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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방식도 환경도 스스로 결정

[special feature] 여행 동행 찾기 앱 ‘설레여행’ 개발한 김상수 라이크크레이지 대표

여행 동행 찾기 애플리케이션 ‘설레여행’을 개발한 라이크크레이지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스타트업이다. 김상수 대표와 두 명의 창업 멤버는 창업 기획과 알고리즘 개발 과정의 1년여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발리를 비롯해 세계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일을 했다. ‘지속가능한 여행’과 ‘지속가능한 일’의 균형을 꿈꿨던 이들의 과감한 실험 과정은 페이스북 페이지 ‘직장을 관뒀다’를 통해 공개되었고, SNS를 통해 뜨거운 응원을 보낸 수많은 청춘은 자기만의 ‘일하는 방식’을 찾고, 현실로 만든 이들의 스토리에 여전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

사진제공 : 김상수
창업 10년 경력, 다시 ‘내 일’을 생각해

술과 담배, 위장병, 고혈압, 원형탈모증…. 서른이 되기도 전 김상수 라이크크레이지 대표는 중년의 직장인들에게 익숙한 온갖 스트레스 증세에 시달렸다. 스물한 살에 처음 창업을 하고, 이십대 중반에 두 번째 창업을 하며 결코 만만치 않은 경쟁을 겪어낸 흔적이었던 셈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돈 버는 일’에 더 관심이 많았던 그는 영어 학원을 운영하며 월 매출 3억~4억원을 벌어들이는 성공을 맛보았고, 고객 관리 실패로 한순간에 망하는 아픔도 경험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 졸업 후 KAIST 비즈니스 스쿨에 진학했고, 입학하자마자 그는 또다시 창업에 나섰다.

“2010년 당시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고 있었는데 모바일 광고 수요가 커질 것으로 판단했어요. 먼저 시작하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죠.”

그는 후배들과 모바일 광고회사 ‘쉘위애드’를 창업했다. 하지만 광고시장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던 그는 곧 현실의 벽에 부닥쳤다. 광고주와 종합광고대행사, 그리고 매체들과 함께 해야 하는 모바일 광고시장은 단지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 승부하기엔 벅찼다. 2년여 동안 매출보다 빚이 더 빠르게 증가했고, 그러는 사이 30~40여 개에 달하는 모바일 광고업체들이 난립하기 시작했다.

무조건 버텼다. 왜 일을 하는지 스스로 묻고 답할 여유도 없었다. 성격은 예민해졌고, 건강도 나빠졌다. 돈을 빌려준 지인들에게 면목이 없어서 편안한 술자리 모임도 피했다. 그렇게 4년을 버텨냈을 무렵,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제의가 왔다. 그는 두말없이 받아들였다. 20여 명의 직원은 더 좋은 복지를 약속받았다. 그는 자신이 받은 몫에서 3분의 1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창업자로서 제일 먼저 회사를 떠나는 미안한 마음을 그렇게라도 표현하고 싶었다.

“20대의 시간을 모두 일에 쏟았어요. 휴일도 없었고, 어울리는 사람도 직원들뿐이었죠. 일의 목적이 단지 돈이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면 정해진 돈을 버는 직업이 내 일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평생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자유롭게, 재미있게, 무엇보다 나답게 하고 싶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 그게 뭔데?

온·오프라인 팬덤으로 확산된 ‘직장을 관뒀다’ 커뮤니티.
2015년, 김 대표는 같은 목표를 가진 후배 2명과 함께 자본금 3000만원을 들고 인도네시아 발리로 향했다. 그곳에서 여행자의 삶을 즐기며 동시에 스타트업 라이크크레이지를 창업했다. 라이크크레이지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설레여행’은 세계 430개 도시와 지역에서 여행 동행자를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현재, 회원 3만 5000명이 함께하고 있다.

“우리가 발리로 간 이유는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에요. 사실 당시 디지털 노마드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는 못했어요. 다만 자신이 원하는 곳에 머물며 자유롭게 쉼과 일을 조절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인도네시아 발리의 ‘후붓(HUBUD, Hub in Ubud)’이란 곳에서 함께 교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새로운 환경에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방식으로 일하는 실험을 해보자며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태국에서 ‘설레여행’ 앱 개발 회의 중인 라이크크레이지 팀.
발리에 도착한 후 저렴한 가격에 방을 빌리고, 시원한 카페에서 치열하게 토론을 하다가 지칠 때면 낡은 스쿠터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떨어진 바닷가로 나가 머릿속 구석구석에 쌓아놓은 걱정을 털어버렸다. 매일 함께 지내는 것이 지루해 놀이용 여행 친구 찾기 애플리케이션 ‘앳(@)’도 개발하고, 페이스북 페이지 ‘직장을 관뒀다’를 열어 일상도 기록해 나갔다. 그런데 ‘직장을 관뒀다’에 SNS의 반응이 엄청났다. 전 세계를 장기 여행하는 프로 여행자들이 앞다퉈 김 대표와 팀원들의 옷, ‘직장을 관뒀다’라는 카피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세계 곳곳에서 인증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고,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한국의 젊은 청춘들은 팬덤을 형성하며 이들의 도전을 응원했다.

“2개월 후 잠시 귀국했을 때 사람들의 관심을 피부로 느꼈어요. ‘직장을 관뒀다’ 티셔츠를 판매해달라는 요구가 컸고, 협업을 원하는 기업들이 연락을 해오더군요. 그때 비로소 여행과 일이 함께 지속가능하기 위해 해야 할 것과 우리가 짧은 경험 속에서 생산한 콘텐츠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발리로 돌아간 김 대표와 팀원들의 태도는 크게 바뀌어 있었다. 애플리케이션 앳을 확대한 새로운 ‘여행 동행 찾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직장을 관뒀다’ 페이지에도 유저들을 좀 더 배려한 콘텐츠를 게재했다. 그 사이 김 대표와 팀원들은 발리를 떠나 동남아시아의 여러 도시와 지역을 여행했다. IOS 개발을 담당한 김 대표와 디자이너, 그리고 촬영과 콘텐츠 기획자 세 명이 각자 다른 곳에 머물기도 하고, 하루 종일 얼굴을 마주할 시간이 없어서 새벽에 회의를 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따로 또 같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함께 일하는 새로운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여행 아닌 창조적으로 일하는 환경이 중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4명의 엔젤투자자들이 그를 찾아왔다. 투자자들은 여행 동행 찾기 앱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이 중심이 된 커뮤니티의 문화에 주목했다.

“우리는 여행의 문화와 설렘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더 저렴한 상품과 숙소 등의 정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여행 스토리를 공유하고, 함께 여행을 하며 새로운 추억을 공유하는 ‘설레여행’ 커뮤니티의 문화를 제공하는 거죠.”

설렘을 제공하는 독특한 서비스는 순전히 그와 팀원들이 SNS 팬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의 산물이다. 서로 여행의 일정을 공유하는 순간 시작되는 설렘,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동행자와 교류하며 느끼는 설렘, 커뮤니티의 독특한 문화를 처음 경험하는 설렘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설레여행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김 대표는 잠시 여행을 멈췄다. 3명이 시작한 회사가 7명의 직원으로 몸집이 커졌고, 한국에서 해야 할 일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늘 함께 다녔던 직원들도 최근에는 번갈아가며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일의 방식과 목표를 스스로 정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정신은 변하지 않았다. 대표부터 인턴 직원까지 모두 자신의 업무와 구체적 목표를 스스로 정한다. 업무 내용만 공유하면 어떤 지시도 없다. 스스로 일의 방식과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해냈을 때 느끼는 짜릿한 희열은 고연봉보다 더 큰 성장의 동력이라는 것을 믿기에 가능한 일이다.

“제가 원하는 것은 단지 여행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삶, 같은 정서를 가진 사람들과 연대하며 창조적으로 일하는 환경이에요. 제가 자유롭게 공간을 넘나들 수 없다면 전 세계의 디지털 노마드들이 제가 있는 곳으로 오도록 하고 싶어요. 그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카페 겸 코워킹 스페이스를 열고, 따로 또 같이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저의 또 다른 목표입니다.”
  • 2017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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