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주메뉴

  • cover styory
  • focus
  • lifestyle
  • culture
  • human
  • community
    • 손글씨
    • 1등기업인물
    • 나도한마디
    • 기사제보
  • subscription

공간의 확장을 넘어 생각의 영역을 넓히다

[special feature]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실험하는 문은지 더심플북스 대표 & 정혜수 노마드씨 개발자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디지털 노마드 콘퍼런스 ‘로그디노(Login digital nomad)’가 열렸다.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환경에서 등장한 디지털 노마드는 일 방식의 ‘확장과 연결’을 통해 새로운 삶의 대안을 찾는다. 이들의 연대와 생각의 공유를 위한 콘퍼런스를 직접 기획하고 주최한 문은지 더심플북스 대표와 정혜수 노마드씨 개발자는 이제 막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에 입성한 젊은이들이다.

사진제공 : 문은지
왼쪽부터 문은지, 정혜수씨.
디지털 노마드를 실험하다

“로그디노는 국내외 디지털 노마드들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였어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방식 중 하나로서 디지털 노마드를 알리고,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갖고 싶었거든요.”(문은지)

디지털 노마드 콘퍼런스 로그디노는 문은지 더심플북스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문 대표는 지난해 3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글로벌 디지털 노마드 콘퍼런스(DNX)에 다녀왔다. 4년 6개월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이직과 전직을 고민하던 당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지키며 자유롭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는 그의 심장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방콕에서 국적도 제각각인 디지털 노마드들과 대화를 나누고 돌아온 후 그는 취업이 아닌 창업을 선택했다. 1인 출판사를 열고 책을 출판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는 방콕에서 경험한 DNX의 감동과 메시지를 여전히 가슴에 품고 있었고, 한국의 젊은이들과 새로운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는 디지털 노마드 스타트업 노마드씨와 함께 직접 콘퍼런스 주최에 나섰다. 노마드씨는 글로벌 이민 서포트 서비스 ‘이밍’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디자이너, 개발자, 기획자 3명의 팀원이 모두 디지털 노마드로 일한다.

“당시 노마드씨 팀원들이 제주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첫 회의도 제주에서 시작했어요. 단 이틀 동안 행사의 방향과 역할 분담 등을 모두 결정했습니다.”(문은지)

그날 이후 서울에서 로그디노를 개최하기까지 99일 동안 문 대표와 노마드씨의 팀원 3명은 서울과 제주, 울산, 성남 등 각자의 공간에서 맡은 역할을 수행했다.

“모든 업무는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고 진행했어요. 한국의 스마트워크 환경은 정말 최고예요. 서로 다른 곳에서 각자 일하는 방식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제주 회의 이후 우리가 다시 만난 건 로그디노 행사장이었습니다.”(정혜수)

지난 해 7월 제주 디지털 노마드 밋업에 참여한 노마드씨.
처음 만나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행사를 기획하고, 누구도 시도한 적 없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한 로그디노는 주변의 우려와 달리 매우 성공적이었다. 글로벌 디지털 노마드 그룹 ‘해커 파라다이스’가 직접 참여해 강연을 했고, 일정이 맞지 않아 참여하지 못한 DNX 팀은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한국인 디지털 노마드들의 솔직한 경험담과 1인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을 듣기 위해 직장인과 학생 등 100여 명이 함께했고, 행사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로그디노를 준비하는 과정은 문 대표와 정혜수씨를 비롯해 노마드씨 팀원들 모두에게도 큰 실험이자 도전이었다.

“솔직히 우리조차 과연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확신하지 못했는데, 결국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정혜수)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나름의 정의도 로그디노를 통해 더 명확하고 단단해졌다.

“저에게 디지털 노마드는 공간의 확장을 넘어 사고의 확장을 뜻합니다. 바닷가, 카페 등에서 노트북을 들고 일하는 모습이 핵심은 아니죠. 중요한 것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노력입니다. 그 토대에서 업무 성격과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일 방식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고 믿어요.”(문은지)


직장 떠나 디지털 노마드를 선택한 까닭

로그디노 강연에 참여한 글로벌 디지털 노마드 ‘해커 파라다이스’팀.
노마드씨의 개발자 정혜수씨는 졸업 전 취업에 성공했지만, 생각보다 일찍 퇴사를 결심했다. 일보다는 ‘정해진 방식대로 일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출근하지만 실제로 일에 집중할 수 있을 때까지 상당히 긴 시간을 소모하곤 했어요. 근무시간이라는 틀에 맞추기보다, 몰입이 되는 시간에 집중해서 일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았죠. 게다가 직장에서는 일 외의 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했고요. 체력보다 정신적으로 더 큰 피로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정혜수)

모두가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규칙에 따르는 게 당연하다고 했지만 그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맞지 않는 근무 방식에 빨리 지쳐갔고, 덩달아 일에 대한 흥미도 잃기 시작했다. 퇴사 후 그는 프리랜스 개발자가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일할 때 더 나은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직접 확인했고, 얼마 가지 않아 같은 생각을 가진 디자이너와 기획자를 만나 함께 앱 서비스 개발 회사 노마드씨를 창업했다.

“창업을 했지만 사무실 임대 비용이 부담이 됐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꼭 같은 공간에 있어야 일할 수 있는 걸까’라고요. 원래 일하던 방식대로 각자의 공간에서 일하면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죠. 실제로 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일의 집중도와 성과 모두 만족스러웠어요.”

정혜수씨는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이끌어 낼 수 있는 일의 방식을 찾았다고 확신한다.

로그디노 행사장을 가득 채운 2030 청년들.
무역회사 해외영업 사원이었던 문 대표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좀 더 효율적인 일의 방식을 고민했다. 남미가 주요 시장이었던 만큼 1년에 한두 차례 출장은 기본이고, 시차를 맞추느라 새벽 근무도 잦았다. 그는 시간과 공간의 틀 밖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해외영업의 특성상 재택근무가 더 효율적이라고 자신했다.

“혼자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공부하고, 직원들을 교육 시켰어요. 먼저 철저하게 준비를 한 후에 회사에 건의했죠. 그런데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더군요. 이유는 ‘신뢰’ 때문이었어요. 직원이 눈에 보이는 곳에서 일하고, 업무 과정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혹시 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 거죠(웃음).”(문은지)

문 대표는 열심히 준비한 ‘재택근무를 위한 제안’을 접고 퇴사를 결정했다. 디지털 노마드에 호기심을 갖고 찾은 방콕 DNX의 일정이 끝난 후에는 한 달 동안 태국 치앙마이에 머물며 그곳에서 세계 디지털 노마드들과 아티스트들을 만났다. 귀국 후 창업한 1인 출판사 더심플북스는 1년 동안 여행 가이드북을 시작으로 실용서, 문화서 등을 연속 출간했다.

하지만 자유롭게 일하는 환경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며 삶을 균형 있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이 필요하다. 해외 선진국처럼 스마트워크 환경을 적극 도입한 기업들이 빠르게 원격근무 시스템을 적용하거나, 디지털 노마드들과 연계해 일하는 조직으로 변화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아직 ‘전통적인’ 일 방식이 익숙하다. 때문에 틀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이들은 기존의 틀 밖에서 스스로 일감을 창조해야 하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저희 노마드씨 팀원들은 각자 자신의 수익을 스스로 책임지는 동시에 공동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요. 팀원 중 한 명이 현재 치앙마이에서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그 사이 함께 앱을 개발하기도 했어요. 우리의 정체성을 구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때까지 뭐든 실험하고 도전할 생각입니다.”(정혜수)

문 대표도 출판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는 중이다.

“얼마 전 치앙마이의 아티스트들을 초대해 한국의 아티스트와 일반인이 함께하는 전시 콘서트를 열었어요. 태국과 한국의 노마드들이 스태프로 참여했고, 결과도 좋았어요. 2017년에는 통영의 지역사회와 해외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문화행사를 열 겁니다. 제가 디지털 노마드로서 일하는 방식은 이처럼 ‘움직이는 팀’을 만드는 거예요. 국경과 지역을 넘나들며 연대하는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그때그때 글로벌 노마드들과 연결해 가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거죠. 새로운 모델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습니다.”(문은지)
  • 2017년 01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하단메뉴

상호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김창기
편집인 : 김창기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성동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