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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좋은 이유요? 쉽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죠

블로그 누적 방문자 1000만 명, 정나영 미용만화가

미용정보를 소개하는 웹툰 〈솔직한 미용만화〉가 화제다. 2017년 1월, 만화를 연재하는 블로그 ‘된다. 뭐든’의 누적 방문자 수가 1000만 명을 훌쩍 넘었고, 네이버 포스트 ‘된다’의 팔로어는 일찌감치 10만 명을 달성했다. 지난해부터는 네이버 웹툰 글로벌을 통해 태국과 중국, 대만의 독자들과도 만나고 있다. 수많은 미용정보 콘텐츠가 생산되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온라인에서 연재 3년 만에 이룬 성과가 대단하다. 작가 정나영씨를 만났다.

그림제공 : 정나영
된다 뭐든, 진짜?

인기 네이버 포스트 ‘된다’의 주인공 정 작가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스타 만화가다. 그가 주 1회 연재하는 〈솔직한 미용만화〉는 화장품 후기는 물론, 다양한 미용정보를 소개하는데, 만화 속 된다 양의 엉뚱한 호기심과 좌충우돌 경험담, 솔직한 돌직구 멘트는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작품이 연재될 때마다 평균 댓글과 이메일이 300~400개에 달할 정도로 팬들의 반응이 뜨겁고, 정 작가의 일상도 함께 엿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의 팔로어는 48만 명에 달한다.

“그게…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요.”

2014년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만 해도 미용만화는 재미있는 취미활동 중 하나였을 뿐이다. 중학생 때 잠시 만화가를 꿈꾼 적이 있지만, “소질이 없다”는 학원 강사의 말에 미련 없이 포기했다. 그래도 그림이 좋아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모 의류 브랜드의 패션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다. 경력이 조금 쌓인 후에는 “패션 분야에서 오래 일하려면 그래픽이 아닌 의상디자인을 하라는 선배의 조언에 따라” 의상디자인에 도전했다. 하지만 적응이 쉽지 않았다. 도저히 다른 동료들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같은 시간에 시장 조사를 해도, 내용이 확연히 달랐고, 디자인 회의를 해도 특별한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했다.

“당연한 결과였죠. 이유요? 저는 옷에 미쳐 있지 않았거든요. 다른 디자이너들은 달랐어요. 월급의 대부분을 옷에 투자하고, 재미로 시장조사를 하고, 패션 정보 수집이 취미인 사람들과 어떻게 경쟁을 해요. 그때 알았어요. 지금 하는 일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궁금하면 잠시라도 그 일을 진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보면 돼요. 금방 깨닫게 됩니다.”

2014년 스물아홉이 되던 해 그는 처음으로 삶이 불행하다고 생각했고, 이십대의 마지막 1년만은 하고 싶은 모든 일에 써보기로 했다. 빵을 좋아해 제빵도 배우고, 유행하는 캘리그래피도 배웠다. 여행도 다녔다. 그리고 블로그를 시작했다. 뭐든지 닥치는 대로 실험하고 도전한 1년을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블로그에 올린 다양한 콘텐츠 중 하나가 화장품 후기였어요. 직장 다닐 때 스트레스가 쌓이면 정신없이 화장품을 샀어요. 월 70만원을 화장품 구입에 쓴 적도 있죠. 화장을 하는 것보다 사는 것에 만족을 느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서랍을 보니 포장을 뜯지 않은 제품이 잔뜩 있더라고요. 이왕 산 거 쌓아두지 말고 제품 평가나 해보자고 생각했죠.”

그의 평가는 처음부터 거침이 없었다. 온라인에 넘쳐나는 ‘제공받은 제품’의 후기와 달리 제 돈을 주고 샀으니 눈치를 볼 이유가 없었다. 브랜드 유명세 혹은 브랜드가 강조하는 과학적 임상 결과에도 전혀 휘둘리지 않는 ‘내 맘대로’ 평가는 자신을 꼭 닮은 캐릭터 된다 양을 통해 소개됐다. 재미있게,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독자가 증가했고, 팬덤이 형성됐다. 연재 2년이 되어갈 무렵, 그에게는 ‘스타’ 미용만화가라는 이름이 생겼다.

“제 블로그 이름이 ‘된다. 뭐든’이에요. 백수 시절에 뭐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거죠. 구독자가 3000명쯤 되었을 때 매일 상상했어요. 내 만화를 사람들이 더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중에 책도 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강의를 하게 될지도 몰라…. 그런데 정말 모든 게 현실이 되었어요. 원하는 것을 계속 생각하는 습관의 힘이 얼마나 큰지 깨닫고 있습니다.”

〈솔직한 미용만화〉의 대표 이미지 컷.

“써보니 어떤데?”란 질문에 대한 답

그의 만화는 솔직하다. ‘척하지 않는’ 스토리에 독자들은 공감한다. 솔직함이란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뭘까, 늘 독자의 입장에서 질문을 해요.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우리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얘기하는 거죠. 저는 화장품 전문가가 아니에요. 그래서 굳이 전문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요. 이해하기 어려우니까요. 사진도 마찬가지죠. 예쁜 패키지를 찍거나 배경에 외국 잡지, 명품 가방을 놓지 않아요. 그건 중요하지 않거든요. 독자들이 원하는 건 ‘그래서 써보니 어떤데?’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죠.”

피부를 완전히 새로 바꿔준다는 초고가의 화장품 사용 결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거나, 청담동 미용실에 다녀온 후에 ‘미용실보다 중요한 평소의 습관’을 이야기하고, 전 국민 상식이 된 건성·중성·지성 피부 타입에 대해 ‘그런 건 없다’는 솔깃한 정보도 소개한다. 주관적 경험과 객관적 사실의 균형을 통해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반전의 스토리는 그의 만화가 사랑받는 요인 중 하나다.

그가 만화 구성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소통이다. 때문에 독자들의 댓글과 질문을 꼼꼼하게 읽고, 적극적으로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독자들이 원하는 브랜드에 대한 평가는 물론 다양한 질문을 정리해 만화에서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방식이다.

“한 편을 연재하고 나면 질문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져요. ‘이 제품은 어때요? 저것도 해 주세요’ 등 제품에 대한 질문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의학상담도 많아요. 처음에는 책도 읽고, 자료도 찾아봤죠. 하지만 전문가도 아니면서 전문 지식에 대해 얘기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전문가들을 직접 찾아갔죠. 전문가와 독자들 사이에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정샘물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사배 유튜브 스타(메이크업), 황민영 뷰티전문 기자 등 유명인은 물론, 피부과 전문의, 네일 아티스트, 속옷 전문가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인터뷰에 등장한 이들의 조언을 된다 양 특유의 ‘쉽고 재미있는’ 반전 화법으로 소개했고 댓글은 뜨겁게 반응했다.

그는 요즘 “독자의 신뢰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느끼는 중이다. 자신의 의견을 무조건 믿고 따르는 팬들이 늘어갈수록 단어 하나를 사용할 때도 여러 입장을 고민하게 된다. 미용만화와 상관없이 기업의 요청으로 그리는 외주 만화를 작업할 때 신중함은 더 커진다.

“외주 만화는 해당 브랜드가 원하는 내용을 되도록 반영해야죠. 하지만 제가 동의할 수 없는 과장된 표현은 콘티 단계에서 협의를 통해 바꿔요. 만화 집필을 아예 거절한 경우도 있어요. 유명 기업의 제품이었는데, 제 미용만화에서 이미 다른 브랜드의 상품을 좋다고 추천한 적이 있거든요. 물론 독자들도 외주 만화와 미용만화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겠지만, 된다 양의 정체성은 솔직함이잖아요. 독자들의 신뢰는 반드시 지키고 싶어요.”

그는 올해 할 일이 많다.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시작한 메이크업 전문가 과정을 수료해야 하고, 미뤄둔 출판 원고도 마쳐야 한다. 유튜브 제작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막연하지만 ‘된다’라는 브랜드 제품도 기획하고 싶다. 아직은 꿈의 단계에 있지만 생각만으로도 신나고 설렌다. 하지만 여전히 가장 좋아하고 계속 하고 싶은 일은 만화를 연재하는 것이다.

“만화의 매력은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거예요. 만화 속에서는 상상하는 모든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또 그만큼 소통이 쉬워요. 미용만화를 그리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일이 정말 보람 있고 즐겁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제가 만화를 계속 하고 싶은 이유죠. 미용 분야는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저도 언젠가 대체될 수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당장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려고요. 지금은 작은 점을 찍고 있지만 그 점들이 이어져 선이 될 테고, 그 선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저만의 길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2017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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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되자   ( 2017-02-23 ) 찬성 : 11 반대 : 50
팬입니다 늘 좋은글 그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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