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아의 책갈피 ⑧

위화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엉덩이 힘의 위력

글 : 최인아 

새해다. 독자 여러분도 좋은 꿈 꾸셨기를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도 함께 전한다. 올해 내가 보낸 새해 인사 중 반응이 좋았던 것은 “많이 기쁘시라”는 인사였다. 여러분은 어떤 인사를 주고받았는지 궁금하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카드에 손글씨로 쓰든 문자로 보내든 카톡을 보내든, 혹은 새해 결심을 일기장에 적든 뭔가를 쓸 일이 많아진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면서 소통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소통의 도구는 글과 말이다. 보고서와 기획서, 이메일 등 업무의 태반은 뭔가를 써서 전하는 일이며 상대를 설득하는 일이다. 요즘은 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 브런치 같은 채널에 누구나 자기의 생각을 글로 쓰고 나눌 수 있게 됐다. 마음먹은 대로 쓰는 글, 독자 다수가 공감할 만한 글쓰기에 대한 관심 또한 많아졌다.

이달엔 글을 좀 더 잘 쓰고 싶은 분들이 반가워할 만한 책을 추천한다. 중국 작가 위화의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인데. 제목에 ‘감옥’이 들어 있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책이 재밌으니까.

위화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읽히는 중국의 대표 작가다. 《인생》 《허삼관 매혈기》 《형제》 등을 썼고 비평가들과 대중의 고른 사랑을 받는 세계적인 작가다. 아,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라는 에세이도 썼다. 열 개의 단어로 오늘날의 중국을 담아낸 사회성 짙은 에세이인데, 현대 중국을 이해하는 데 그 어떤 사회과학책보다 훌륭하다고 평가된다.


친근하고 생생한 어투

다시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으로 돌아가자. 이 책에서 그는 세계적인 작가가 되기까지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작가를 스승 삼아 배웠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어떻게 돌파했는지를 다룬다. 또 읽는다는 것, 쓴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등 글쓰기에 관심이 있거나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친절하게 말해준다. 이 책은 그가 서울을 비롯해 베이징과 뉴욕, 프랑크푸르트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강연한 내용을 글로 적은 책이다. 강연 어투가 살아있어서 그의 육성을 듣는 듯 친근하고 생생하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항상 학생들과 젊은이들로부터 어떻게 해야 작가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한 단어로 대답하곤 했지요. ‘쓰세요’라고. 이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인생을 경험하는 것과 같습니다. 경험하지 않고서는 인생이 채워지지 않아요. 글을 쓰지 않고서는 작품이 있을 수 없습니다.”

얘기는 또 이렇게 이어진다. “자리에 오래도록 앉아 글 쓰는 일이 제게는 아주 중요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만난 첫 번째 장애물이었지요. 이 장애물을 뛰어넘으면 새로운 길이 열리지만 넘지 못하면 그 자리를 맴도는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항상 어떻게 해야 유명 작가가 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엉덩이가 의자와 완전히 친해져야 가능하다고 대답합니다. 한번 자리에 앉으면 장시간 그대로 있어야 하는 겁니다.” 장애물에 대해 이렇게도 이야기한다. 작가에겐 장애물이 매우 중요하다고. 그래서 위대한 작가들은 장애물을 피하지 않으며 일부러 만들기까지 한다고.


‘태도’에 대하여

이 책을 통해 우선 ‘글쓰기’에 대해 듣는다. 나는 하나 더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위화라는 세계적인 작가가 글쓰기와 인생을 대하는 ‘태도’ 말이다. 나는 늘 생각해 왔다. 어떤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에게 배워야 할 것은 그의 능력이나 성과가 아니라 태도라고.

인생을 절반으로 나눈다면 앞의 반생은 이미 정해진 것들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어떤 부모에게서 났는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형제 중 몇째인지, 또 어떤 재능을 갖고 태어났는지 등. 그러나 반생을 넘겨 후반으로 갈수록 그런 변수의 영향력은 줄고 다른 것들이 중요해진다. 의지, 결기, 시선, 성격 같은 것들인데, 나는 이런 것들을 통칭해서 ‘태도’라고 칭한다. 우리 안의 잠재력을 끌어내어 꽃 피우게 하는 것도 결국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새해, 특히 젊은 분들이 많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글쓴이 최인아는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최인아책방’의 대표로, ‘책방마님’으로 불립니다.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거쳐 제일기획 부사장을 지냈습니다.
최근엔 ‘혼자의 서재’를 열어 ‘혼자력’과 ‘사색력’을 모색하고 전파합니다.
  • 2019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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