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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을 뺀 작지만 개성 있는 결혼식으로 초대

김단비 비어스웨딩 대표

천편일률적인 장소나 형식에서 벗어나 작지만 독특하고 의미 있는 결혼식을 올릴 수는 없을까?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에서 스몰 웨딩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연예인들 대부분이 스몰 웨딩을 택할 정도이다. 하지만 장소 물색부터 하나하나 직접 준비하자니 막막하기도 하다. 비어스웨딩은 이런 신랑신부들에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스몰 웨딩 전문 업체이다. 2015년 3월 비어스웨딩을 설립한 김단비 대표는 “2013년부터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무료 결혼식을 올려주다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찾아 스몰 웨딩을 시작했습니다. 스몰 웨딩 확산을 통해 결혼시장의 거품을 제거하면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계속 무료 결혼식을 올려주는 일을 우리의 사명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트렌드로 자리 잡은 스몰 웨딩

보통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리려면 많은 수의 하객을 보장하면서 비싼 식사비를 치러야 한다. 비어스웨딩은 “결혼식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차지하는 식사를 하지 않으셔도 좋고, 드레스나 사진, 메이크업 또한 다른 업체를 이용해도 괜찮습니다”라고 밝힌다. 결혼식장의 경우 웨딩홀 대신 카페나 레스토랑, 관공서, 공원, 공연장 등을 낮은 가격에 빌린 후 비어스웨딩만의 데커레이션 키트로 꾸밀 수 있다. 비어스웨딩은 현재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100여 곳과 제휴를 맺고 있다고 한다.

“여의도와 강남 등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의 레스토랑과 카페는 주말에 한산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곳을 싸게 빌려 결혼식장으로 꾸밉니다. 오후 다섯 시에 문을 여는 펍을 점심 때 빌려서 활용하기도 하지요. 보통 30명에서 70명 정도의 하객이 들어올 수 있는 규모이고, 대관료는 시간당 11만원 정도입니다.”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장소인 만큼 결혼식도 저마다 달라진다고 그는 말한다.

“2층으로 된 펍에서 결혼식을 할 때는 계단을 초로 장식해 신랑신부가 2층에서 1층으로 걸어 내려오도록 했습니다. 신랑은 노래를 부르면서 입장했지요. 공연장에서 결혼식을 할 때는 무대를 적극 활용합니다. 신랑이 댄스 팀과 함께 춤을 추거나 신부가 피아노를 치기도 합니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신랑은 댄스 팀과 함께 열심히 연습해 케이팝 댄스를 보여줬습니다. 작은 결혼식은 예식과 피로연을 구분하지 않고 흥겨운 파티처럼 진행될 때가 많습니다. 작고 아늑한 장소 때문에 파티 분위기가 더 나지요. 여의도 물빛무대를 빌려서 결혼식을 진행한 적도 있는데, 한강을 배경으로 동그란 무대에서 올리는 결혼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희가 제휴한 곳뿐 아니라 신랑신부가 찾아낸 장소를 식장으로 활용할 때도 많아요.”

장소를 빌리는 비용뿐 아니라 꾸미는 비용도 줄였다.

“결혼식장을 예쁘게 꾸미고 싶어도 생화로 모두 장식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요즘은 생화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조화들이 많아요. 투명한 유리병에 장미와 수국 조화를 넣어 장식하는 화이트 콘셉트와 넝쿨식물과 통나무, 화분, 초 등을 활용하는 보태니컬 콘셉트의 데커레이션 키트를 갖추고, 공간 특성에 맞춰 디자이너가 꾸며드립니다. 총비용은 80만원 정도지만, 데커레이션 키트를 빌려 직접 꾸밀 경우 비용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생화로 꾸미면 비용이 더 올라가고요.”


드레스와 사진, 메이크업도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작가 30명, 메이크업아티스트 30명과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결혼식 사진 촬영의 경우 사진작가의 경력에 따라 10만원대에서 40만원대까지 다양합니다. 앨범 제작을 강요하지 않고, 원하면 액자 서비스만 합니다. 메이크업은 20만~30만원 정도입니다. 카페나 레스토랑은 일반 웨딩홀과 조명이 달라 너무 진한 화장은 어색해 보입니다. 보통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선호하지요. 결혼식장으로 꾸며지는 모습을 신부가 직접 지켜보면서 출장 메이크업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웨딩드레스도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내 비교적 싼 가격에 대여합니다.”

식사는 15군데의 출장요리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고 말한다. 40가지 음식이 나오는 1인당 2만 5000원의 뷔페가 가장 인기이고, 1인당 5만원에 고급 코스요리를 먹을 수도 있다.

“부모님 하객보다는 신랑신부 하객이 많은 작은 결혼식의 특성상 칵테일파티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핑거푸드도 인기입니다. 야외 결혼식의 경우 1만원 정도의 도시락을 이용하기도 하고요.”

김단비 대표는 “신랑신부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결혼식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 젊은 층은 꼭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작은 결혼식을 선택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어떤 분들이 스몰 웨딩을 원하는지 분석하려고 해봤지만, 소득이나 직업에서 공통점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특징이라면 신랑신부가 독특한 결혼식을 원하고, 부모님의 생각이 트여 있다는 점이었지요. 미심쩍어하던 부모님도 결혼식을 마치고 나면 ‘이런 결혼식은 처음 봤다’면서 좋아하십니다.”

비어스웨딩은 셀프웨딩 플랫폼을 구축해 작은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장소와 데커레이션 키트, 드레스, 사진, 메이크업, 출장요리, 사회자와 축가까지 모든 비용을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신랑신부가 하나하나 선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업체들 사이 담합으로 가격을 공개하지 않는 게 결혼시장의 거품을 심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단비 대표는 처음부터 결혼시장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혼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다문화가정 및 소외계층 무료 결혼식 진행


“2010년 대학 입학 후부터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많았고, 비즈니스 리더십단체 인액터스(Enactus)에 들어가 장애인 단체의 카페 운영을 도왔습니다.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갔을 때도 탄자니아 여성을 돕는 사업에 2년 동안 참여했어요. 탄자니아 여성이 만든 바구니를 팔아 그들의 자립을 돕는 일로, 동아리에서 기업으로 발전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그에게 “우리 엄마아빠는 맨날 싸워요. 이혼한대요. 결혼식을 올리지 않아서 그런가 봐요”라면서 속내를 털어 놓았다고 한다.

“다문화가정을 살펴보니 결혼식을 하지 않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국에 와서 사는 신부들의 경우, 남들한테 인정받고 축하받는 자리인 결혼식을 하지 않았다는 데 대해 가슴의 응어리가 많았습니다. 그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서라도 결혼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013년 그는 창업동아리의 지원금으로 무료 결혼식을 시작했다. 서울 자양동의 한 카페가 장소를 내주었고, 음식과 메이크업, 드레스도 협찬이나 재능기부를 받았다. 첫 결혼식을 올린 다문화가정은 신체장애가 있는 신랑과 캄보디아 출신 신부였다. 아이 둘을 낳고 올린 결혼식에서 신부는 펑펑 울었다. 한국에 온 지 5년 만에 결혼식을 올리는 베트남 신부는 이제야 부모님을 초청할 수 있다면서 좋아했다. 비어스웨딩을 설립한 후에는 다문화가정만이 아니라 소외계층 전체로 무료 결혼식의 대상을 넓혔다.

“무료 결혼식을 진행하면서 우리까지 울컥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실마리는 제공해줄 수 있는 것 같아 기쁘지요. 이 일은 계속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지게 됩니다.”

통계청의 ‘2016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비용이나 의식, 절차 등 결혼식 문화가 과도하다’라는 의견이 75.4%에 달했다. 작은 결혼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아직 20대인 김단비 대표가 우리나라 결혼 문화를 어떻게 바꾸어나갈지 기대된다.
  • 2017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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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마리   ( 2017-02-25 ) 찬성 : 12 반대 : 10
경제적으로 힘든 세태에 웨딩문화 바뀌는 시점이 될듯
   하늘   ( 2017-02-24 ) 찬성 : 9 반대 : 3
이런 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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