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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세요”

[독자와의 만남] 장석주 시인 특강

20~50대 독자가 한자리에 모여 ‘작가의 40년 삶’ 경청

지난 10월 26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C스퀘어 B1 연수실에는 청바지 차림의 20대 청년부터 트렌치코트를 곱게 차려입은 50대 중년 여성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topclass》가 독자 사은 행사로 주최한 장석주 시인 특강을 듣기 위해 대구에서 온 독자도 있었다. 이날 장 시인은 1시간 동안 ‘한국 사회에서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을 주제로 강연했다.
“저는 40년째 시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모두 800편의 시를 썼습니다.”

장석주 시인은 작가로서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스무 살에 등단했지만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 많이 노력했다고 한다. ‘시를 쓴다는 것은 무익한 열정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늘 부끄러웠다고도 했다. 인류공동체 건설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년간 글을 쓰고 나이 예순을 넘기면서, 그동안 쌓아온 시간과 고찰을 통해 그 부끄러움을 많이 회복했다고 한다.

그는 시, 인문학은 본질적으로 ‘쓸모없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생존을 위한 생물학적 욕구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은 그 쓸모없는 것에 열정을 보이고 그 일을 한다. 그 점이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차이라고 언급했다. 동물은 생존에 필요한 일 외에 절대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지만 인간은 그 쓸모없는 일에 열정을 갖고 사유하기에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모든 것에는 존재 이유가 있고, 더불어 잘 살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시를 쓰며 빈둥거리는 한량 같은 존재’도 세상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년들이여! 사랑을 많이 하세요”

장석주 시인이 특강을 마친 후 독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시인이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냈다. 장 시인은 ‘패배자를 위한 노래를 써야 진짜 시인’이라고 말했다. 승리자, 성공한 이를 위한 노래가 아닌 슬픔이 가득한 패배자를 위한 시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시인들의 존재 가치는 슬퍼하는 자를 위해 가장 늦게까지 울어주는 사람이라는 데 있다고 했다.

한국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전업 작가의 삶을 살기는 쉽지 않다. 많은 시인이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병행한다. 장 시인은 “예술을 하는 100명이 있다면 그중 유명해지는 이는 한 명이지만 나머지 99명의 삶과 노력이 무의미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은 운이 따라주었기에 전업 작가로 사는 행운을 누리고 있지만 남들보다 뛰어나고 대단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장 시인은 청년들에게 ‘사랑을 많이 하라’고 이야기했다.

강연이 끝난 뒤 독자들은 시인에게 궁금한 것을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고 시인은 성심껏 답했다. 군에서 제대해 최근 복학했는데, 취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한 20대 독자는 혼란스럽다고 했다. 장 시인은 그에게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지 심장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행동하라”고 주문했다. “심장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또 다른 독자에게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때 마음의 문이 닫힌다”며 “자신을 환대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시인은 지난 40년간 시집 16권을 비롯해 90여 권의 책을 냈다. 글쓰기의 달인이지만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마른 수건을 비틀어서 물 한 방울을 쥐어짜듯 책을 쓴다. 더 좋은 책을 써야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고백했다.

강연과 질의응답이 이어진 2시간 동안 따뜻한 마음이 오갔다. 날씨는 추웠지만 사람들은 훈훈한 온기를 품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 201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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