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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스포츠 복싱

세계 챔피언 박지현 선수

글 : 김미량 객원기자  / 사진 :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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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두 살의 복서, 박지현은 세계 챔피언이다. 2006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후 지금까지 11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타이틀을 내준 적이 없다. 사람들은 그를 복싱 천재라고 하지만, 그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고 정직한 운동에 푹 빠져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2017년 2월 세계 4대 기구 챔피언 석권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훈련에 한창인 박지현 선수와 프로 복서의 삶, 그리고 생활 스포츠로 즐기는 복싱의 매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주먹 끝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쾌감

세계 복싱 챔피언 박지현 선수는 스무 살에 복싱과 만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쭉 탁구 선수로 활동한 그가 복싱과 만난 건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복싱을 주제로 한 TV 드라마 〈때려〉를 재미있게 봤어요. 주인공 신민아가 복서였는데 엄청 좋아했죠.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한 적은 있지만 정말 복서가 될 줄은 몰랐어요.”

복싱을 배우는 같은 과 친구를 따라 우연히 들른 체육관에서 처음 글러브를 꼈고 샌드백도 쳐봤다. 주먹 끝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쾌감은 그를 운명처럼 복싱의 세계로 이끌었다. 친구보다 더 열심히 체육관을 들락거리며 복싱을 배웠고, 한 달이 채 안 됐을 때 프로 복서 입문을 위한 테스트를 제안 받았다. 당시만 해도 꼭 프로 복서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타고난 승부사의 기질이 발동해버렸다. 겁도 없이 도전한 테스트를 단번에 통과하고, 몇 달 후에는 데뷔전까지 치렀다.

“솔직히 벨이 울리고 시합이 끝나는 순간까지 마치 필름을 도려낸 듯 정확한 기억이 없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상대 선수가 링에 쓰러져 있더군요. 1라운드 KO승이었죠. 누구보다 제가 놀랐어요. 배운 대로, 오직 연습한 대로 몸이 알아서 반응한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복싱의 정직한 매력에 완전히 반해버렸죠.”

박지현 선수는 11년 동안 IFBA, WIBF, WIBA 세계 3대 기구 챔피언을 모두 석권했다. 그의 챔피언 벨트들.
이후 그는 거침없이 내달렸다. 복싱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에 IFBA(국제여자복싱협회) 스트로급(46.270kg 이하) 세계 챔피언 타이틀전(2006)에서 공진(중국) 선수를 꺾고 챔피언이 되었다. 그날 이후 그는 6개월에서 1년을 주기로 수많은 도전자를 맞아 방어전을 치렀다.

“챔피언 타이틀전보다 방어전의 심적 부담이 훨씬 커요. 일단 챔피언이 되면 그 자리는 나만의 것이 아니거든요. 지도해주시는 관장님, 코치, 스태프들, 그리고 부모님까지…. 지킬 것이 많아지니까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더라고요.”

혜성처럼 등장해 복싱 천재로 불리며 상대를 KO승으로 제압하는 그의 복싱에 대한 찬사도 어깨를 무겁게 했다. KO승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그는 한참 시간이 흘러 12차 방어전을 치를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복싱 선수로 뛴 지난 11년간 그는 줄곧 IFBA 스트로급 세계 챔피언의 타이틀을 지켰고, 2014년 WIBF(여자국제복싱연맹) 미니멈급(47.627kg 이하) 세계 챔피언 및 아시아 여성 선수 최초 15차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으며, 2015년 IFBA 및 WIBA 스트로급과 WIBF 미니멈급 등 세계 3대 기구 통합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2017년 세계 4대 기구 챔피언 석권에 도전


박 선수는 3년 전부터 파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탁구 코치로 재직 중이다. 프로 선수가 복싱이 아닌 다른 직업을 갖게 된 이유는 불안한 미래 때문이다. 복싱에 모든 걸 쏟았고, 세계 챔피언의 명예도 얻었다. 프로 선수로서 대단한 성공을 했지만 그는 더 이상 복싱만을 바라볼 수가 없다. 어느새 여성 프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되었고, 체력과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도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프로 선수에게 가장 힘든 것은 경기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거예요. 경제도 어렵고, 복싱의 인기도 예전같지 않다 보니 프로모터가 경기를 기획해도 후원자를 찾기 쉽지 않죠. 경기가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없는 환경에서는 좋은 프로 선수를 양성할 수 없어요.”

실제로 박 선수는 11월 5일 예정되었던 경기가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연기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해진 경기 날짜에 맞춰 몸을 만들며 전력 질주해 온 선수에게 이보다 허탈한 일은 없다. 언제 열릴지 모르는, 또 언제 취소될지 모르는 경기를 위해 꾸준히 훈련하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건 여전히 복싱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아침 6시에 어김없이 운동을 시작한다. 경기가 없을 때는 7~10km 로드워크(roadwork, 달리기 훈련)와 근력운동을 하고, 경기 날짜가 잡히면 8km 산악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해 근력운동, 실전 스파링 등 고강도 훈련을 반복한다.

2017년 2월, 그는 WBC(세계권투평의회) 아톰급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한다. 이미 IFBA, WIBA, WIBF 3대 기구 챔피언 타이틀을 갖고 있는 박 선수가 WBC 아톰급 챔피언에 오르면 그는 세계 4대 기구 챔피언을 모두 거머쥐는 명실상부 최고의 명예를 갖게 된다.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는 게 즐거워요. 하지만 빨리 좋은 후배들이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언제라도 선수가 아닌 지원자의 위치에서 그동안 제가 쌓아 온 배움을 기꺼이 전해줄 준비가 되어 있거든요. 그게 앞으로 제가 해야 할 몫인 것 같습니다.”



박지현 선수의 복싱 교실

“복싱의 매력은 건강한 몸과 긍정적 마인드”

복싱은 ‘두 사람이 양손에 글러브를 끼고 링(ring) 안에서 상대편 허리 벨트(belt) 위쪽을 타격해 승부를 결정하는 경기’다. 말 그대로 격투를 하는 경기인 만큼 거친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복싱은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실내 스포츠로서 다이어트는 물론, 건강하고 예쁜 몸 만들기, 스트레스 해소, 호신, 자신감과 지구력 향상 등에 특히 좋다.

긍정적 마인드 역시 복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다. 박 선수는 “복싱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인데, 힘든 순간을 넘기면 ‘분명히 달라지는’ 몸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그 역시 복싱을 한 후 일상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과 부딪칠 때 ‘욱’ 하고 화를 내거나 포기해버리는 태도를 고쳤다.

물론 뚜렷한 몸의 변화는 두말할 필요 없이 복싱의 가장 큰 장점이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이 동시에 가능한 복싱은 다이어트 효과도 좋지만, 특히 남녀 모두 예쁜 근육을 만드는 데 제격이다. 근육을 쭉쭉 당기는 운동이기 때문에 울룩불룩 큰 근육이 아니라 결이 살아 있는 날씬하고 단단한 근육을 만들 수 있다.

3분마다 울리는 벨 소리에 맞춰 스트레칭, 줄넘기, 셰도복싱, 샌드백, 스파링 등을 반복하는데 초보자의 경우 채 30분을 넘기기도 전에 온몸이 땀에 젖을 만큼 운동량이 대단하다. 처음 복싱을 배울 때는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 1주일에 2~3회 정도가 적당하며, 이후 기초 체력 향상 정도와 자신의 목표에 따라 운동 시간 및 횟수를 알맞게 조절하면 된다.

복싱 배우기 기본 프로그램


① 줄넘기
줄넘기 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이완시킨다. 줄넘기는 3분씩 총 4라운드를 반복하는데, 똑바로 서서 뛰기, 앞으로 뻗어 뛰기, 무릎을 직각으로 올려 뛰기 등이 있다.



② 셰도복싱
공격과 방어 기술을 배우는 과정. 큰 거울 앞에서 스텝을 유지하며 잽(jab), 훅(hook), 더블펀치(double punch), 가드(guard) 등 다양한 기술을 배우고 자세를 교정한다. 팔과 상체, 허리, 옆구리 운동에 효과적이며,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까지 고른 하체운동이 가능하다. 3분씩 4라운드를 진행한다.



③ 샌드백 치기
샌드백을 가상의 적으로 두고 연습하는 과정이다. 실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다. 힘을 싣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지만 그만큼 운동 효과가 크다. 코치가 직접 방어용 글러브를 끼고 상대로 나서 타격과 기술 지도를 하는 미트치기도 병행된다. 역시 3분씩 4라운드를 시행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다시 ②번과 ③번을 3라운드씩 반복한다.
  • 201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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