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인기 영어강사 문성현

‘돈 안 쓰고 영어 잘할 수 있는 비결’ 전파

글 : 최선희 객원기자  / 사진 : 김선아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한국 영어 교육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가운데, ‘돈 들이지 않고도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파하는 영어강사가 있어 화제다. 유튜브, 팟캐스트, 인터넷 카페 등 온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무료로 강의하는 문성현씨가 그 주인공. ‘문코치’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며 10년째 영어 강의를 이어오고 있는 그는 《국내파 영어연수》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등 두 권의 영어학습서도 펴냈다.
문성현씨는 그동안 유튜브, 인터넷 카페를 통해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CNN 뉴스 등을 주로 강의했고, 지금은 팟캐스트에서 자신의 신간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해설 강의를 한다. 강의 개설 직후인 2015년 9월에는 단숨에 팟캐스트 전체 순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금도 꾸준히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의 또 다른 강의 ‘미드영어회화훈련’은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 회를 돌파했다. 인터넷 카페 회원 수도 2만 명이 넘는다.

영어 전공자도 아니고 유학 경험도 없는데다 영어 강의가 본업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LH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 과장)인 그의 강의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간과 장소에 제한없이 무료로 양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영어 공부의 초점을 ‘소통’에 맞추고, 발성 연습이라는 새로운 공부법을 제시한 데 있다.


영어회화의 핵심은 강약 발성

그는 “영어는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효과적인 방법을 터득해 비슷한 고민을 하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 강의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발성 연습은 자신이 고안한 독창적인 학습법이 아니고, 현재 서울 강남에서 이 방법으로 강의하는 유명한 강사가 있으며, 자신도 그에게서 원리를 배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학에서는 건축을 전공했고, 스물여덟 살 때 처음 영어공부를 시작했어요. 군복무를 마치고 취업을 하려니 토익 점수가 필요하더라고요. 매일 도서관에서 10시간 이상씩 공부해 915점을 받았어요. 10여 년 전 당시에는 전국 상위 5%에 드는 수준이었죠. 취업한 이후에도 영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소모임을 만들어 꾸준히 공부했어요. 주중에 EBS로 공부하고 주말에 한 번 만나 함께 연습하는 방식으로 제가 모임을 주도했어요. 토익 점수도 높았고, 공부를 오래 했으니까 저는 제가 어느 정도 영어를 하는 줄 알았어요(웃음).”

환상(?)이 깨진 것은 우연히 이루어진 원어민들과의 만남에서였다. 한국 사람들을 위해 또박또박, 천천히 발음해주는 문장이 아니라 그들끼리 휴식 시간에 평소 속도로 나누는 대화를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것. 큰 충격을 받은 그는 한동안 좌절감에 시달렸다.

“포기할 때 하더라도 이유가 뭔지는 알아야겠더라고요. 많은 공부법을 찾아 분석한 결과 영어는 우리말을 읽는 방법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았어요. 즉, 단어 하나하나를 정확히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에 따라 덩어리(chunk)로 묶어 강하게 또는 약하게 읽는 식이에요. 《아메리칸 액센트 트레이닝(American Accent Training)》이라는 책을 아마존에서 구입해 읽으며 무릎을 쳤어요. 결국 발성 연습에서 답을 찾은 거죠. 시험용이 아니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영어를 배우고 싶다면 공부법을 당장 바꿔야 합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영어공부 모임에도 이 방법을 적용했다. 매일 퇴근 후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자료를 만들고, 토요일에는 스터디 룸을 빌려 6시간씩 회원들과 함께 발성 연습을 했다. 그렇게 2년을 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7~8년을 해도 안 들리던 영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사내 영어강의도 진행했다. 그의 강의를 본 상사가 “너무 좋은 방법”이라며 책 출간을 권했다. 2년 전 나온 그의 첫 책 《국내파 영어연수》는 이렇게 탄생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광주 지역과 직장에서만 강의하다 전국적인 규모로 확대한 것은 책 출간과 함께 시작한 유튜브 강의 덕분이었다. 마침 2년간 본사에서 근무하게 돼 주말부부가 된 그는 매일 저녁 동영상 강의를 만들어 올렸다. 미국 드라마를 교재 삼아 원어민들의 발성 방법과 구어체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을 강의했다.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6개월~1년 발성연습 기간 필요


그는 영어회화를 효과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발성연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운동선수가 경기 전 몸을 만들 듯이 6개월이나 1년 정도 기간을 두고 강약에 맞게 소리 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 그는 “What’s up with your hair?(머리가 왜 그래?)”라는 문장을 예로 들며,
“이 문장에서 What, up, hair는 강하게, 나머지는 들릴 듯 말 듯 약하게 발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어를 듣고 말하는 데는 문법보다 강약을 정확하게 살린 발성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너무 정직한 발음으로, 전체 문장을 높낮이 없이 말하잖아요. 우리가 듣기에는 굉장히 이상해 보이는 동남아 사람들이나 아프리카 사람들의 영어를 원어민들이 더 잘 알아드는 이유는, 그들의 발음에는 강약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 점에서 보통 영어교재를 사면 따라오는 CD는 알아듣기 쉽게 녹음한 거라 발성 연습에 도움이 안 돼요. 실제 그들이 사용하는 실생활 언어를 접할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 뉴스가 좋습니다. 강약 발성은 특별한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훈련을 통해 어느 부분에 강세를 넣고, 어떤 부분을 약하게 하는지 감각적으로 익힐 수밖에 없어요.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는 눈으로 읽고 쓰면서 외우는 문자 위주의 공부 방법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영어 공부는 입과 귀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복적인 소리연습은 뇌에 저장돼 듣기 능력이 향상되고, 듣기 실력이 좋아지면 말하기에도 자신감이 생긴다고 한다.

그는 실용을 강조한 자신의 강의가 우리나라 영어 교육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분야인 성인 영어회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랜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트레이닝센터 같은 교육기관을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자 계획이다. 가르치면서 배우기 때문에 힘들기보다는 강의가 즐겁다는 그의 모습에서 한 줄기 희망을 본다. 언젠가는 우리나라 영어 교육도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바뀔지 모른다는.

문코치가 조언하는, ‘말하는 영어’를 위한 공부법

① 무조건 많이 듣는다고 해서 귀가 뚫리지 않는다 ▶ 발성 훈련이 마무리되면 내가 원하는 표현을 골라 소리내어 읽는다. 원어민이 하는 대로 강약을 살려 읽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하다 보면 뇌에 저장되고, 저장된 것이 많을수록 많이 알아듣게 된다. 안 들리는 발음은 아무리 많이 들어도 끝까지 들리지 않는다. 소음이 많이 듣는다고 해서 어느 날 의미 있는 소리로 다가오지 않는 원리다.

② 꾸준한 공부를 위해서는 혼자보다 여럿이 낫다 ▶ 혼자 하는 공부는 지치기 쉽다.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 스터디 그룹을 만들거나 기존 모임에 합류할 것을 권한다. 함께 하다 보면 책임감이 생길 뿐 아니라 실력을 비교해볼 수 있고, 지루함도 덜 느끼게 된다.

③ 드라마나 영화는 한글 자막-영어 자막-소리 확인순으로 공부하라 ▶ 자막을 보면 시각이 정보를 흡수해서 마치 영어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낀다. 하지만 자막이 없으면 내용을 전혀 파악할 수 없는 경우라면 한글 자막으로 한 번 볼 것을 권한다. 두 번째 볼 때는 영어 자막을 보며 표현을 익히고, 표현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막 없이 소리로만 알아듣는 연습을 한다.
  • 2016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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