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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학교 친구가 오늘의 사업 파트너로

[special feature] 충북대 창업 동아리 ‘뷰티파이’

대학교 때 만난 친구는 오래가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입학과 동시에 만나는 과 동기들, 관심사가 같아 잘 통하는 동아리 사람들과의 교류는 취업 준비를 하기 전까지만 활발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충북대학교 창업 동아리 ‘뷰티파이’의 공동 대표 김경우(24・국제경영학과), 이명훈(25・지역건설공학과), 김민선(23・국제경영학과)씨는 예외다. 이들은 자연에서 얻은 천연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과 친구, 동아리 친구 사이에서 동업자로 발전했다.
왼쪽부터 김경우, 김민선, 이명훈.
친구처럼 친근한 화장품

충북대학교에는 잠재력 있는 사업 아이템을 가진 대학생들에게 제공해주는 ‘S-벙커’라는 공간이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동아리들은 학교 측의 심사를 거쳐 이곳에 입주할 수 있다. 뷰티파이는 올해 초부터 이곳을 연구실이자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다.

뷰티파이(BEAUTIFY)는 ‘미’를 뜻하는 ‘beauty’와 ‘~하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접미사 ‘~fy’를 조합한 말이다. 화장품을 통해 고객들의 피부를 더 젊고 생기 있게 가꿔주고자 하는 의지가 담겼다.

줄여서 ‘bf’라 부르기도 하는데, 절친을 뜻하는 ‘best friend’의 머리글자와 같아 소비자들이 친구처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화장품이 되겠다는 의미도 있다.

김경우, 이명훈, 김민선씨는 뷰티파이의 공동대표이자 구성원의 전부다. 이들이 모인 것은 총괄을 맡고 있는 김경우씨 덕분이다. 그는 군복무 시절부터 화장품에 관심을 가졌다. 군 생활을 하며 한여름에 뜨거운 컨테이너 박스 위에서 햇볕에 그을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의 피부는 눈에 띄게 상해버렸다. 거울을 보고 관리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군대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화장품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열린사이버대학교(OCU)에서 화장품에 대한 강의를 듣고 성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제대 후에도 화장품 공부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직접 다양한 브랜드의 기초 제품을 사용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성분을 찾아갔다. 자연스럽게 피부는 깨끗해졌다. 지식을 쌓다 보니 직접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는 자연물에서 피부에 좋은 성분을 추출하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화장품 회사에서 6개월 동안 인턴으로 일했다. 2014년에는 단독으로 ‘오솔(OSOL - Organic Skincare for Our Life)’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자작나무 수액이 들어간 미백 기능성 제품인 ‘오솔 라이트 앰플’을 제조해 충북창업동아리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창업에 확신이 생긴 그는 보다 조직적으로 일하기 위해 이명훈씨와 김민선씨를 차례로 영입했다.

“명훈이 형은 교내 홍보 동아리 ‘해울’에서 만났어요. 형이 동아리 부회장이었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이 좋아서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했어요. 민선이는 과도 같고, 교내 사업 프로그램인 ‘G-TEP’(Global Trade Experts Incubating Program-글로벌 무역 전문가 양성사업단)에서 같은 팀이었어요. 차분하고 성실한 태도가 마음에 들어서 스카우트했죠.” (김경우)

세 명으로 구성되어 있던 창업 동아리는 지난해 사업자 등록을 하면서 뷰티파이라는 회사가 됐다. 그들이 처음으로 개발한 제품은 ‘참 좋은 토마토 로션’이다. 충북대학교의 한 교수님가 가지고 있던 ‘리코펜’ 추출 기술을 사용하여 만들었다. 리코펜은 토마토의 붉은빛을 내는 카로티노이드 색소의 일종인데, 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하여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이다. 그들은 소비자들의 피부에 ‘참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른 회사의 토마토 기초 제품보다 많은 양의 리코펜을 넣었다. 인공적인 향이나 색을 만들기 위한 불필요한 성분은 배제하고, 방부제도 무해한 성분으로 최소량만 넣었다.

“처음에는 얼굴뿐만 아니라 몸에도 바를 수 있는 로션이 제일 대중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로션을 만들고 나니 토너가 세트로 없는 게 아쉬웠어요. 그래서 각자 200만원씩 사비를 내고 토너까지 출시했죠.” (이명훈)

사비로 제품 개발비를 충당할 만큼 그들의 열정은 뜨거웠지만 사업 초보 대학생들은 경제적인 어려움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는 ‘디자인’이었다.

“저희가 디자인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제품 생산을 하면서 깨달았어요. 화장품에서 제일 중요한 건 성분이니까 용기 디자인 비용은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어요. 천연 화장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저희 로션과 토너를 보고 ‘약병 같다’ ‘고급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김민선)

제품 용기 외에도 디자이너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홈페이지는 외부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개설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홍보를 위한 카드뉴스 등의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기 위해서는 전속 디자이너 영입이 시급하다.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하는 팀워크


다양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이들은 내부 갈등을 겪은 적이 한 번도 없다. 1년 이상 교내 동아리와 사업단에서 함께 일해본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다. 서로의 성격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그들은 창업 후에도 사소한 일로 부딪히지 않게 각자 조금씩 배려했다.

“제가 성격이 급하고 성과 지향적인 사람이라 일이 진행이 안 되면 짜증을 낼 때도 있는데 팀원들이 긍정적인 태도로 북돋워주니까 싸울 일도 없고 저도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었어요.” (김경우)

“제 주변 친구들은 다 취업을 해서 처음에는 마음이 많이 흔들렸는데 두 친구가 자존감을 높일 수 있게 도와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어요.” (이명훈)

뷰티파이는 향후 몇 개월의 일정이 이미 꽉 채워져 있다. 판매 중인 로션과 토너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꾸준히 보완할 예정이고 에센스, 수분크림, 선크림 등을 출시해 ‘참 좋은 토마토’ 라인을 확장할 생각이다. 또한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포도씨’를 새로운 라인 후보로 두고 연구 중이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소비자를 위한 100% 맞춤형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얼마 전에 맞춤형 화장품을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됐어요. 몇 년 후에는 고객의 피부에 따라 성분을 다르게 하는 완벽한 ‘커스터마이징’ 화장품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그러면 정말 ‘친한 친구 같은 화장품’이라고 소비자가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 하는 좋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분명히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용기가 생겨요.” (김경우)
  • 2016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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