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의 속 깊은 인터뷰

학교 대신 책방 가는 아이, 열네 살 신민주

불안해도 내 길을 갈 거예요

글 : 김민희 기자  / 사진 : 김선아 

“살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특권은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거듭나는 것”이라는 칼 융의 명언은, 누구나 알지만 실천은 어려운 지상 과제다. 열네 살 신민주는 일찌감치 자기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다. 외롭고 험난하지만 자기가 원하는 자신이 되기 위해 선택한 길. 나이대로라면 중학교 1학년이지만, 그는 언스쿨링을 택했다. 학교 대신 책방을 다니고, 학원 대신 박물관과 미술관, 강연장에서 세상을 배운다.
민주는 서울 선릉로에 있는 최인아책방의 일명 ‘죽순이’다. 책방이 생긴 2017년부터 단골손님이 되어 이곳에서 진행하는 강연을 듣고, 북토크에 참여하고, 직접 선생님이 되어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대상으로 책읽기 수업도 한다. 지난해 3월엔 최인아책방에서 성인 대상으로 첫 강연을 하고, 삼성전자에서도 강연했다. 주제는 ‘불안해도 내 길을 가겠어’.

3월 말엔 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그림책도 냈다. 제목은 《동물원의 호랑이》다. 일본의 우에노 동물원에서 본 비쩍 마른 호랑이에서 영감을 얻었다. 호랑이는 또래 아이들에 대한 은유다. 광활한 밀림 대신 동물원에 갇힌 호랑이를 보면서 잘못된 교육 제도 때문에 맘껏 뛰놀지 못하고 생기를 잃어가는 친구들이 겹쳐졌다.

책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10대 사회와 동물원은 묘한 교집합이 존재한다. 잘 짜인 환경에 갇혀서 점점 자아를 잃어가는 것. 학생들과 동물원의 비쩍 마른 호랑이가 뭐가 다른가?” 그리고 묻는다. “색맹. 내가 색맹인 건가, 모두가 빛을 잃은 건가.”

3월 말, 최인아책방에서 민주를 만났다. 민주는 찾기 쉬웠다. 평일 낮 책방에 있는 열네 살 아이는 민주가 유일했다. 나이에 비해 큰 키의 뒷모습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아! 안녕하세요.” 눈빛은 또렷하고, 목소리는 앳되지만 결기가 있으며, 정중함이 묻어났다.

호칭부터 물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그를 ‘학생’으로 부르는 게 맞을까, 싶어서였다. 그는 그냥 ‘민주’도 좋고 ‘민주 학생’ ‘민주 씨’도 괜찮지만, ‘민주 양’이라는 호칭은 피해달라고 부탁했다. ‘어린’ ‘여자’라는 틀로 규정되는 것 같아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책 서문에 ‘어른들은 알면서 말 못 하는 불편한 진실을 꼬집은 책’이라고 썼지요.
대상 독자가 누구예요?


“딱히 정한 건 아니지만, 부모님들이 읽어주시길 바랐어요. 특히 언젠가는 자식을 키울 것이고, 바꿀 의지가 있는 20~30대 분들이 많이 보시면 좋겠어요.”


‘불편한 진실’은 뭔가요?

“사실 다 알고 있잖아요. 아이들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많이 놀아야 하고, 저마다의 개성을 존중받아야 한다는 걸요. 하지만 어른들 대부분은 ‘나는 바쁘고, 아이들은 학원을 가야 하니 어쩔 수 없어’라고 은폐를 하시죠. 제 또래 친구들은 힘들어하면서도 바꿔야 한다는 자각을 못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울타리 밖에서 봤을 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이걸 알게 해주고 싶었어요.”


책에 나오는 ‘색맹’은 어떤 의미예요?

“‘색을 잃었다’는 말들을 하잖아요. 그 사람만의 특이점을 잃었다는 뜻이죠.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색을 잃은 건지, 내가 색을 구별 못 하는 건지. 아무리 봐도 세상이 회색빛으로 보일 때가 많거든요. 누구나 다 엉뚱하고 특별한 부분은 하나씩 있는데, 어른들이 그걸 덮어버리다 보니 자라면서 잃는 것 같아요.”


오늘 인터뷰 이후 민주의 삶의 결이 달라질 수 있어요.
더 주목받고, 책임감도 따를 거예요. 어떤 마음에서 응했어요?


“최인아 선생님한테 인터뷰 이야기를 듣고 많이 고민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 억울하고 불편한 진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어릴 때 꿈이 세상을 구하는 거였거든요.(웃음) 현실을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회 공헌을 하고 싶었고, 인터뷰가 그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에 가지 않는 언스쿨링은 언제 결정했나요?

“초등학교 5학년 겨울방학 때요. 최인아책방에서 어린 친구들에게 책읽기 수업을 하는 임하영 오빠를 알게 됐어요. 그 오빠가 지금 저처럼 언스쿨링의 삶을 살고 있었죠. ‘아, 저런 것도 있네? 재밌을 것 같은데? 저런 삶도 괜찮겠네’ 하고 생각했어요.”


당시 부모님과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엄마는 일주일 정도 곰곰 생각하시다가 ‘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엄마는 지지해줄게’ 하셨어요. 아빠도 꽤 오래 생각하시다가 제 선택을 존중해주셨고요. 보수적인 친가에서 반대가 심했지만, 결국 제 길을 가기로 했어요. 이 책이 초등학교 6학년 생활에 대한 보상 같아요. ‘이제 새 출발이야!’ 이런 느낌이 들어요.”


막 신나고?

“네.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역시 이거야’ 이런 생각으로 가득해요.”


민주의 선택에 대해 “나중에 후회할 거야”라는 어른은 없었나요?

“계셨죠. 속으로 원망도 했어요. ‘응원은 못 해주실망정 왜 저렇게 말씀하실까’ 하면서요. ‘각자의 생각이 다르니 속상해하지 말고 내가 잘해서 보여드리자’ 하고 다짐했어요.”


아주 외로운 길을 선택했는데, 불안하지 않아요?

“딱 1년 전인 2018년 3월 28일 최인아책방에서 ‘불안해도 내 길을 간다’는 주제로 강연을 했어요. 그 이후 ‘불안해도 내 뜻대로 살겠어’라는 카피가 내 마음에 자리 잡았어요. 당연히 불안했죠. 설마 불안하지 않았겠어요? 다행히 엄마 아빠가 제가 어렸을 때부터 다르게 살아도 불안해할 필요 없다는 말을 많이 해주셔서 저항력이 생긴 것 같아요. 제 선택이 자랑스럽고 재미있고 신나요. 모험이잖아요.”



불안한 마음을 안고도 외로운 길을 뚜벅뚜벅 갈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사실 저는 별로 불안하지 않았는데, 엄마가 많이 불안해하셨어요. 엄마의 에너지가 전달돼서 불안했던 것 같아요. 우리 집안에서 저는 특이한 경우예요. 이런 얘길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집안에 학자가 많고 엘리트 교육을 받으신 분들이 많아요. 고조할아버지는 건국대 설립자 중 한 분이시고, 할머니는 이화여대 나오시고, 엄마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셨어요. 그런데 엄마는 저를 엄마처럼 키우고 싶지 않으셨나 봐요. 최대한 자유롭게 키우고 싶으셨대요.”


학원은.

“안 가봤어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한글도 못 뗐어요. 입학 딱 한 달 남겨두고 한글을 뗐죠. 그전까지는 엄마가 책을 하루에 6~7시간씩 목이 터져라 읽어주셨어요.”


한글을 떼기 전과 후, 책읽기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 궁금해요.

“한글을 늦게 떼서 상상력이 풍부해진 것 같아요. 할머니와 엄마가 책을 읽어주시면 드러누워서 들었거든요. 그러면 막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장면이 상상돼요. 그런데 글을 알고 나서는 그 내용이 머릿속에 타자 치듯 ‘따라라라’ 써지더라고요. 글을 늦게 깨친 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방과 후에는 엄마와 다양한 체험을 다니느라 바빴어요. 과학관, 박물관을 많이 갔고, 2학년 때는 《어린이과학동아》 기자로 활동했어요. 문화유산국민신탁에서 진행하는 역사 체험에서는 깨어 있는 언니, 오빠들을 많이 만났고요. 그런데요, 받아쓰기 전날에는 에버랜드나 서울랜드를 데리고 가셔서 받아쓰기를 망쳤어요.”


저런. 엄마는 받아쓰기 전날이라는 걸 모르셨나 봐요.

“아셨죠. 일부러 그러셨어요. ‘받아쓰기가 목요일이라면, 수요일에 공부하면 안 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미리 해두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어’ 하시면서.”


언스쿨링 말고, 대안학교나 영재학교는 생각 안 해봤어요?

“처음에는 이우학교도 생각해봤어요. 그런데 이우학교에 다니면 수업이 늦게 끝나니까 이렇게 책 읽고 강연 듣는 생활을 할 수 없잖아요. 이 길이 더 좋았어요. 제가 가고 싶은 대학이 있어요. 미국 세인트존스대학이요. 3학년 때 엄마한테 들었는데, 지상낙원 같았어요. 학과도 전공도 없고, 주어진 독서 목록대로 책을 읽고 토론하는 수업 위주라고 해요. 독서 목록 중 절반 정도는 읽은 것 같아요.”


처음 읽은 인문고전이 뭐였어요?

“4학년 때 읽은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요. 저자 강연을 듣게 돼서 읽었는데, 이해는 잘 안 되지만 끝까지 읽었어요. 다 읽었다는 자체가 너무 자랑스러웠죠.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어요.”


왜 끝까지 읽으려 했죠?

“처음에는 안 읽으려고 했어요. 재미없어서 울고불고했죠.(웃음) 그런데 엄마가 옆에서 살살 구슬리셨어요. ‘넌 할 수 있어.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는데, 엄마는 네가 해봤으면 좋겠어.’ 그 설득에 넘어가서 끝까지 읽어냈어요. 두 달 정도 걸렸어요.”


읽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그땐 사실 큰 울림이 없었어요. 애틋한 가족애가 담겨 있는 책이니 엄마 아빠한테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 정도? 그 책을 읽게 된 건 제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였거든요. 4학년 때 ‘궁궐수비대’에서 경복궁 해설도 해보고, 매주 토요일마다 언니 오빠들이랑 캠핑도 다니고 했어요.”


민주는 최인아책방 선생님이 되어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책읽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이 끝나면 다 같이 마당에 나가 ‘얼음땡’ 놀이를 한다.
다양한 체험 정보는 어떻게 얻죠?

“제가 아직 정보력은 달려서 엄마가 찾아주셨어요. 강연 자료를 준 후 읽어보라고 하세요. 제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면 신청하고 같이 다녀주세요. 4학년 때는 에코 리더라고, 환경 관련 활동을 많이 했어요. 이 분야 이야기만 해도 두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요. 아빠도 정보를 많이 주세요. 손미나 선생님의 ‘인생학교’는 아빠가 추천해주셨어요. 아빠의 설명을 듣고 ‘어차피 저도 제 인생을 살아야 하니까 인생학교도 필요할 것 같아요’ 하고 등록하려 했는데, 어린이는 안 된다고 두 번이나 거절당했어요. 직접 찾아갔죠. 들여보내달라고. 결국 승낙을 얻어냈고, 일주일에 다섯 번씩 어두운 밤길을 뚫고 이태원에 있는 인생학교를 다녔어요.”


인생학교에서 수업 내용은?

“좋은 리더가 되는 법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시리즈를 들었어요. 손미나 선생님 강연도 듣고요. 그런데 최인아 선생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없어서 아쉬워하다가 5학년 여름에 최인아책방을 찾아가게 됐어요.”


최인아 선생님 강연이 왜 그렇게 듣고 싶었어요?

“책방에 대한 로망이 있었거든요. 책 읽는 게 너무 좋아서. 최인아책방에 처음 들어선 순간을 잊지 못해요. 너무 좋았어요. 책방 특유의 냄새가 나면서 마음이 편해졌죠. ‘듣던 대로구나’ 싶었어요. 꿈꾸던 책방 모습과 똑같아서 놀랐어요. 책방에 자주 오게 되고, 여기서 진행하는 ‘토공’ 수업을 듣고, 어른들 앞에서 강연도 해서 좋았습니다.”


강연할 때 떨리진 않았어요?

“50분 정도 강연이었는데, 제가 무대 체질인 것 같아요.(웃음)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좋아요. 재미있게 했어요.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읽기 수업에서는 뭘 가르치죠?

“어린 친구들이라서 제가 뭔가를 가르쳐주고 싶다고 가르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요. 이 수업의 취지는 ‘얘들아,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 건지 아니?’를 알게 해주는 거예요. 네 번째 시즌을 열었는데 수제자도 생겼어요.(웃음) 책에 손도 안 대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책만 읽고, 집 한편에 책방 섹션도 만들어놨대요.”


도대체 책을 얼마나 많이 읽나요?

“5~6학년 때 읽은 책 리스트가 있어요. 일주일에 두세 권 정도? 강연을 앞둔 저자의 책도 많이 읽어요.”


민주에게서 독서 리스트를 받았다. 엑셀 프로그램에 정리된 책 목록에는 240여 권이 있었다. 동서양 고전과 역사, 세계사 책이 많았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북학의》 《자기만의 방》 《국가》 《오딧세이아》 《목민심서》 《난중일기》 《마키아벨리를 위한 변명》 등은 5학년 때, 《오이디푸스 왕》 《위대한 개츠비》 《부활》 《초격차》 《굿 라이프》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내 이름은 빨강》 《닥터 노먼 베쑨》 등은 6학년 때 읽었다. 《시민 불복종》 《호모데우스》 《역사의 역사》 《군주론》 등은 ‘읽고 싶어 사다놓은 책’ 리스트에 있다.



요즘 읽는 책은?

“얼마 전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었어요. 5학년 때 읽으려다 실패했는데, 이번에 이명현 선생님의 강연을 듣게 돼서요.”


이명현 선생님이 운영하는 과학 서점 ‘갈다’도 가봤어요?

“아직이요. 거기서 진행하는 제주과학탐방을 신청했는데,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또 거절당했어요. 야생 염소 때문에 위험하다는 건데, 되게 억울했죠. 제가 야생 염소는 더 잘 피할 테니까요.”


《코스모스》는 읽고 어땠어요?

“문학적인 표현에서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앞부분에 ‘광대한 공간과 영겁의 시간 속에서 한 행성 위의 한 생애를 당신과 함께해서 기쁘다’라는 표현을 부인에게 하잖아요. 책에서 내내 ‘우주는 광활하고, 세상은 아름다워요. 당신들은 기대해도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어제는 《융의 영혼의 지도》를 읽다가 포기했고요.(웃음)”


그 어려운 책을 어쩌다가.

“(수줍어하면서) 제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거든요. 이번에 낸 앨범의 세계관이 복잡한데, 《융의 영혼의 지도》에 나오는 페르소나, 가면의 세계에서 뽑은 개념이에요.”


방탄 중 누구를 좋아해요?

“리더 RM이요. 이상형이에요. 능력도 있고, 성격도 좋고.”


갑자기 말수가 적어지네?(웃음)

“(한참 생각하다) 나이에 대한 정체성 혼란이 심해요. 엄마가 이번에 저한테 ‘대학생을 떠나보내는 마음을 엄마는 왜 지금 느끼는 걸까’ 하시더라고요. 저도 제가 혼란스러워요. 친구들이랑 놀고 싶은 열네 살 소녀가 나인지, 아니면 어른들과의 대화가 더 편한 신민주가 나인지. 친구들과 대화하면 불편하거든요.”


어떤데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느낌이에요. ‘너희들은 다 아는데 나는 모르고, 나는 아는데 너희들은 왜 모를까?’ 하는 생각. 친구들도 저를 멀게 대했어요.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건 아닌데 늘 거리감이 있었어요. 언스쿨링을 결정하면서 가장 걱정한 부분도 친구였어요. 친구들이랑 노는 것도 좋아하는데, 많이 못 노니까.”


요즘 책가방 메고 학교 가는 친구들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아… 착잡하죠. 착잡하지 않다면 거짓말인데, 속으로 ‘괜찮다, 괜찮다’ 하고 되뇝니다. ‘너희들은 너희들의 갈 길을 가라, 나는 내 갈 길을 갈게’ 이런 생각을 해요. 아직까지는 후회해본 적 없어요.”


학습 계획은 세웠나요?

“일주일 스케줄을 먼저 짠 후, 매일 할 일을 정해요. 영어와 수학은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가르쳐주기로 했어요. 3월엔 책 내느라 바빴는데, 이제 구체적 계획을 짜봐야죠.”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가 있어요. 단기 목표로는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어요. 학생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우리는 왜 공부 기계가 됐는가, 우리는 언제부터 남들의 지식에 각주를 다는 ‘각주의 민족’이 됐는가, 하는 생각을 정리하고 있어요. 장기 목표 중 하나는 10대에 유엔에서 연설하는 거예요. 청소년의 교육 문제를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왜 우리는 우리 의지가 꺾인 채 끊임없이 강요받는 삶을 살아야 하는가’ 이런 문제 제기를 해보고 싶어요.”


인터뷰 일주일 후,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민주가 낸 《동물원의 호랑이》가 최인아책방의 베스트셀러 2위에 올라 재판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민주는 두 개의 큼지막한 갈림길에서 ‘가지 않는 길’을 택했고, 그 길 초입에 들어서 첫발을 뗐다. 이후 민주의 모든 것은 달라질 것이다. 어른들은 흔히 말한다. “나는 젊어봤지만, 너는 늙어보지 않았다”고. 민주가 가는 길은 대다수 어른들이 가보지 않은 길이다. 지금 민주에게 필요한 건 응원이다. 살아온 시대의 패러다임으로 섣불리 재단해서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보다, 용기 있게 자신만의 길에 들어선 어린 소녀에게 진심 어린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면 좋겠다. 민주만은, 민주만의 색을 잃지 않도록.
  • 2019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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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안상목   ( 2019-04-29 )    수정   삭제 찬성 : 6 반대 : 10
미국의 대학에 가고 싶다면, 영어로 된 책을 읽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학교에 가는 애들보다 영어가 떨어질까 걱정이네. 동료들은 모두 회색으로 보이지만, 먼 후일에 제 색깔을 내는 곳까지 데려다 주는 차를 타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순서가 틀렸어. 학교로 돌아가서 영어, 한문, 이런 걸 뼈 빠지게 해놓고 그 다음에.는 책만 읽지 말고 연설문, 서간문, 조약, 회의록, 각국 헌법, 각종 계약서, 특허문서, 광고문 이런 걸 척척 읽어내야 자신만의 빛을 내지. 책만 읽으면 저자의 틀에 묶여버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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