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드 프로젝트 진행, 이종혁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 소장

작은 아이디어가 모여 만드는 큰 변화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의 변화를 일으키듯, 작은 사건이 예상치 못한 큰 변화로 이어질 때 ‘나비효과’란 말을 쓴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나비효과를 믿는 공공소통 전문가이다. 20여 년간 PR(Public Relations) 분야를 연구한 이 교수는 PR의 핵심은 덧씌워진 이미지를 이용한 ‘선동’이 아니라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소통’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2012년 ‘공공소통연구소’를 만들었다.

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공공소통은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인 움직임이다. 그는 공공소통의 활성화를 목표로 연구소 내에 라우드 팀을 두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라우드(LOUD)는 ‘Look over Our society, Upgrade Daily life(우리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겨 일상을 업그레이드하자)’란 의미로 영어 단어 이니셜을 조합해 만든 단어다. 라우드 프로젝트는 지난 2013년부터 SNS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광화문에서 진행한 ‘괄호 프로젝트’.
서울 광화문의 한 버스 정류장에는 퇴근 시간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행인을 불편하게 했다. 라우드 팀은 바닥에 흰색 ‘괄호 무늬’를 그려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임신부 배려석에 일반인이 앉아 정작 임신부들이 눈치 보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좌석 위에 쪽지를 안고 있는 곰 인형을 뒀다. 쪽지에는 ‘저를 안고 앉으세요. 여기는 임신부 배려석입니다’ 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대중매체 광고에 질린 대중은 오히려 일상 속 작은 아이디어에 공감할 수도 있다”는 이종혁 교수의 예상은 적중했다. ‘괄호 프로젝트’는 다른 지자체에서도 의뢰가 들어와 곧 서울시 마포구부터 실행할 예정이고, ‘테디베어 프로젝트’는 블로그와 유튜브 등을 통해 네티즌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어나면서 단숨에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안전 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에 활용할 ‘운전 중 하면 안 되는 다섯 가지 행동 : 분노 금지, 통화 금지, 졸음 금지, 문자 금지, DMB 시청 금지’ 이미지를 차량 내 부착이 가능한 픽토그램 스티커로 제작했다.


‘더 나은 사회 공동체’를 향한 움직임

“테디베어 프로젝트는 남녀 간의 갈등 문제로 번질 수 있어 이슈가 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이 토론할 줄은 몰랐어요. 저희와 반대되는 의견의 댓글도 많았지만, 이것도 공공소통이 활성화됐다는 증거 중 하나라서 만족해요.”

각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구성원은 매번 다르다. 공익적인 PR 활동을 하고 싶다고 의뢰하는 단체가 있으면 기꺼이 함께한다. 괄호 프로젝트는 단국대학교 공익 프로젝트 그룹 ‘FIXER’, 강원대학교 총학생회, 이천양정여자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캠퍼스 버스 정류장이나 학생 식당처럼 유동 인구가 많아 혼잡한 곳에 적용하기도 했다.

“저희 프로젝트는 특정 기관이 아닌 사회 전체가 대상이기 때문에 굉장히 자유로워요. 욕심을 내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테두리에서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도 없고, 공공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인 소통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자가 될 수 있어요.”

지하철 ‘테디베어 프로젝트’.
이종혁 교수는 공공기관과도 인연이 깊다. 여성가족부, 통일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여러 공공기관의 홍보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현재 국방부와 국가보훈처의 정책자문위원인 그는 지난해 창의적인 대국민 소통으로 육군이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육군홍보대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작가 강영호씨와 함께 만든 포스터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육군이다!’가 군인들의 사기 진작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 교수가 진행한 라우드 프로젝트 중에는 알려지지 않은 것도 적지 않다. 그러나 좌절한 적은 없다.

“지금 당장은 구체적인 성과가 없는 프로젝트라도 쌓이고 쌓이면 나비효과를 일으켜 사회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아니어도 공공소통 문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의미 있고 즐거운 일입니다.”
  • 2016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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