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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창업 베이스캠프 살롱드공공

공유공간플랫폼 공공 주조양 대표

변화는 언제나 어렵다. 아예 새롭게 만드는 것이 기존에 있던 것을 변화시키기보다 쉽다고 할 정도다. ‘잘’ 변화시켰을 때 그 가능성은 새로운 시작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공유 공간 ‘살롱드공공’은 이 변화에 성공했다. 시장 한구석, 고깃집이 망한 후 폐허로 버려져 있던 공간을 꾸며 맥주를 팔고, 지역 뮤지션들이 공연을 하고, 또 청년들이 창업을 준비하는 공간이 되었다. 청년들은 살롱드공공을 통해 상인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시장에 구성원으로 스며들었다.

사진제공 : 살롱드공공
문화를 즐기며 창업을 준비하는 곳

법인 ‘공공’은 공유 공간 플랫폼을 기획·운영한다. 공공의 주조양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원에서 관련 공부를 했고, 사회적기업에서도 일했다. ‘공유 공간’이라는 아이디어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5기로 선발되어 교육과 지원을 받아 2015년 9월에 공공을 시작했다. 공공의 첫 사업으로 용인시 한 유휴 공간에 프리마켓을 열었다고 한다. 30~40개의 팀이 모여 각자의 상품을 팔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그러던 차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오산시 오색시장 문화관광형 육성 사업단에서 연락을 해왔다. 시장에도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고, 이를 받아들여 올해 2월 살롱드공공을 열었다.

“살롱드공공의 ‘공공’은 공유 공간의 약자입니다. 활용되지 못하는 유휴 공간을 공유 공간으로 만들어 청년이나 창업 의지가 있는 소상공인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비즈니스 모델이죠. 소규모로 창업하더라도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하기 일쑤인데, 임대료를 줄이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보았어요.”

오색시장에서 금·토요일에 열리는 야시장의 쉼터로 오픈하는 공간.
살롱드공공을 공유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그중 첫째는 공간 내 매대다. 소상공인들의 작품을 전시해 판매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둘째는 오픈 마이크이다. 매달 지역 뮤지션들의 지원을 받아 공연을 하고 수익은 뮤지션들이 가져간다. 그뿐이 아니다. 오색시장에서 열리는 야시장과도 협력하고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열리는 야시장은 음식을 사서 먹을 데가 없어 사람들의 체류 시간이 짧은데, 그들에게 가게를 오픈하고 있다. 술이 필요하면 사 마실 수도 있고, 공간만 이용해도 무방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공유 방법은 청년들의 창업 베이스캠프 역할이다.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인턴으로 뽑아 3~6개월간 함께 메뉴 개발, 매장 운영, 요리 연습 등을 한다. 마케팅이나 SNS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창업을 계획할 때 이를 연습하고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메뉴 개발도 하고, 요리 연습도 하고요. 그런데 이런 공간을 마련하기에 사정이 여의치 않아요. 살롱드공공은 초기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창업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창업 실습을 할 수 있는 장소죠. 자영업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역 뮤지션들의 지원을 받아 오픈 마이크 공연을 진행하는 모습.
인턴십은 창업 의지가 있는 39세 이하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현재 2기까지 활동을 수료했다. 지금까지의 활동을 바탕으로 인턴십을 보다 체계화하기 위해 3기 모집은 잠시 보류한 상황이다. 인턴 1기의 경우 총 네 명이었는데 두 명은 수료 후 다른 일을 하고 있고, 본래 푸드트럭 운영을 계획했던 로(공공은 닉네임을 사용한다)는 매니저로 살롱드공공에 남아 가게의 전반적인 운영에 참여한다. 또 다른 한 명은 토요일마다 시장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다. 장사가 꿈일 수도 있지만 전통시장, 지역사회에서 본인의 역할을 고민하는 청년들도 있단다. 인턴 2기 배찌와 밍고는 과정 중 개발한 메뉴를 가지고 야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결과를 내고 있는 살롱드공공 인턴십의 최대 장점은 여느 인턴십이 그렇듯 ‘경험’이다.

“자기에게 이 일이 맞는지는 해봐야 알아요. 단순히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랑은 또 다르게 가게 운영에도 참여하고, 요리 재료를 준비하는 것부터 손님들을 대하는 것까지 본인과 잘 맞는지 경험해보는 거예요.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 경험을 위해 대출을 받고 가게를 열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잖아요. 그런데 이런 공간에서 직접 해본 다음 적성에 맞으면 도전을 계속하고, 아니라면 큰 부담 없이 진로를 수정할 기회가 있는 거죠.”

오색시장에서 만드는 수제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파는 살롱드공공의 저녁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다양한 ‘공유’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 외에도 수제 맥주와 음식을 맛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청년들과 함께 개발한 ‘큐브스테이크’이다. 수제 맥주와 잘 어울려 안주로 인기다. 낮에는 브런치 카페로 운영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잠시 비워두고 있단다.

“저희 목적이 공간을 빌려주는 거잖아요. 낮에도 콘셉트를 가지고 장사를 할 수 있는 청년이 발굴되면 함께 하려고 하는데, 아직은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오후에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웃과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살롱드공공 한쪽 벽면에 설치된 소상공인들의 작품을 전시·판매할 수 있는 매대.
살롱드공공의 안착에는 오색시장상인회의 개방적인 태도가 한몫했다. 상인회는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시장이 영속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기에 살롱드공공을 반겨주었다고 했다. 변화가 불편한 사람도 있지만 도태되지 않으려는 마음 앞에 힘을 합칠 수 있었다.

“우리 청년들은 돈이 없지만 자립하고 싶은 의지가 있어요. 시장은 콘셉트를 가지고 발전해나가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어요. 각자 다른 니즈가 있지만 이들을 묶으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거예요. 절대 혼자서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해요. 이웃과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고 싶고, 계속해서 이런 시도들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살롱드공공에서 개발한 큐브스테이크.
지금까지의 살롱드공공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물었다.

“어휴, 엄청난 성공이죠. 거의 흉가나 다름없던 공간을 저희 손으로 다 꾸몄는걸요. 트럭 몰고 다니면서 의자를 주워와 손보고, 고기 굽는 불판을 떼서 상판을 만들고, 벽도 칠했고요. 산 것은 테이블밖에 없어요. 청년 인턴들도 기존에 의도했던 바를 이루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 지금 상황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잘 안착한 오산시 살롱드공공을 기반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용인에 2호점을 내려고 해요. 그리고 장차 지역마다 이런 열린 공유 공간을 창출하고 싶습니다.”

주조양 대표는 살롱드공공을 단순히 커피 마시고 앉아서 이야기하는 카페가 아니라 청년들이 모여서 각종 공연을 하고 함께 즐기는 미국의 펍, 책을 읽고 토론하며 공부하는 유럽의 커피하우스 같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청년들이 문화를 향유하고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공유 공간 살롱드공공.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살롱드공공이 더 자주 눈에 뜨일 그날을 기대해본다.
  • 201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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