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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초 한국어 교수를 꿈꾸다

[special feature] 이화여대 국문과 4학년 파터네 누리

글 : 임현선 기자  / 사진 :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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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화재단은 1993년부터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대상을 선정해 한국문학을 해외에 알리고 있다. 올해 처음 페르시아어 번역자로 선정된 파터네 누리(26)씨는 이화여대 국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그는 내년 초까지 황정은의 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이란 공용어인 페르시아어로 번역해 고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란의 명문 테헤란 대학을 중퇴하고 한국문학 전공자가 되어 첫 번역을 맡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 있었다.


한국과 첫 인연은 드라마 〈대장금〉

파터네 누리씨는 고등학생 때까지 의대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던 학생이었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방송한 드라마 〈대장금〉을 보고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처음엔 중국 드라마인 줄 알았어요. 그 전까지 한국이란 나라를 전혀 몰랐어요. 드라마에서 본 옷(한복), 머리 모양, 음식, 예절 등 모든 게 신기하고 좋아 보였어요. 저만 그런 건 아니에요. 당시 이란에서 〈대장금〉은 국민 드라마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있었어요. 많은 이란인이 한국에 가보고 싶어 했죠.”

대학에서 한국에 대해 알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테헤란 대학에는 관련 전공과목이 없었다. 누리씨는 우르두어(인도 공용어) 전공으로 입학해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했다. 간절한 바람은 곧 현실이 되었다. 2012년 봄, 테헤란 대학과 한국외국어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오게 된 것이다. 약 6개월간 서울에서 생활한 그는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았다고 한다. 이란으로 돌아간 뒤 8개월 동안 한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눈에 이화여대가 운영하는 EGPP(Ewha Global Partnership Program)가 들어왔다. EGPP는 개발도상국 여성 인재를 위해 개설한 전액 장학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누리씨는 2013년 3월 이화여대 국문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마침내 첫 목표를 이루었지만 한국에서의 학업 생활은 예상보다 훨씬 어려웠다.

“말과 글이 낯서니까 진도를 따라가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강의 내용을 녹음하고 계속 반복해 듣는 수밖에 없었죠. 한국 학생들이 1시간 공부할 때 저는 10시간 이상을 공부해야 했어요. 방학 때도 계절학기를 들었고 쉰 적이 없어요. 제가 잠이 많아요. 이란에선 하루 평균 11시간을 잤는데, 한국에선 5시간 정도만 잤어요. 공부 시간이 늘 부족했어요.”

그는 “그때로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했다. 3학년이 되면서 조금씩 적응이 되어 대외 활동을 시작했다. 세종학당의 홍보대사로 5개월간 활동도 했다. 지난 여름방학엔 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란 집에 다녀왔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송일국이다. 드라마 〈주몽〉을 보고 그의 팬이 되었다. 2년 전 이태원에 있는 이란대사관에서 송일국과 만난 경험은 좋은 추억이 되었다고 한다.


이란과 한국을 잇는 든든한 다리

현재 마지막 학기를 보내는 파터네 누리씨는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전공 분야는 한국문법으로 정했다.

“처음 한글을 공부할 때 쉽게 익힐 수 있었어요. 매우 체계적인 언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지금도 한국어 발음은 어려워요. 저는 한국어 문법을 공부할 때 즐거워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논리적이거든요. 나중에 이란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전문가가 되어 한국문학과 문화를 알리고 싶어요. 이란의 아름다운 문화를 한국에 소개할 기회도 생기길 바랍니다.”

이란에서 누리는 ‘크다’를 뜻하며 한국의 김씨, 이씨처럼 흔한 성이라고 한다. 한국어로 누리는 ‘세상’을 의미한다. 꿈을 조금씩 현실로 만드는 파터네 누리씨는 이란과 한국의 국민이 서로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이끄는 든든한 다리가 될 것 같다.
  •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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