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 덕후력

성덕열전

글·사진 : 서경리 기자

성덕열전 #1
진케이Jin Kei / 김학진 / 레고 덕후 / 브릭 아티스트


다섯 살 때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레고 상자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벽돌 모양의 브릭으로 건물을 세우고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게 좋았다.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게임 회사에 취직해 13년을 다녔다. 건축은 집과 공간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게임은 무한 상상의 공간을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LEGO no.400
브릭 아티스트 진케이로 활동하게 된 건 게임이 PC에서 모바일 시장으로 옮겨가면서부터다. 모바일 게임은 예전만큼 화려하지도, 환상적이지도 않았다. 벽돌로 집을 짓는 ‘물성’이 그리웠다. 돈만 생기면 레고를 사 모았다. 레고를 살 때는 똑같은 걸 3개씩 산다. 조립용과 상자째 두는 보관용, 나머지는 여분의 것이다. 레고 브릭(brick)은 색깔 분류를 제하고도 각기 다른 모양으로만 2000여 가지가 넘는다. 갖가지 브릭을 조합해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는 일이 적성에 맞았다. 브릭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린 작품은 방콕 한 쇼핑몰에 설치한 ‘방탄소년단 아트월’이다. 5만 5000개 브릭으로 만든 너비 6m, 높이 3m의 작품으로, 한류 팬들이 이곳을 ‘성지’처럼 다녀갔다.

진케이에게 브릭은 ‘일상’ 자체다.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레고 쌓는 노인’으로 늙는 게 꿈이다.

나의 베스트 컬렉션 / LEGO no.400(1972년 생산)
나에게 영감을 준 ◦◦ /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나만의 즐겨찾기 / 이케아
나에게 던지는 한마디 / “내가 얼마나 새로울 수 있을까?”
나를 표현하는 해시태그 / #브릭_쌓는_남자


성덕열전 #2
랩틱 Laptick / 임성길 / 고전 게임 덕후 / 게임 기획자


여섯 살 때 동네 형들의 손에 이끌려 처음 오락실에 갔다. 오색찬란한 화면 속 캐릭터를 직접 손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데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상상하는 모든 것을 스케치북에 그리기 시작했다. 고교시절에는 게임 잡지에 삽화와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이후 게임 회사에 취직해 그래픽 디자이너로 시작, 게임 개발자로 18년째 이 분야를 이어오고 있다.

PC 엔진 모니터 결합형 게임기
랩틱의 집에는 30여 년간 수집한 1500여 가지 고전 게임기로 가득하다. 중학교 시절 처음 산 게임기는 대우전자의 재믹스와 일본 닌텐도사의 패미컴(패밀리컴퓨터)이다. 자장면 한 그릇이 500원이던 당시 게임 팩 한 개 가격이 1만 5000원을 호가했다. 지금에야 게임 종류가 워낙 많지만, 그때는 종류도 많지 않고 가격도 비싸 하나도 소중했다. 고전 게임의 매력은 쉽고 간편한 조작법에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 지친 이들이 단순한 고전 게임을 찾는 이유다. 조이스틱에 손을 얹으면 어딘가 촌스럽지만 정겨운 화면 속 캐릭터와 느릿한 사운드가 어릴 적 행복을 소환한다.

무엇이든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유지하면 결국 성공한다. 게임을 향한 열정과 노력이 지금을 살게 한다.

나의 베스트 컬렉션 / PC 엔진 모니터 결합형 게임기, PC-KD863G(1988년 생산)와
                             원더보이2 오리지널 기판(1987년 생산)

나에게 영감을 준 ◦◦ / 오락실
나만의 즐겨찾기 / 방구석
나에게 던지는 한마디 / “시도하고 도전하는 사람이 세상을 이긴다”
나를 표현하는 해시태그 / #레트로_향수


성덕열전 #3
미튼Mitten / 이민종 / 아트토이 덕후 / 양모 공예가


아홉 살 때 본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에서 노래를 부르며 등장하는 공주의 모습이 지금까지도 두근거림으로 남아 있다. 그때부터 애니메이터를 꿈꾸며 그림을 그렸다. 게임 캐릭터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 스톱모션 애니메이터로 7년여간 활동했다.

양모 인형
미튼의 취미는 아트 토이 수집이다. 자그마한 인형이나 캡슐 토이, 손가락만 한 완구, 소품 모으기를 좋아한다. 버리지 못해 쌓아둔 소품만 상자로 열댓 개다. 인형을 모으면서 느낀 갈증을 인형 만들기로 풀었다. 호기심을 이끈 건 ‘양모 인형’이다. 100%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양모 공예는 양털을 가지고 바늘로 콕콕 찔러 형태를 만든다. 양모의 보드라운 감촉이 마치 어릴 적 겨울날의 따뜻한 벙어리장갑 같다. 최근에는 양모로 만든 동물 작품이 주목받으며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개띠 해를 맞아 101마리 강아지를 양모 인형으로 만들고 있는데, 벌써 50마리 ‘양모 강아지’를 분양했다.

손때를 탈수록 빛을 발하는 양모 인형처럼 따스한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나의 베스트 컬렉션 / 말괄량이 삐삐 인형
나에게 영감을 준 ◦◦ /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나만의 즐겨찾기 공간 / 서촌 작업실
나에게 던지는 한마디 / “손때가 탈수록 오래 간다”
나를 표현하는 해시태그 / #소녀_감성
  • 2018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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