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의 속 깊은 인터뷰

브랜드가 된 ‘마케터 강민호’

실패가 쌓이고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글 : 김민희 기자  / 사진 : 김선아 

이기호 작가의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라는 소설이 있다. 흔하면서도 약간은 촌스러운 이름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니까 소설에서 ‘강민호’는 ‘평범한 이름’의 은유인 셈이다. 어디에나 있을 법하면서 자기 자리에서 꼬물거리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옆집 삼촌이나 교회 오빠 같은 이름.

우연하게도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으로 연이어 대박을 터트린 마케터 강민호의 결도 비슷하다. 강민호 턴어라운드 대표는 엘리트 학자 출신이 많은 마케팅 업계에서 이질적인 존재다. 중·고등학교를 나오지도 않았고, 성공 경험보다 실패 경험이 훨씬 많다. 열일곱 살에 장사에 뛰어들어 좌충우돌을 온몸으로 겪어내고, 인생의 쓴맛 단맛을 일찌감치 맛봤다.

그의 나이 스물두 살 때, ‘턴어라운드’ 되는 계기를 맞는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 그는 세상의 모든 책을 읽어버리겠다는 마음으로 독서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거의 매일 한 권씩 읽었다. 경제경영서는 물론 자기계발서와 철학, 고전, 소설 등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27세에 학교 문턱을 다시 밟았고, 32세에 대학원 MBA 과정을 시작했다. 남들보다 더 많이 흔들리고, 더 많이 실패하면서 남들보다 더 늦게 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더 멀리 왔다.

역설적이게도 독자와 고객이 열광하는 ‘마케터 강민호’는 실패의 축적이 안긴 선물이다. 독자들은 성공담보다 실패담을 담담히 털어놓는 강민호 대표를 보면서 용기를 얻는다. ‘저런 결을 가진 사람이 해냈다면, 나도 할 수 있겠어’라는 위로와 희망을 느끼는 것이다.

그의 뒷심이 만만치 않다. 서점을 자주 찾는 독자라면 동감할 것이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은 140주 연속 베스트셀러 자리에 있었고, 지난 5월 출간한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역시 바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두 책은 8월 셋째 주 현재 교보문고 마케팅 분야 베스트셀러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무명의 마케터를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힘은 과연 뭘까. ‘거래보다 관계, 유행보다 기본, 현상보다 본질’. 그가 두 권의 책에서 내내 강조하는 내용이다. 새롭지 않다. 어찌 보면 뻔한 내용이다. 새로운 건, 그 자신의 이야기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강민호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경험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결국 그 고유의 이야기가 마케터 강민호의 브랜드가 됐다.

그는 말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고, 모두가 브랜드로서 가치가 있다고. 트렌드를 무턱대고 좇지 말고 ‘내가 누구인지’를 질문하라고. 브랜드는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서울 신사동에 있는 턴어라운드 사무실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분당으로 사무실 이전을 앞둔 이틀 전이었다. 그는 진솔했다. 어려운 질문에는 어렵다고 답하고,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도 애써 미화하거나 포장하려 들지 않았다.


‘마케터 강민호’는 마케팅 업계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돌연변이 같은 존재죠. 스스로를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빅 픽처’가 있었나요?

“전혀요. 브랜드는 누군가가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마케터 강민호’는 의도치 않게 우연히 뜨게 된 이름이에요. SNS에서 많은 분들이 불러주셔서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다고 할까요. 브랜드 관점의 브랜드 네임이 아니어서, 이름을 브랜드로 만드는 방법은 잘 몰라요.”


사람들이 환호하는 ‘마케터 강민호’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책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첫 책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은 37개 출판사에서 거절한 책이에요. 거절의 이유는 다양했어요. 제목부터 마케팅 책답지 않고, 트렌드 관점에서 적용할 수 있는 팁이 없고, 너무 원론적이고 철학적이라고 했어요. 소위 유행하거나 잘 팔릴 책이 아니라는 거죠. 저도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포기는 안 했습니다. ‘될 때까지 100번만 시도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국내에서 받아주는 곳이 없다면 해외로 나가보자는 생각에 영문 번역본도 준비 중이었고요. 다행히 서른여덟 번째 시도한 1인 출판사에서 내게 됐어요.”


반응은요?

“내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어요. 저도 놀랐죠. 마케팅 분야에서 브랜드 밸류가 없는 신인이 낸 책이 이렇게 잘된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마케팅 분야는 최고 엘리트들이 모이는 곳이잖아요. 기적적으로 잘된 경우죠.”


책 내기 전부터 SNS에서는 ‘재야의 고수’로 통한 걸로 알아요.

“그것도 우연이었어요. 열일곱 살에 사업을 시작하면서 계속 부러졌어요. 게임 유통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스무 살엔 춤 관련 커뮤니티로 성공도 맛봤어요. 하지만 믿고 의지하던 사람에게 배신도 당하고, 잘되던 사업이 크게 실패하기도 했어요. 하는 일마다 잘 안 됐고요. 막막했습니다. 그걸 보고 작은 회사를 경영하는 분이 ‘너의 실패 경험을 들려달라’고 하더라고요. 점심만 사주신다면 한 달 동안 가르쳐드리겠다고 승낙했어요. 거의 매일 한두 시간씩 일대일로 ‘실패에서 배운 교훈’을 MBA에서 배운 것을 기반으로 강의했습니다. 그걸 계기로 다른 분들을 소개받으면서 개인 과외 교사처럼 일하게 됐어요.”


꼭 전달하고 싶었던 마케팅 포인트는 뭐였나요?

“실패를 가슴에 새겨가면서 ‘한 문장으로 어떻게 표현하지?’ 생각해봤어요. 그게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였죠. 그 기본을 보여줄 수 있는 슬로건이 ‘거래보다 관계, 유행보다 기본, 현상보다 본질’이었어요. 테크닉도 중요하고 트렌드도 중요하고 현상을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기본이 중요하다, 이 메시지를 강조한 전문가들은 많았는데요, 왜 유독 강민호 대표의 메시지는 울림이 컸을까요?

“그 이유는 명확할 것 같아요. 저는 실패를 통해 배운 경험을 이야기해요.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공부를 통해 배운 내용을 이야기하죠. 똑같은 메시지라도 ‘맥락’이 중요하잖아요. ‘어떤 삶을 살았는가’가 콘텍스트를 규정한다고 생각해요. 예술 작품도 누가 그렸는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듯이 말이죠.”


‘마케터 강민호’는 결국 ‘실패의 축적이 낳은 마케터’군요.

“맞아요. 아이러니하죠. 실패를 반복했는데, 실패 때문에 더 잘됐으니까요.”


실패를 거듭할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죽고 싶죠, 솔직히. 지금도 상상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많아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적도 있고요.”


솔직하네요. ‘실패를 실패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식으로 미화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런 미사여구와 포장을 좋아하지 않아요. 저도 멋있는 경험이면 좋겠는데, 사실 특별한 게 없어요. 그 순간순간 생존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것들을 해왔을 뿐이에요. 굳이 아름답게 표현하자면, 그래도 포기는 안 했던 것 같아요. 출간 제안을 서른일곱 번 거절당하고, 서른여덟 번 시도했던 것처럼.”


실패의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졌겠어요.

“엄청 떨어지죠. 내가 쓴 원고들이 보잘것없는 것 같고, 뭘 해도 안 될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온 저력은.

“책에도 썼듯, 가수 박진영 씨 같은 대단한 작곡가도 열 번 중 한 번 성공하고, 피카소 같은 대단한 미술가도 15만 개 중 5개만 성공했다잖아요. 그렇다면 나도 계속하다 보면 그중 하나는 잘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빈도와 확률의 문제죠. 빈도가 축적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믿었어요.”


실패 후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어요?

“실패는 정말 큰 자산이에요. 그것만큼 소중한 자산도 없는 것 같아요. ‘실패’라는 말 대신 ‘시행착오’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직업의 특성상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분들의 어둠이 조명되는 경우는 거의 없죠. 그 안에 숨어 있는 좌절과 고통이 엄청나거든요. 사석에서 이야기하다 보면, 제가 아는 거의 모든 분들은 죽을 고비 하나쯤은 넘겼어요. 실패하고, 뒤통수 맞고, 배신당하면서 폭삭 망하기도 하고. 그게 과정 같아요. 그조차도 소중한 과정이라는 거죠. 대비되는 양극단이 모두 있을 때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일상의 소중함도 알게 되거든요.”


두 번째 책부터는 탄탄대로였겠어요.

“아니요. 이것도 출판사에서 거절당했어요. 저는 거절당해야 살아남나 봐요.(웃음) 첫 책이 잘된 걸 보고 한 출판사와 엄청난 선인세로 계약했어요. ‘무슨 이야기를 써도 좋다, 맘대로 하라’면서요. 그래서 맘대로 했죠. 그런데 막상 원고를 보더니 편집부에서 난색을 표했어요. 독자층이 없을 것 같다며, 실용적인 마케팅 이야기를 써달라고 하더군요.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사례들을 넣어서. 제 생각은 달랐어요. 그건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오는 정보들이잖아요. 시대가 변했어요. 기존 마케팅이나 브랜드 스타일은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봤어요. 결국 끝에 가면 통하잖아요. 문학과 역사, 철학과 과학도 궁극은 통하죠. 마케팅과 브랜드도 마찬가지예요.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 우리의 삶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고, 듣고 싶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례를 넣어달라는 출판사 측 요구를 반영할 생각은?

“검색하면 나오는 걸 책으로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책이라는 건, 제 생각을 표현하는 게 중요해요. 그 배경에는 자신감도 있었어요. 일반적인 사례를 담은 책을 쓸 줄 몰랐다면 제가 생각하는 책을 고집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성공 사례를 통한 이야기는 결국, 로또 당첨번호를 통계 내서 다음 로또 번호를 예측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봐요.”


SNS를 보니 독서량이 상당하던데요.
책을 얼마나 많이 읽습니까?


“사업에 실패한 후 20대 초반부터 거의 하루 한 권씩 봐요.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4~5권은 읽어요. 보고 좋았던 책을 다시 읽는 경우도 많죠. 파란 펜으로 밑줄을 긋고 독서기록장에 메모해뒀다가 나중에 그 부분만 챙겨 봐요. 생각이 필요하거나 지혜를 얻고 싶을 때마다 들춰봅니다.”


강민호라는 브랜드의 청사진이 궁금해요.

“저는 그저 오늘을 열심히 살 뿐이에요. 예전에는 어떻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맘처럼 되는 게 아니잖아요.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살기보다, 미래에 생각했을 때 후회 없을 오늘을 살자’고 해요.”


모든 사람이 브랜드가 될 수 있나요,
아니면 브랜드가 될 만한 매력을 가진 사람이 따로 있나요?



“전자요. 모든 사람의 삶과 일상이 브랜드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상업적인 의미에서 브랜드라기보다 가치가 있어서 브랜드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어요. 대부분의 작가는 ‘아는 것’을 쓰는데, 저는 ‘알고 싶은 것’을 써요. ‘도대체 브랜드란 뭘까’라는 질문을 품고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을 썼어요. 브랜드는 무형인데, 도대체 어디에서 출발하지? 결국 이걸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사람들, 더 구체적으로는 그들의 삶과 일상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에서 차별성을 강조했죠. 남과 비슷해지지 않고 차별성을 지키기 위해서 중요한 건 뭘까요?

“음… 어려운데요? 방법은 잘 모르겠어요.”


질문을 바꿔볼까요?
‘나다움’을 지켜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국 용기의 문제 같아요. 개성이 없다는 건 자아를 타자성에 대입해버리는 거잖아요. ‘진짜 나’가 아니라 ‘타인의 눈에 비친 나’를 자아로 생각해버리는 거죠. 온전한 나로 우뚝 서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굉장한 용기가 필요해요. 저는 중·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았잖아요. 남들과 다르다는 점에서 사회적 압박감을 온몸으로 느꼈죠.”


그 용기, 중·고등학교도 가지 않는 용기의 뿌리가 궁금해요.

“일단 기존 사회에 대한 저항이 있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때 마르쿠제의 《일차원적 인간》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이해는 잘 안 됐지만.(웃음) 비슷한 시기에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교실 이데아’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요. 맥락이 느껴졌죠. 제가 누구인지 모르는 게 싫었어요. 초등학교 때는 의사를 꿈꿨거든요. 집안에 의사가 많아서 ‘너는 서울대 의대를 나와서 의사가 돼야 해’라는 압박을 받았어요. 공부도 꽤 잘했고요. 어느 순간 ‘내가 원하는 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교실에 앉아 똑같은 지식을 듣는 게 맞나?’ 이런 의심을 품었어요.”


그런 집안 분위기에서 홈스쿨링 허용은 쉽지 않았겠어요.

“허용이 아니라, 허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저는 한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거든요. 홈스쿨링을 지지해주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혼자 도서관에 가서 책 읽고,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쳤어요.”


불안하지 않았나요?

“그 나이에는 불안이 뭔지 잘 몰라요. 분노가 있을 뿐이죠. ‘왜 사람들은 나를 학교에 안 다닌다는 이유로 무조건 불량아, 문제아라고 생각하지?’라는 생각에 사회에 대한 복수심마저 일었어요. 사업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도 ‘돈으로 사람들을 짓밟아주고 싶다’는 생각이었고요.”


그 열등감과 분노는 어떻게 극복했어요?

“저는 건강하게 푼 경우예요. ‘너는 학교를 안 나왔으니 무식할 거야, 문제아일 거야’라는 말을 듣기 싫어서 책을 진짜 많이 읽었어요. 사람마다 기준은 다 다르겠지만 지식과 인품에서 남들한테 뒤지고 싶지 않았어요.”


그때는 그랬군요. 그렇다면 30대 후반이 된 지금은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합니까?

“제가 누구인지 알아가고 싶어서요. 저 자신에 대한 탐구예요. 공부라기보다 질문? 질문에 답하려는 삶? 이런 삶이 축적될수록 제가 가진 세계관이 무너져가는 걸 느껴요.”


다시 14세로 돌아간다면, 정규 교육을 밟을 건가요?

“아니요. 안 갈 것 같아요. 대신 이글거리는 분노를 저를 성장시키는 땔감으로 삼을 것 같아요. 밖이 아닌 내 안으로 향하게 해서. 그때는 분노를 밖으로 표출해서 제 곁에 사람이 없었거든요.”


만약 훗날 자녀가 14세가 되어서 중·고등학교를 안 가겠다고 하면요.

“‘왜’가 중요하죠. 그 이유가 명확하다면 지지해줄 거예요. 그저 현실이 싫어서라면 반대하고요.”


‘질문’을 중시하는데, 요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뭔가요?

“늘 같아요. 병적으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만약 오늘 죽는다면 어떤 삶을 살아왔나’ 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인지가 너무 궁금해요. 어느 정도의 잠재력을 가졌고,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지도 궁금하고요. 최대한 풍성한 나 자신으로 가꾸어가고 싶어요.”


책에서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한 이유는, 세상을 바꿀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지요. ‘세상을 바꿀 질문’은 과연 뭘까요?

“그게 바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에요. 모두가 던져볼 필요가 있어요. 풀리지 않을 줄 알면서도, 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걸 추구하는 과정에서 혁신이 나오는 것 같아요. 개성과 차별화도 나오고요. 무엇이든 지속 가능하려면 준거점이 필요하잖아요. 그건 바로 여기(나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브랜딩의 기본이라니, 심오합니다.

“마케팅과 브랜드라는 학문은 존재하지 않아요. 인문학 그 자체죠. 사회학, 심리학, 뇌과학 등과 다 맞물려 있어요. 결국 마케팅은 철학의 각주, 사회학의 각주일 뿐이에요. 지금까지의 경영과 마케팅에 대한 담론은 지나치게 테크니컬하게 흘러왔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학문의 수입국이었잖아요. 석학들의 이론을 공부하고, 그 빈칸에 브랜드 전략을 채워 넣는 식이었죠. 아닐 수 있거든요. 동서양 철학이 다르고, 각자의 삶이 다르고, 시대가 다르면 마케팅 방식도 다른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잖아요. 이 가능성은 개인의 삶에서 시작된다고 봐요.”
  • 2019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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