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글로벌 유튜버(global youtuber)

국내는 좁다, 18억 세계시장을 노려라!

글 : 안희찬 명예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모든 콘텐츠는 유튜브로 통한다.’ 유튜브는 가장 주목받는 소셜미디어다. 궁금한 정보가 있으면 20대 이상은 네이버로, 20대 이하는 유튜버로 검색한다는 사실이 더는 새롭지 않다. 그러니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전망은 더욱 밝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시장의 규모. 유튜브의 성공 여부는 구독자 수에 비례한다.
국내시장은 규모가 작은 데다가 이미 포화 상태다. 해외시장을 겨냥해 콘텐츠를 만드는 ‘글로벌 유튜버’들이 점점 늘고 있다.
중국 최초의 아이돌 가요 프로그램인 ‘아이돌 히츠’(아이치이)에 출연한 한국뚱뚱 유지원(오른쪽)과 소속사 ‘브랜드 건축가’ 김정민 대표.
글로벌 유튜버란

‘유튜버’는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YouTube)에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으로 동영상을 올리는 이들을 말한다. 1인 방송을 진행하는 ‘크리에이터’와 비슷한 개념이다. 글로벌 유튜버는 국내 구독자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인을 구독자로 염두에 두고 활동하는 이들이다.


글로벌 유튜버가 되려면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공통으로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와 의사소통에 필요한 외국어는 필수다. 3~4가지 외국어 구사가 가능하면 인기 글로벌 유튜버가 될 확률이 높다. 말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영상이나 노래, 역할극 등은 외국어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최근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한 ‘내채널문호개방’, 구글캠퍼스에서 개최한 ‘글로벌크리에이터 멘토링’ 같이 글로벌 유튜버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 행사가 종종 있다.


누가누가 있나

일상생활과 K팝,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 등을 알려주는 한국계 미국인 테리송의 채널 ‘테리tv’는 105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게임 방송인 ‘트위치 갓 탤런트’ 우승자이자 트위치 게임 스트리머인 조매력은 한국어와 영어 2개 언어로 방송을 진행한다. 유튜버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트위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국내 최초로 2억 뷰를 달성한 ASMR 유튜버 뽀모의 경우 구독자의 80%가 외국인이다.


필요한 자질은

인기 유튜브 채널의 특성은 크게 두 가지다. 유튜버의 개성과 매력이 남다르거나 콘텐츠가 특출하거나. 성공적으로 채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겸비되어야 한다. 콘텐츠가 아무리 좋아도 유튜버 본인의 매력이 없으면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인기 유튜버들의 공통 견해다.


전망과 수입은

인기 유튜버의 수입은 웬만한 대기업 연봉을 훌쩍 넘는다. 수익은 구독자 수에 비례하는데, 대도서관은 지난해 17억 원, ‘캐리 앤 토이즈’의 캐리언니는 19억 원 이상을 벌었다. 유튜브 수익 대부분은 광고에서 나온다. 지난해 기준 유튜브 국내 인터넷 동영상 광고 점유율은 40.7%에 달했다. 수치는 해마다 증가세다. 전망도 밝고 진입 장벽이 낮아 ‘나도 한번 해볼까?’ 쉽게 생각하지만, 스타 유튜버는 상위 1%에 불과해 전업 유튜버의 길은 가깝고도 멀다. 1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면 전업 유튜버로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한다.



한국뚱뚱 유지원

회당 조회 수 400만!
대륙을 사로잡은 한국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최근 몇 년 사이 큰 인기를 누리며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선망하는 직업 1위라는 한 설문조사의 결과도 있다. 다양한 주제와 개성 있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있다.
‘한국뚱뚱(韩国东东)’이라는 닉네임으로 중국 무대에서 활약 중인 유지원(27) 씨다.


유지원 씨는 열 살 때 중국에 처음 갔다.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서였다. 중국에서 머문 기간은 5년. 귀국 후에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중국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커졌다. 중국을 더 많이 알고 싶어 한국외대 중국어과에 진학했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그는 졸업이 가까운 학년이 되자 취업보다는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청년창업캠프 프로그램에 신청했어요. 그때 멘토로 연결된 분이 지금 함께 일하는 김정민 대표님이에요. 당시 김 대표님께 한국에 관광 온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 아이템과 계획서를 보여드렸는데 다 별로라고 하셨습니다.(웃음) 대신 방송 아이템으로 제안하시더라고요. ‘네가 이런 생각이 있으면 1인 방송을 통해 직접 얘기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효과도 좋고 잘될 것 같다’고요. 하지만 바로 시작하진 않았어요. 나를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라서 망설였습니다.”

유지원 씨는 아이디어만 가지고 곧바로 1인 방송을 하는 대신 경험을 쌓기 위해 모바일 콘텐츠 회사에 입사했다. 회사 일을 하면서 콘텐츠 관련 일을 좀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생겼다. 그때 김정민 대표에게 다시 연락했고 본격적으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제가 처음에 고안한 사업 아이템이 중국인 대상이었고(오프라인 관광가이드 및 플랫폼 사업) 중국과 한국의 문화와 교류에도 관심이 많아 중국인들에게 ‘우리(한국인)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너희의 이런 문화를 좋아한다’고 정확하게 말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국인이 사랑하는 외국인 50인에 선정

한국뚱뚱이 만든 콘텐츠 ‘한국뚱뚱 부산 살아보기 캠페인’. 유튜브 캡처
유지원 씨가 처음 만든 콘텐츠는 C팝(C-pop, 중국 음악) 리액션(반응) 영상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유행하던 외국인의 K팝(K-pop) 리액션 영상을 벤치마킹한 콘텐츠였다. 이 영상을 시작으로 여러 대중문화 콘텐츠를 만들었다. 유지원 씨의 영상은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갔고 ‘한국뚱뚱’의 영향력도 점차 커졌다. 최근에는 대중문화 콘텐츠와 더불어 일상 콘텐츠를 주로 다루고 있다.

“제가 시작할 당시에는 한국인이 중국 드라마나 가요 등의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초반부터 반응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비슷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그런 콘텐츠를 자주 다루지는 않아요. 굳이 제가 안 해도 다른 분들이 해주니까. 요즘은 주제를 일상에서 많이 찾습니다.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콘텐츠를 다루면서 함께 이야기하고 보여줍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요. 패션에 관심이 많아 패션 콘텐츠도 자주 합니다. 중국 브랜드 옷을 사서 입어보고 이야기하는 식으로요.”

한국뚱뚱 유지원 씨는 빌리빌리, 웨이보, 미아오파이 세 개의 채널을 메인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빌리빌리에선 약 6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회당 조회 수는 평균 400만이고 총 조회 수는 7000만 이상이다. 최근 중국 인민일보는 중국개혁개방 40주년 특집호로 중국인이 사랑하는 전 세계 50명의 외국인 중 한 명으로 유지원 씨를 인터뷰했다. 중국인의 친구가 된 한국뚱뚱의 경쟁력은 진정성에 있다.

“진정성 있게 방송하려 합니다. 대중문화 리액션을 다룬 초기 방송에서도 직설적인 표현을 많이 했죠. 중국 아이돌들을 보면서 ‘와 대박~’ 식이 아니라 ‘풉~’ 식으로 솔직하게 반응해요. 중국에서 활동한 것도 솔직함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제가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좀 더 솔직할 수 있었죠.”

유지원 씨는 중국 방송사나 정부와 협업을 할 때도 진정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콘텐츠를 만들 때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친숙하고 일상적인 방송을 지향한다. 중국인들의 진정한 친구로 발돋움한 비결이다.


한국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장단점은?


국내시장이 아닌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콘텐츠 크리에이터 유지원 씨. 그가 생각하는 국내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장단점이 궁금했다.

“한국 크리에이터들은 화면의 느낌이나 배경 같은 비주얼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는 사람이 편안하고 영상이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콘텐츠가 비슷한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국내 콘텐츠 크리에이터 중에는 뛰어난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외국시장을 겨냥하고 시작하는 분들은 다 비슷한 경향이 있어요. 선례를 좇는다고 해야 하나. 제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는 분이 엄청 많아요. 공부를 한 거죠. 이건 저의 경우입니다. 제 콘텐츠의 성격과 수용자의 니즈가 맞았던 겁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는 중국의 SNS 인기스타를 뜻하는 ‘왕홍(网红)’과 오디션을 합친 ‘왕홍 오디션’을 개최해 국내 크리에이터의 세계화에 힘쓰고 있다. 왕홍 오디션을 통해 콘셉트, 편집, 플랫폼 활용 방법 등의 노하우를 공유한다. 실제로 왕홍 오디션을 거친 다수의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유지원 씨는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으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부산 살아보기 캠페인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한국살이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중국 대형 방송사인 텐센트 TV, 중국 최대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치이와의 협업도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한국의 문화를 중국에 전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도 겸할 예정이다. 자신만의 패션 브랜드 론칭도 앞두고 있다. 본인을 ‘흘러가는 대로 사는 사람’이라 칭하는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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