대중화되면서 이와 같은 시선도 바뀌어가고 있다. 타로마스터는 점쟁이라는 인식보다 ‘인생의 카운슬러’로 바라보는 견해가 크다. 타로카드를 통해 애정, 결혼, 취업, 직업, 재물,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언해주며 진취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타로마스터가 되려면?

타로카드에 대한 기본 지식을 공부하면 누구나 기본적인 상담은 할 수 있다. 물론 타로를 공부했다고 해도 이를 해석하고 상담하는 데 있어 개인차가 있다. 직관이 강한 사람일수록 해석을 잘하고, 타로 상담 경험이 많을수록 데이터가 쌓여서 유리하다. 사주팔자를 읽는 명리학이나 심리학을 공부하면 타로의 메커니즘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타로 관련 자격증으로는 국가지정기관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발행하는 ‘타로심리상담사’가 있다. 타로카드를 통해 심리적 안정과 힐링을 주는 방법을 제시하는 전문가다. 타로심리상담사 인증을 받고 나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돼 자원봉사센터나 문화센터, 복지시설, 아동보호소, 어린이집, 심리연구소, NGO, 종교기관, 교육시설 등에서 활동할 수 있다.


타로마스터의 수입과 전망

타로마스터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기는 쉽지 않다. 노력 여하나 인기도에 따라 수입의 개인차가 크다. 다만 타로는 초기 자본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창업 아이템으로 접근성이 높다. 타로카드와 테이블 하나 놓을 공간만 있으면 준비 끝. 요즘은 타로도 유튜브, 070 전화상담 등 온라인 시장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1회 상담에 1만 5000원 정도를 받으며, 전문가들은 한 달에 600~800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 매출 신고액이 18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우울증과 무기력증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어난다. 명상과 요가, 상담, 심리, 마음 치유 시장이 커지고, 더불어 타로 상담 수요 역시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 2020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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