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의 속 깊은 인터뷰

글쟁이 의사 남궁인

나는 쓴다, 죽음의 순간들을

글 : 김민희 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응급실 24시. 이보다 더 긴박한 시간과 처절한 공간이 또 있을까. 식칼에 찔려 복부가 뚫린 사람, 교통사고로 두개골이 산산조각 난 사람, 회칼에 다친 상처에서 공기가 ‘슉슉’ 빠져나가는 사람, 우울증을 못 이겨 치사량의 수면제를 먹고 실려 온 사람….

예측할 수 없는 사고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사람들이 우글거리고,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슬픔에 찬 표정도 지켜봐야 하는 공간. 치료의 기쁨보다 죽음의 비극을 더 많이 마주해야 하는 직업, 들것에 실려 온 시체포를 열어 식어버린 육신을 더듬어가며 사망 진단을 한 번 더 내려야 하는 직업. 이런 일을 해야 하는 응급의학과 의사는 도대체 얼마나 강심장을 가진 걸까.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남궁인(36)은 글 쓰는 의사다. 처절한 리얼리티 드라마를 초 단위로 재현해 자신의 심정까지 글자에 꾹꾹 눌러 담는다. 그렇게 쓴 책이 벌써 세 권째다. 응급실 현장을 담은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에 이어 최근 《제법 안온한 날들》을 냈다. 그의 글은 휘리릭 읽어 내려가기 어렵다. 어떤 글은 너무 차갑고, 어떤 글은 너무 뜨거워서 읽다가 멈추고 잠시 숨 고르기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숱한 죽음을 본 그는, 결국 사랑을 말한다. 이번 책 《제법 안온한 날들》은 일상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다. 생의 이별을 많이 봐서일까, 사랑에 대한 단상에서도 유독 이별 이야기가 많다. 헤어진 애인의 집에 온갖 양념을 사 넣으며 이별을 준비하는 이야기도 있고, 이별을 결심한 날 맛없는 음식 때문에 “이딴 밥이 우리의 마지막 밥이 될 수는 없다”며 이별을 유예한 커플 이야기도 있다. 행복하진 않지만, 적어도 죽을 만큼 불행하지는 않은 이야기들을 차분하게 들려주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아무리 불행해도 그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도처에 있었다. 행복하지 않은 일은, 적어도 불행한 일은 아니었다.”

비 온 뒤, 잔디가 유독 싱그러운 날이었다. 분홍색 셔츠를 입고 인터뷰 장소로 걸어오는 남궁인 의사 뒤로 펼쳐진 잔디가 더 푸르러 보였다. 새삼 초록 잔디의 생명력이 귀하게 느껴졌다.


어제는 몇 명의 죽음을 봤는지요.

“어제는 기적적으로 아무도 죽지 않았어요. 그전 당직 날에는 상당히 잔인한 죽음이 있었습니다.”


어떤 죽음이었나요.

“남루한 행색의 노년의 남자분인데, 새벽 4시에 시속 100㎞가 넘는 과속 택시에 받혔어요. 시체가 상당히 잔인했습니다. 머리가 다 깨지고, 치아가 하나도 안 남았어요. 얼굴 내부를 지탱하는 구조물까지 다 부스러진 상태였습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간호사들은 ‘악’ 소리를 지르며 뒤로 물러났죠.”


선생은 어땠나요.

“상태를 판단해야 하니까 하나하나 들여다볼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하잖아요. 피가 쏟아지는 와중에 심전도를 보고, 전신을 만져보고, 엑스레이를 찍어요. 머리가 완전히 부서지고 뇌가 곤죽이 돼서 손쓸 수 없는 완벽한 죽음이었어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죽음의 순간을 봤습니까.

“올해로 의사 경력 12년 차예요. 인턴, 레지던트, 소방본부를 거쳐 이 병원에 오기까지 늘 죽음을 보고, 듣고, 말해왔어요. 이 병원엔 하루 170명 정도의 환자가 찾아옵니다. 하루에 열한 명의 자살 시도자가 찾아오는 날도 있고, 이제까지 공황발작으로 찾아온 수천 명의 환자를 만났어요. 죽음을 목격한 순간은,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전화로 들은 것까지 천 명 가까이는 될 거예요.”


그렇게 많은 죽음을 보면, 점점 죽음에 대해 담담해지나요?

“처음엔 내 손에서 죽음의 순간을 맞이한 환자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어요. 죽은 환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내가 뭘 잘못했지? 뭘 소홀히 한 거지?’라며 죄책감도 가졌고요. 이 일을 오래 하면서 의사로서 어쩔 수 없는 예견된 죽음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노환을 오래 앓다가 실려 오신 분들, 무단횡단을 하다가 머리가 산산조각 나서 오신 분들, 이런 분들은 의사로서도 어쩔 수 없어요. 다만 가끔 촉이 오는 경우가 있어요. 등줄기가 짜릿해지면서 ‘아, 이 사람의 목숨은 지금 나한테 달렸다. 지금부터 몇 분이다!’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경우는 죄책감이 남죠.”


망각은 인간에게 축복일 수 있죠.
잊고 싶은 죽음의 순간을 되새김질해서 글로 뱉어내는 과정이 괴로울 것 같습니다.


“괴롭죠. 그것이야말로 고통스럽죠. 하지만 쓰기와 기록의 가치에 대해 어떤 맹목적인 확신이 있었어요. 의사로서 바라본 현장을 기록하고 싶었고, 그 순간의 나를 기록하고 싶었어요. 물론 많이 힘듭니다. 상황을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것도 힘들고, 나를 바라보는 것도 힘들어요. 쓰면서 많이 울어요. 안 울면서 쓸 수가 없어요. 엉엉 울면서 쓰다 보면 단락이 돼 있곤 해요.”



《제법 안온한 날들》에 쓴 〈평생의 행운〉을 읽으며 눈물이 줄줄 흘렀어요. 덜 아픈 고령의 배우자가 더 아픈 배우자를 돌보면서 동행하는 생의 말로는 찬란하게 슬프더군요.

“그 글을 쓰면서도 많이 울었어요. 그 일을 겪은 날, 다른 죽음을 막아내며 밤을 새워 근무하고 아침 퇴근길이었어요. 이 글을 써야지, 하는 순간부터 눈물이 났어요. 운전하면서 계속 눈물이 나서 엄마한테 전화했죠. 엄마가 그런 식으로 말씀하셔서 또 울고 말았어요.”

그의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인아, 사랑은 침범할 수 없는 것이다. 거의 인생만큼 긴 시간이 지나면 사랑은 영속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사람을 떼어놓고 자신을 생각할 수 없게 된단다. 그처럼 치명적인 게 없다. 인아, 할아버지는 오래 못 살겠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사람은 죽는 거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는 거다. 할아버지는 계속 사랑하는 사람일 거다.”


어쩌자고 그 예민한 촉수와 여린 감성으로 응급의학과 의사가 됐습니까.

“그러니까요.(웃음) 원래 성정이 예민한 편이에요. 의사로서 자아보다 글 쓰는 자아가 먼저 있었어요. 의사를 하면서 부딪히게 되는 상황을 견디고 기록하고 싶었어요. 응급의학과를 선택하던 10년 전쯤, 불행에 대한 투쟁이랄까요, 그런 오기가 있었어요. 이제까지도 많이 불행했는데, 내가 어디까지 불행해질 수 있는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응급의학과가 가장 불행한 현장 같았어요. 병원 한가운데 서 있기만 해도 불행이 머릿속에 들어차는 느낌. 그 불행에 맞서는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어떻던가요.

“불행은 불행대로 각자의 불행이고, 저는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을 하게 되더군요. 불행이 들어차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사망 선고를 하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이 일이 견딜 만했어요. 평생 그런 순간을 보면서 예민함을 잃지 않았으면 했고, 무너지지 않고 견뎠으면 했어요.”


지금도 선생에겐 응급실이 가장 불행한 공간인가요.

“응급실 특유의 소리가 있어요. 공포영화에서 나오는 극도의 공포스러울 때 나는 소리, 고통에 신음하는 소리, 아이 우는 소리, 멱살 잡고 싸우는 소리…. 누군가는 끊이지 않고 소리를 지르고 있어요.”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딱 들어서는 순간 ‘아, 내 직장에 왔구나’ 하는 익숙한 소리로 다가와요. 저 사람은 목매달아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해서 온 사람, 한강에서 뛰어내리려다가 부모가 말려서 온 중학생… 보고를 듣고 일에 착수하죠. 누구나 직장이 편하잖아요. ‘내 직장이구나’와 ‘불행의 집합소 같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어요. 현장은 현장이고, 배워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그때그때 대처하다 보면 불행에 대한 고찰을 덜 하게 돼요. 처음에 왜 여기에 왔는지를 늘 잊지 않으려 해요.”


응급의학과 의사는 어떤 존재인가요.

“무엇이든 해결해드리는 직업. 현실적으로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이 없는 것 같아요. 신체와 관련된 모든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일을 해요. ‘이게 과연 해결될까?’ 싶은 의구심을 갖고 오는 이들이 많아요. 낚싯바늘을 던지다가 자기 손에 박힌 경우, 염증 때문에 귀걸이를 빼지 못하는 여학생, 손가락이 부어서 반지를 못 빼는 임산부 같은.”


119 같군요.

“119 대원들이 해결하지 못한 일들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요. 무엇이든 해결해드리는 119의 상급 기관이랄까요. 아, 빠진 치아를 다시 심어주기도 하고, 외국 간다며 처방전을 내줄 수 있는지 묻기도 하고, 내일 일본 가는데 방사선 때문에 걱정된다며 찾아오는 분도 있어요.”


세상에, 응급의가 모든 걸 다 알 순 없을 텐데요.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해결할 수 있는 걸 해결할 뿐이에요. 응급의학은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시스템이에요. 환자에게 모른다고 말해야 하는 경우도 많죠. 치료할 수 있는 범위까지 하고, 수술이나 입원 등 전문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 다른 과 의사를 호출해요. 환자에게도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설명합니다. ‘여기까지는 내가 알고 있고, 이렇게 진료 계획을 하고 있지만, 안전을 위해 세부 전문가와 상의한 후 결정할 것입니다’라고요. 알지 못함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최악이에요. 응급의학과 의사의 일에는 알지 못함을 알아야 하는 것까지 포함됩니다.”


좋은 응급의의 조건이 있을까요.

“음… 체력 관리 잘해서 그날 그 순간 최선의 응대를 해주는 것? 드라마 〈미생〉을 봐도 그렇잖아요. 밤을 새워서 몸이 지치고 힘들면 한계가 오기 마련이에요. 짜증도 나고, 판단이 흐려질 수 있죠. 또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 좋은 응급의가 될 확률이 높아요. 사람을 이해하지 않으려 하면 한도 끝도 없거든요. 내 앞의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게 중요해요.”


선생의 예민한 성정이 좋은 의사가 되는 데 도움이 되겠어요.

“대단히 많이 되죠. 누군가 다치고 아프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기기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왜 그랬을까?’ 하고 환자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돼요. 동네 아주머니들이 싸우다가 다쳐서 오면 ‘근데 왜 싸워요’ 하며 한마디 더 해주고, 스물아홉 살 새신랑이 싸우다 상처가 나서 오면 ‘어쩌다 그랬어요?’라며 이야기를 들어주곤 해요. 그 환자가 ‘선생님은 결혼하지 마세요’라고 하더군요. 그러다 보면 나이 얘기가 나오고.(웃음) 응급실에 와서 그렇게 치료받고 가면 환자 입장에서는 나쁘지는 않게 기억할 것 같아요.”



그의 예민함이 큰 공을 세운 적이 있다. 일명 ‘괴물 위탁모’ 사건. 15개월 된 아이가 탈수와 뇌출혈이 심해 엄마가 응급실에 데려온 상황이었다. 엄마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고단함을 토로했고, 아이가 힘이 없어 넘어진 것이라고 해서 다들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대화 내용으로도, 의료 소견으로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남궁인 의사는 경찰에 아동학대 정황이 있다고 신고했다. 이후 밝혀진 사실은 놀라웠다. 알고 보니 그는 엄마가 아니라 직업 위탁모였고, 그가 돌보는 다른 네 명의 아이 역시 끔찍한 학대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생후 6개월 아이에게 물고문하는 영상을 찍는가 하면, 화상 입은 아이를 병원에도 데려가지 않았다. 2018년 하반기를 떠들썩하게 한 이 사건의 범인은 결국 2019년 말 15년 형을 선고받았다.


죽음의 순간만큼 환자의 보호자도 많이 봤을 텐데, 어떤 보호자가 환자에게 힘이 되던가요.

“일단 곁에 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환자의 마지막 순간에도 와보지 않는 보호자들이 많아요. 응급 상황에서 연락해도 ‘죽으면 연락 달라’는 보호자들이 있고, 사망 후 연락해도 와보지 않는 보호자들이 많아요. 가족들에게서, 사회에서 버려진 사람들이 넘칩니다. 마지막 순간에 그 사람을 존경하고 사랑했던 사람이 그저 옆에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해요.”


죽음이 평등하지 않군요.

“의학적 죽음은 평등해요. 메디컬 리포트가 있고, 질병의 총합이 100이 되면 죽는 게임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개별적 죽음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평등하지 않아요. 경제적으로 파산하고 빚만 남은 사람이 한강에서 자살한 경우, 우울증으로 자살한 사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음에 이른 죽음이 평등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는 치료받을 기회가 공평하지 않아요. 불평등한 죽음의 현장은 수두룩합니다. 산업현장 재해, 열사병, 아동학대 등을 들여다보면 경제적 불평등에 기인해요.”


평등한 죽음을 위해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요.

“골든타임 상황에서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돼요. 심폐소생술을 교육받고, 뇌졸중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불평등한 죽음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한 매체에 ‘사려 깊은 죽음’을 위해 읽어야 할 책 리스트를 꼽았더군요. 사려 깊은 죽음이란 어떤 죽음인가요.

“우리 사회에는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영국의 완화 의료는 우리보다 훨씬 적극적인 개념이에요. 병이 깊어졌다는 것을 안 후, ‘죽음을 준비한다’고 선언하고 가족들과 같이 하나하나 준비해나가는 거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누구와 화해할지, 장례는 어떻게 할지 등을 컨설팅해줘요. 죽음을 디자인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책에서는 “죽음이 자신에게 오지 않았음에도 그것을 지나치게 먼저 생각하는 것은 낭비다”라고 했지요. 타나톨로지(죽음학)에서는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를 강조하는데요.

“그 말은 과학자적인 입장에서 쓴 거예요. 생물학적으로 마흔도 안 된 사람인데 죽음의 순간을 많이 봤다고, 사람들은 제게 삶의 의미를 물어요. 죽음은 불시에 찾아올 수도 있으니 카르페디엠을 유도하는 질문들 같아요. 저는 경험도 많지 않고,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와서 삶의 의미를 설파할 자격은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수많은 죽음을 목격했을 뿐, 죽음의 의미는 나도 몰라요. 다만 죽음이 있다는 것만 알 뿐. 또 죽음이 일시에 찾아올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아닐 확률이 더 큰데, 죽음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불행한 현장에 있으면, 일상의 행복이 더 크게 다가옵니까.

“이것도 마찬가지예요. 죽음의 의미는 나도 모르지만, 실체적 죽음은 존재한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에요. 응급실에서 만난 그들은 많이 불행해요. 그렇다고 내가 행복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들의 삶은 그들의 삶이고, 나의 삶은 내 삶이죠. 그들은 그들의 맥락에서 불행하고 저는 제 맥락에서 행복할 뿐, 서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문득 어슐러 르 귄의 단편소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오멜라스는 유토피아 같은 곳인데, 한 소녀가 억압된 채 불행하게 사는 모습을 다 같이 지켜보면서 상대적 행복감으로 유지되는 마을이에요.

“이제까지 네 권의 책을 썼어요. 그중 세 권은 응급실 현장을 담았고요. 책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이나 행복을 말한 적도 없고, 독자들에게 강요하는 부분도 없었고,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서평을 보면 30% 정도는 그 맥락을 느끼더라고요. 저 역시 부지불식간에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요.”


그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행복이 무엇인지, 또 불행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는 대답을 못 했다. 한참을 생각해도 답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정리가 되면 이메일로 답변을 주겠다고 했는데, 아직까지도 답변은 오지 않았다. 스스로 ‘가장 불행한 곳’이라 부르는 곳에서 12년째 근무하면서 그는, 불행을 지켜보는 일에는 익숙해졌지만 불행에 대한 고찰은 현재 진행형인 듯하다. 책에는 이런 구절이 보인다.

“응급실에서 절규하는 사람을 본다는 이유로 불행을 재단하는 습관을 이어왔다. 그러나 싹은 어디에서든 피어난다. 그리고 척박한 곳에서 움튼 싹은, 오히려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슬픔을 안고 당당하게, 당연하게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일방적으로 불행하지 않다.”
  • 2020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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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티타늄   ( 2020-07-04 )    수정   삭제 찬성 : 1 반대 : 0
책도 쓰고 깨어있으신 분 같은데 경찰관 티타늄 사건 좀 같이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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