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주메뉴

  • cover styory
  • focus
  • lifestyle
  • culture
  • human
  • community
    • 손글씨
    • 1등기업인물
    • 나도한마디
    • 기사제보
  • subscription

모두가 원하는 장소에서 일하며 사는 자유를

[special feature] 세계 최초 디지털 노마드 소개한 다큐멘터리 〈원 웨이 티켓〉 도유진 감독

글 : 임현선 기자  / 사진 : 김선아

  • 글씨 더 크게 보기
  • 글씨 더 작게 보기
실리콘밸리에 본사가 있는 한 기업의 시니어 매니저인 손드라 오로즈코는 *원격근무 제도 덕분에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일하며 해외 여행도 하고 있다. 인터넷이 연결만 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으므로 복잡한 도시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2015년부터 디지털 노마드들을 인터뷰해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이란 다큐멘터리로 제작, 최근 시사회를 연 도유진(29) 감독을 만났다.

사진제공 : 도유진 / 참고 자료 : onewayticket.io, dareyourself.net
“온라인으로도 훌륭한 협업이 가능한 세상”

도유진 감독의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디지털 노마드들은 손드라 오로즈코처럼 원격으로 일하며 여행을 하고 있다. 도 감독도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전까지 미국에 본사가 있는 한 회사에서 원격 근무를 했던 디지털 노마드였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때까지 대구에서 살았습니다. 중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귀국해 한국 회사에서 1년 남짓 일했습니다. 일은 재미있었지만 거의 매일 야근을 하는 탓에 몸과 마음이 지쳤고 퇴사 후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는 몇 달 여행하고 다시 일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호주 여행 중 방문한 한 협업 공간에서 우연히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의 회사에서 원격근무를 하며 여행과 일을 병행했습니다. 다양한 국적, 인종, 연령대의 디지털 노마드들을 만났습니다. 원격으로 일하는 회사원, 클라이언트를 위해 원격으로 일하는 프리랜스 개발자, 작가, 개인 사업가 등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재택근무란 말이 익숙하지요. 굳이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팀워크를 이루며 일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2015년 베를린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가진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블로그에 올리며 선진국의 청년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그의 글을 읽은 네티즌들의 반응은 기대와 다르게 나타났다. “한국 문화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당신이 금수저니까 그렇게 일하며 돈을 벌 수 있는 거다” 등 비우호적인 내용이 다수였다.

“많은 이들이 디지털 노마드를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만 해도 금수저가 아니거든요(웃음). 대학 입학 때부터 지금까지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책임지고 살았어요. 국외에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회사가 더 많고, 이 때문에 영어에 대한 압박감을 필요 이상으로 느끼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업무의 전문성은 원격근무 시행사뿐 아니라 모든 기업이 요구하는 능력입니다. 물론 피고용인의 협상력에 따라 원격근무 혜택이 주어지는 경우가 있기에,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전문성을 소유할 경우 더 유리합니다.”

도 감독은 디지털 노마드를 제대로 알려야겠다고 결심하고 2015년부터 생애 첫 다큐멘터리 제작을 준비했다. 인도네시아, 태국, 네덜란드, 에스토니아, 아이슬란드 등 10여 개국, 25개 도시를 돌며 70여 명의 디지털 노마드를 만나 인터뷰했다. 이들 중에는 미혼자가 많지만 어린 자녀를 데리고 일과 여행을 함께 하는 부부 디지털 노마드도 있다. 직업은 개발자, 마케터, 디자이너, 작가, 변호사, 홍보 전문가, 사무직 매니저, CEO 등 다양했다. 다큐멘터리는 디지털 노마드의 등장과 확산의 요인이 되는 사회, 경제적 배경 설명과 함께 디지털 노마드의 어두운 측면도 다루고 있어 시청자가 이들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비의 일부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지원을 받았다. 300명의 후원자가 십시일반으로 제작비를 보탰다. 도 감독은 지난해 12월 4일 후원자와 출연자들을 초청해 한국에서 첫 시사회를 열었다. 그는 “제 작품은 디지털 노마드를 주제로 한 최초의 다큐멘터리”라며 “현재 국내 상영에 앞서 몇몇 세계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뛰어난 인재들을 고용하기 위한 필수 선택

원격근무 시행사 버퍼의 직원들이 아이슬란드에서 팀 워크숍을 진행하는 모습.
“한국에서도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대기업에서 인정받고 일했던 인재들이 퇴사 후 스스로 인생을 계획하고 자기 사업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고요. 한국에서 디지털 노마드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려면 몇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어야 하고, 기업의 의사 결정권자들이 적극적으로 IT기술을 배워서 일상적으로 쓰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합니다. 원격으로 일하는 게 자연스러운 근무 방식이 될 때 디지털 노마드들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도유진 감독은 “선진국 기업들은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 하는 고급 인력을 계속 고용하려면 원격근무를 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덕분에 사무 공간 임대・유지비 등 고정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큐멘터리 〈원 웨이 티켓〉 장면.
웹페이지 제작・관리 및 콘텐츠 관리 시스템인 워드프레스를 개발한 오토매틱은 직원 400명이 일하는 회사다. 뉴욕타임스 등 전 세계 웹사이트의 24%를 구축한 이 회사의 직원 중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일하는 이들은 2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47개 국가에 흩어져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 1년에 3~4주는 모든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업무를 논의하지만 나머지 기간은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다. 도 감독의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매트 뮬렌웨그 오토매틱 CEO는 “미래에 많은 회사가 원격근무를 시행하거나 원격근무를 이미 시행하는 다른 회사들에 인수 합병될 것”이라며 “똑똑한 사람들이 이런 방식으로 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근무 방식을 고집하면 회사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놓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었다.

“개인적으로 원격근무를 해서 좋은 점은 불필요한 사내 정치가 자연스럽게 없어진다는 겁니다. 철저히 성과로 평가받습니다. 거의 매일 영상으로 얼굴을 보고 대화하다 보면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현재 10대와 20대는 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시대를 온몸으로 겪어야 하는 세대다. 아직 20대인 도 감독 역시 이런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요즘 20대 대졸자들은 취업 문제로 심각한 고민을 합니다. 해결 방안도 없습니다. 기존에 정상적이라고 여겼던 노동시장의 모델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니까요. 다큐멘터리를 끝내고 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제 생계를 책임지고 커리어를 이어가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습니다. 저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청년들에게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베타버전이 되어 행복하게 살 길을 함께 모색했으면 좋겠습니다.”

* 원격근무 :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자택이나 휴양지 등 사무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근무 형태를 말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기업 상담 전문가 등 프리랜스뿐 아니라 기업의 최고 경영자 층에도 원격 근무 사례가 늘고 있다.

* 베타버전(Beta Version) :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일반인에게 무료로 배포하여 제품의 테스트와 오류 수정에 사용하는 제품을 말한다. 테스트 후 나타난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최종 완성판을 출시한다.
  • 2017년 01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하단메뉴

상호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김창기
편집인 : 김창기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성동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